한국 10월 수출 93.7% 증가…반도체가 절반 가까이 차지

유승철 기자 발행일 2026-11-02 13:07:04 댓글 0
반도체 564억 달러로 259.4% 증가…전체 수출의 약 49%
조업일수 보정 일평균 52억4,000만 달러, 역대 두 번째
[데일리환경=유승철 기자] 한국의 10월 수출이 1,152억8,000만 달러로 전년 같은 달보다 93.7% 늘었다. 증가율은 1974년 1월 이후 가장 높았지만, 월간 수출액 자체가 역대 최대는 아니다. 산업통상부 집계에서 9월 수출액은 1,211억 달러로 10월보다 많았다.

10월 실적은 1,100억 달러를 두 달 연속 넘어섰고, 반도체 호황이 월간 수출 규모를 끌어올렸다.
▲ 반도체 웨이퍼와 글로벌 수출 물류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이미지 (출처 : AI 생성 이미지=데일리환경)


전년 대비 증가율을 해석할 때는 조업일수 차이를 함께 봐야 한다. 2025년 추석 연휴는 10월에 있었지만 2026년에는 9월로 이동해 올해 10월의 조업일수가 더 많았다. 산업통상부가 조업일수를 반영해 계산한 일평균 수출은 52억4,000만 달러로 전년보다 76% 증가했다.


9월의 56억3,000만 달러에 이어 역대 두 번째 수준이다. 달력 효과가 증가 폭에 보탬이 됐지만, 일평균 기준으로도 강한 증가세가 확인된 셈이다. 월간 총액과 하루 평균은 서로 다른 기준의 지표다. 월간 총액은 한 달간의 출하 규모를, 일평균은 조업일수 차이를 조정한 흐름을 보여주므로 두 수치를 나란히 읽어야 휴일 배치의 영향을 과대평가하거나 과소평가하지 않을 수 있다.

증가의 중심은 반도체였다. 반도체 수출은 564억4,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259.4% 늘었고, 두 달 연속 500억 달러를 넘었다. 전체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단순 계산으로 약 49%다.

산업통상부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AI 산업 관련 설비 투자가 이어지면서 반도체의 단가와 물량이 모두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AI 연산 인프라 투자와 메모리 수요가 수출 실적에 반영됐다는 뜻이지만, 한 품목 의존도가 커진 점도 함께 드러난다.

증가세가 반도체에만 국한되지는 않았다. 20대 주력 품목 가운데 18개 품목의 수출이 늘었고, 컴퓨터 수출은 AI 서비스용 서버 수요에 힘입어 58억5,000만 달러, 496.6% 증가했다. 자동차는 65억5,000만 달러로 18.1% 늘어 역대 10월 중 가장 컸다.

산업통상부는 추석 이동에 따른 조업일수 증가와 하이브리드차 수출 호조를 배경으로 들었다. 다만 선박 수출은 지난해 해양플랜트 대형 수출의 기저효과로 43.6% 감소했다.

수출액 증가율이 곧 물량 증가율을 뜻하지 않는 품목도 있다. 석유제품 수출액은 69억2,000만 달러로 80% 늘었지만 수출 물량은 7.5% 줄었다. 국제유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한 영향이 금액에 반영됐다. 수입도 36% 증가한 727억8,000만 달러였으며, 에너지 수입액은 63.1% 늘었다. 원유는 수입 물량이 6.3% 감소했지만 단가가 62% 상승해 수입액이 51.9% 증가했다.

달러 기준 수출액은 가격 변화에도 영향을 받으므로, 품목별 물량과 단가를 나눠 봐야 수요 확대와 가격 상승의 기여를 구분할 수 있다. 반도체 장비와 자동차 수입도 늘어 수입 증가는 에너지와 생산 관련 품목 양쪽에서 나타났다.

무역수지는 425억 달러 흑자로 2개월 연속 400억 달러를 넘었다. 다만 9월의 역대 최대 흑자 499억7,000만 달러보다는 줄었다. 1~10월 누적 수출은 9,300억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60.6% 증가해 처음으로 9,0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연간 1조 달러까지 남은 금액은 700억 달러다. 산업통상부는 11월 중 달성을 전망했지만, 이는 남은 기간의 실적에 달린 전망이지 이미 확정된 결과는 아니다.

수출 지역도 폭넓게 증가했다. 중국 수출은 269억8,000만 달러로 133.6%, 미국은 249억 달러로 185.8%, 아세안은 213억3,000만 달러로 128% 늘었다. 유럽연합 수출도 56.4% 증가했다. 9개 주요 지역 중 7곳이 증가했지만, 이 지역별 증가 역시 반도체와 AI 관련 품목의 호조를 포함한다. 지역 수요가 고르게 확산됐다고 단정하기보다 어떤 품목이 증가를 이끌었는지 함께 살펴야 한다.

이번 실적은 AI 투자에 따른 반도체 수요가 한국 수출을 강하게 밀어 올리는 동시에, 추석 시점 변화가 연간 비교에 영향을 준 달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일평균 수출과 다수 품목의 증가로 흐름의 폭은 확인되지만, 반도체 비중이 절반에 가까운 만큼 수출 총액만으로 업종 전반의 체력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향후에는 반도체 가격·물량의 지속성, 비반도체 품목의 증가세, 에너지 수입 비용을 나눠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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