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의 수명이 다한 걸까요, 아니면 우리의 상상력이 멈춘 걸까요?" ... 성수에서 개최되는 "해지면 어때: 수선 예술 놀이터"

정진욱 기자 발행일 2026-06-18 09:24:38 댓글 0
▲ 사진제공=소셜벤처 ㈜재니들


구멍 난 옷을 자랑하는 사람들이 성수에 모인다. 그리고 버려질 뻔한 옷이 예술 작품으로 다시 태어난다.

소셜벤처 ㈜재니들은 오는 6월 20일부터 28일까지 성수 언더스탠드에비뉴 널스페이스에서 수선 예술 축제 <해지면 어때: 수선 예술 놀이터>를 개최한다.


이번 축제는 '수선'을 단순히 낡고 해진 부분을 복원하는 기술이 아니라 새로운 의미와 개성을 더하는 창작 행위로 바라본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보이는 수선(Visible Mending)' 문화와 맞닿아 있는 시도로, 버려질 옷과 섬유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 다양한 작업을 선보인다.

패스트패션의 확산으로 의류 생산량은 급격히 증가했지만, 옷을 수선하며 오래 입는 문화는 점차 사라졌다. 그러나 최근 환경 문제와 지속가능한 소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고친 흔적을 감추지 않고 드러내는 '보이는 수선'이 새로운 창작 문화이자 라이프스타일로 주목받고 있다.

축제에는 전국 각지에서 활동하는 14개 팀의 수선 예술 작가가 참여한다. 작가들은 다닝, 사시코, 패치워크, 실크스크린, 뜨개 등 다양한 기법을 활용해 헌 옷을 작품으로 재해석한다. 실크스크린으로 새롭게 태어난 티셔츠, 자수를 더해 사용기한을 늘린 비닐봉지, 손바느질로 복원된 청바지 등 기존의 수선 개념을 뛰어넘는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전문 작가뿐 아니라 시민 작가 8명도 함께 참여한다. 수선 워크숍을 통해 바느질을 배우거나 평소 수선에 관심을 가져온 시민들이 직접 고친 옷과 섬유 작품을 선보인다. 오래 입은 셔츠를 다시 꿰맨 첫 작품부터 버려질 뻔한 옷에 새로운 이야기를 덧댄 작업까지, 누구나 수선 예술가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행사 기간에는 전시 외에도 수선 워크숍, 업사이클 수공예 마켓, 무료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관람객들은 작품을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옷을 고치고 꾸미며 수선의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다.

이번 행사는 당초 공예주간 프로그램으로 기획되었으나 선정 과정에서 아쉽게 탈락했다. 그러나 기획 취지에 공감한 작가들과 시민들의 참여, 그리고 수선 문화를 알리고자 하는 의지로 자체 개최를 결정했다. 재니들은 이를 통해 수선을 하나의 예술 장르이자 새로운 문화로 제안하는 실험을 이어간다.

재니들 지민주 대표는 "옷의 수명이 다한 것이 아니라 우리의 상상력이 멈춘 것일 수 있다"며 "수선은 단순히 옷을 고치는 기술이 아니라 오래 곁에 두고 싶은 것들과 관계 맺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축제를 통해 수선이 절약이나 복원의 개념을 넘어 하나의 예술이자 문화로 인식되기를 바란다"며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옷에 이야기를 덧대고, 오래된 것들과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가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해지면 어때: 수선 예술 놀이터>는 6월 20일부터 28일까지(22일 월요일 휴관) 성수 언더스탠드에비뉴 널스페이스에서 열린다. 관람은 무료이며,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운영된다. 

단, 일부 체험 워크숍은 유료로 진행되며 네이버 예약 사이트에서 사전 예약할 수 있다. 


- 기자의 시선 - 

국내 연간 의류 폐기물 100만 톤으로 추정된다. 1인당 배출량은 약 19.4kg으로 세계 평균 약 11.5kg유럽연합 (EU)약 11.0kg일본약 8.0kg으로 세계 평균은 물론 유럽이나 일본 등 주요 선진국보다도 확연히 높은 편이다. 

옷 1kg을 버리지 않고 수선하거나 재사용할 때마다 약 12kg의 이산화탄소($CO_2$) 배출을 막을 수 있다. 이는 소나무 한 그루가 일 년 동안 흡수하는 이산화탄소량과 맞먹는 수준이다.

국내 의류 폐기물 중 단 30%만 올바르게 순환(재사용·재활용)시켜도 환경적·경제적 편익이 연간 2,000억 원을 상회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시민의 가위질이 지구를 구한다. 정부의 규제나 기업의 친환경 소재 개발도 중요하지만, 자원순환의 완성은 결국 '소비자의 행동 변화'에 있다.  

작은 실과 바늘의 움직임이 대한민국 순환경제 사회로의 전환을 앞당기는 핵심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오늘 옷장 깊숙이 넣어두었던 조금 낡은 옷을 꺼내 수선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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