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환경=오정민 안상석 기자 ]지프의 친환경 모델이다. 지프 그랜드 체로키 4xe 2.0 플러그 하이브리드 서밋 리저브 (Summit Reserve) 모델을 시승했다.2.0 PHEV 모델로 전기차 처럼 충전이 가능하고, 재생회동이 되는 가솔린 기반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이번 신형 5세대 그랜드 체로키는 내외관 디자인 변화뿐 아니라 소재와 품질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를 거친 진화가 지프 '그랜드 체로키'의 새로운 매력을 보여준다고 회사측은 이야기 했다.지난해 12월, 3열 7인승 구성의 '그랜드 체로키 L'이 먼저 국내 출시됐고, 2열 5인승 버전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추가되면서 다양한 라인업을 구성했다.친환경에 포커스하고 있는 <본지>의 방향성에 부합하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을 시승할 수 있게 되어 기대가 됐다. 첫느낌은 웅장한 오프로더 이미지의 3.6 가솔린 오버랜드와 다른 느낌으로 세련된 절제의 미를 보여주는 느낌이다. 흰색 컬러의 시승차는 화사한 느낌까지 주었다. 어두운 색상의 경우 시크한 매력도 함께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큰 덩치와 함께 곳곳에 지프의 아이덴티티와 체로키의 뱃지가 감성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이라 전기차 처럼 전기를 충전할 수 있는 포트가 마련되어 있는데, 특이하게 전면 펜더(운전석 앞 바퀴 부근)에 전기 충전구가, 후면 펜더(운전석 뒷 바퀴 부근)에 주유구가 위치해있다.
전체적인 디자인은 각지고 세련된 이미지로 얄쌍한 디자인의 테일램프와 이어진 측후면은 스포티한 느낌마저 준다. D필러 디자인에 블랙 하이그로스를 활용해, 시승차인 흰색 컬러와 대비되며 분리된 느낌을 준다. 트렁크 공간은 5인승 답게 매우 넓은 공간을 자랑한다. 회사측이 제공한 제원에 따르면 약 1,000L다. 하이브리드 배터리는 이 트렁크 하단에 배치해 자연스러운 무게중심과 만족할 만한 공간 활용을 완성했다. 차에 올라 시동을 켰다. 역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 답게 시동이 걸렸는지 알 수 없을만큼 정숙하다. 최상위 등급인 서밋 리저브 모델이라 고급스러운 느낌이 여타 럭셔리 메이커의 SUV에 손색없는 모습이다. 지프의 다소 투박한 감성이 그리워지는 모습이기도 했다. 등받이에 서밋(Summit) 이니셜이 새겨져있는 고급 팔레르모 가죽 시트, 12웨이 전동시트에 마사지 기능, 운전석과 조수석까지 메모리기능을 담았다. 리얼우드그레인과 대시보드 가죽감싸기의 스티치, 천정의 블랙 스웨이드는 고급감의 절정을 담아냈다.
19개의 스피커와 앰프를 갖춘 매킨토시 오디오는 스피커의 비주얼은 즐거웠지만, 고음에서 다소 떨리는 부분은 운전자의 세밀한 세팅이 필요해보였다. 디지털 디스플레이 룸미러와 계기반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나이트 비전도 흥미로웠다. 시야가 어두운 곳에서 안전을 확보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계기반의 인터페이스는 직관적이고 티맵을 기반으로 한 내비게이션은 민첩했다. 휴대폰 무선충전도 휴대폰 기종에 구애없이 모두 즉각적인 응답을 보였다. 시승 구간은 고속도로와 국도변의 굽은 도로, 한적한 시골길이었다. 모두 안정적인 승차감을 보여줬으며 특히 전자식 세미-액티브 댐핑 기능이 장착된 쿼드라-리프트 에어 서스펜션의 탑재 (서밋 리저브 등급에만 적용)가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차고를 높이고 낮추는 기능까지 운전자의 성향에 맞출 수 있어 편리했다.회사측에 따르면, 그랜드 체로키 4xe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제공하는 최초의 그랜드 체로키 모델이다. 전기모터 2개와 400V 배터리팩, 2.0리터(1,955cc) 터보차저 4기통 엔진에 8단 자동변속기가 적용됐다. 272마력의 최고 출력과 40.8kg.m 최대 토크를 발휘하고 최대 충전 시 전기로만 33km를 주행할 수 있다. 회생 제동을 통해 휘발유 연비 절약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하이브리드, 전기, e세이브 등 3가지 E-셀렉 모드를 통해 운전 상황에 따라 가장 적합한 드라이브 모드를 적용하는 기술도 돋보였다. 개인적으로 큰 덩치에 비해 하이브리드의 성향이 어울리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일부 고속주행 구간에서 시원하게 뻗어주는 느낌이 다소 반감되며 한계를 느끼기도 했다. 가다서다를 반복할때 회생 제동 기능의 이질감도 그렇다. 복합공인연비는 8.8km/L 지만, 실제 시승 구간의 연비는 막히지 않는 고속 주행과 지방 국도 위주여서인지 14km/L로 훌륭했다.1억이 넘는 금액에서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디팬더, 벤츠, BMW, 볼보 동급의 차들과의 경쟁도 피할 수 없는 숙제다.단순 SUV가 아닌 틈새를 노리는 전략이 필요하다. 과거 지프 체로키의 감성을 기대한다면 다소 아쉽다. 하이브리드 모델이어서일까, 지프 고유의 터프한 느낌이 많이 지워진 모습이다. 그래도 지프 DNA는 못속인다. 운전하는 내내 안정적이고 보호받는 느낌은 여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