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줄면 몸이 부서진다”… 서울시 환경공무관 ‘안전 사각지대’ 언제까지 방치할 텐가

이정윤 기자 발행일 2026-11-03 16:21:03 댓글 0
[데일리환경=이정윤 기자]‘청소해야 할 거리와 쓰레기양은 그대로인데, 현장 인력만 500명 가까이 비어 있다.’

3일 열린 서울시의회 제340회 정례회 기후환경본부 행정사무감사에서 드러난 서울시 환경공무관의 현실이다. 채우진 시의원(사진)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6년 9월 말 기준 서울 25개 자치구 직영 환경공무관 정원은 2,964명이지만 현원은 2,488명에 그쳤다. 무려 476명에 달하는 결원이 그대로 현장 노동자의 어깨에 얹혀 있는 셈이다.

최근 5년간 집계된 산재 사고 인원만 633명이다. 그러나 현장과 안전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지적하는 더 심각한 뇌관은 통계조차 잡히지 않는 ‘과로성 질환의 사각지대’다.

 “인력 결원은 결함 요인… 구조적 잠재 위험 방치한 셈”


 산업안전 전문가들은 환경공무관의 결원 사태를 단순한 행정 공백이 아닌 ‘직접적인 중대재해 유발 요인’으로 진단한다.

피로 누적과 재해율의 상관관계: 청소 노동은 중량물 반복 취급, 도로변 차량 노출 등 본래 위험 요소가 많은 고강도 작업이다. 1인이 감당해야 할 구역과 작업량이 늘어나면 피로가 누적되고, 이는 근골격계 부상과 반응속도 저하로 이어져 치명적인 교통사고나 낙상 위험을 급격히 끌어올린다.

‘통계 실종’이 낳는 예방 부재: 골절이나 외상 같은 물리적 사고는 즉각 보고되지만, 누적 피로로 인한 심뇌혈관 질환이나 만성 근골격계 질환은 개별 지병으로 치부되기 쉽다. 위험 요인을 데이터화하지 않으면 원인 분석과 예방 대책 수립 자체가 불가능하다.

기후위기 취약성: 도심 아스팔트 위에서 직사광선과 한파를 직접 견뎌야 하는 직군임에도, 서울시 기후위기 적응대책에서조차 배제되어 온 것은 산업보건 관리의 전형적인 허점이다.

 자치구에 떠넘긴 ‘깨끗한 거리’, 서울시가 비용 치러야

 서울의 도로는 자치구 경계를 넘어 이어져 있으며, 서울시가 위임한 간선도로 청소 업무는 고스란히 자치구 환경공무관의 몫이다. 그러나 자치구의 재정 자립도에 따라 인력 충원 속도와 안전 장비 지원 수준은 제각각이다.

채 의원이 지적했듯, 서울시가 청소 업무를 위임했다면 그에 상응하는 안정적인 시비 분담 체계를 가동하는 것이 마땅하다. ‘자치구 소관’이라는 행정 편의주의적 분리 뒤에 숨어 안전 예산 편성을 미루는 것은 도심의 청결을 위해 노동자의 희생을 묵인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사고가 터진 뒤 찾아가 보상하고 위로하는 방식은 안전 행정이 아니다. 노동자가 쓰러지기 전 위험을 걷어내는 것이 공공의 책무다. 서울시는 작업 전 건강 모니터링 체계 도입과 결원 해소를 위한 재정 지원을 더 이상 ‘검토’ 수준에 머물러 두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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