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자료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배추 소매가는 한 포기 5,557원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10.3% 낮았다. 무도 한 개 2,262원으로 7.1% 내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이달 배추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2.1%, 평년보다는 5.5%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고, 도매가는 10㎏에 8,000원 선으로 지난해와 평년 수준을 밑돌 것으로 전망했다.
가을무 생산량도 지난해보다 3.2% 늘어난 34만 5,000톤으로 예상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달 하순 날씨 변수만 없다면 지금의 안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면서도, 오히려 산지의 과잉생산으로 가격이 더 떨어질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양념채소도 전반적으로 숨통이 트였다. 대파는 1㎏ 2,774원으로 17.4% 내렸고, 생강은 1㎏ 12,555원으로 16.2%, 깐마늘은 1㎏ 10,150원으로 10.5% 떨어졌다. 양파와 국산 고춧가루도 각각 3.6%, 3.5% 내렸다.
다만 마늘은 작황이 좋지 않아 상품 가격만 올랐을 뿐, 김장에 주로 쓰이는 중품·등외품은 오히려 값이 내려 실제 장바구니 부담은 크지 않다는 평가다.
문제는 젓갈이다. 새우젓은 1㎏ 20,269원으로 지난해보다 32.5% 급등했고, 멸치액젓도 1㎏ 6,268원으로 3.0% 올랐다. 올해 1~8월 새우젓 생산량은 약 9,500톤으로 지난해보다 3.5% 줄었는데, 원료가 되는 새우 어획량 감소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새우젓은 보통 3~6개월 숙성을 거쳐 소비되는 만큼, 올여름 이후 줄어든 생산량이 이제 김장철 가격에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는 셈이다. 해양수산부는 김장철까지 가격이 더 내릴 요인은 크지 않다고 보고, 현재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흐름 속에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는 다음 달인 11월 9일부터 김장 재료 공급을 늘리고 할인 행사를 지원해 소비자가 느끼는 부담을 낮추는 대책을 시행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지원 규모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지난해에도 비슷한 시기 대형마트·전통시장을 통한 할인 지원이 이뤄진 만큼, 올해도 비슷한 형태의 지원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김장은 여전히 많은 가정에서 한 해의 매듭을 짓는 일처럼 여겨진다. 배추를 씻고, 양념을 버무리고, 이웃과 나누는 그 손길 속에 담긴 수고로움이, 적어도 올해는 지난해보다 조금 덜 무겁기를 바라는 마음이 전국 곳곳의 부엌에 번지고 있다.
전통시장 상인들의 체감도 크게 다르지 않다. 가격표를 새로 써 붙이는 손길이 한결 가벼워졌다는 반응이 나온다. 다만 "배추값은 내렸는데 젓갈값이 올라서 전체 비용은 생각보다 덜 줄었다"는 목소리도 함께 들린다.
실제로 김장비용은 배추·무 같은 주재료뿐 아니라 양념과 젓갈까지 여러 품목이 얽혀 있어, 한두 품목의 가격만으로 전체 부담을 가늠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해마다 이맘때면 소비자들 사이에서 "올해는 사 먹는 게 나을까, 직접 담그는 게 나을까"를 두고 저마다의 계산기가 바빠진다.
한 해 농사의 결과가 고스란히 가격으로 나타나는 김장철은, 기후와 작황이라는 자연의 변수가 식탁 물가에 얼마나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는지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시기이기도 하다. 올해는 다행히 배추·무·대파 같은 밭작물이 평년보다 순조로운 작황을 보였지만, 바다에서 자라는 새우는 전혀 다른 양상을 보였다.
육지와 바다, 어느 한쪽의 사정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김장 물가의 복잡한 구조가 올해도 고스란히 드러난 셈이다.
전문가들은 김장재료를 한꺼번에 사기보다 할인 행사 일정에 맞춰 나눠 구매하는 것도 실속 있는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11월 9일부터 시작될 정부 지원 대책이 구체적으로 공개되면, 대형마트와 전통시장, 로컬푸드 직매장 등에서 품목별 할인 폭과 적용 기간을 미리 확인해두는 것이 가계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춥고 긴 겨울을 나기 위한 이 오래된 풍습이, 올해도 전국의 부엌과 베란다, 그리고 이웃집 마당을 오가며 조용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장은 단순히 반찬을 마련하는 일을 넘어, 세대를 잇는 손맛과 품이 오가는 자리이기도 하다. 주말마다 부모님 댁에 모여 배추를 나르고 양념을 섞는 자녀들의 모습, 혼자 사는 1인 가구가 소포장 절임배추를 주문해 간소하게 김장을 해결하는 모습까지,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이 계절의 풍습을 이어가고 있다.
가격이 조금 내렸다는 소식 하나가, 올해는 부모님께 김치 몇 포기라도 더 담아드릴 여유를 만들어줄지 모른다는 기대 섞인 목소리도 들린다.
물가는 숫자로 표시되지만, 그 숫자 뒤에는 늘 사람의 살림살이가 있다. 올겨울 김장 물가가 보여준 작은 하락세가, 밥상 앞에 앉은 가족들의 마음까지 조금은 가볍게 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전국의 장바구니가 분주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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