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임대인 전세사고 178억…HUG 대신 갚은 돈 67억 못 돌려받았다

이정윤 기자 발행일 2026-09-20 17:56:23 댓글 0
최근 5년간 82건 발생…2024년 80억원으로 가장 많아
“사고액 자체보다 반복사고를 사전에 걸러내지 못한 관리체계와 낮은 회수 실적이 핵심"

[데일리환경=안상석 기자] 외국인 임대인과 관련한 전세보증 사고가 최근 5년간 178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보증사고로 세입자에게 대신 지급한 대위변제액도 147억원에 이르지만, 이 가운데 67억원은 아직 회수하지 못한 상태다.
▲전세보증금반환보증 외국인 임대인 사고 현황(’22년~’26.8월)(’26.8월말 기준, 단위 : 건, 억원)

특히 두 차례 이상 보증사고를 낸 외국인 임대인에게 지급된 대위변제금의 상당 부분이 회수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사고 발생 이후 채권 회수뿐 아니라 반복사고 임대인을 조기에 파악할 수 있는 관리체계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안태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HUG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올해 8월까지 외국인 임대인과 관련해 발생한 전세보증금반환보증 사고는 총 82건으로 집계됐다. 사고 금액은 총 178억원이다.


2022년 4억원→2024년 80억원…2년 새 사고 규모 급증

연도별 사고 규모를 살펴보면 2022년에는 3건, 4억원에 불과했지만 2023년 26건, 56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2024년에는 33건, 80억원으로 조사 기간 중 가장 큰 규모를 기록했다.

이후 2025년에는 15건, 29억원으로 감소했고 올해 들어서는 8월까지 5건, 9억원의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고 건수만 놓고 보면 2024년을 정점으로 감소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지만, 이미 발생한 보증사고에 따른 대위변제금 가운데 상당액이 회수되지 않고 있다는 점은 과제로 남아 있다.

HUG가 외국인 임대인을 대신해 임차인에게 지급한 대위변제액은 총 147억원이다. 이 가운데 현재까지 회수한 금액은 80억원으로, 나머지 67억원은 아직 돌려받지 못했다.

단순 계산하면 전체 대위변제액의 약 45.6%가 미회수 상태인 셈이다.

전세보증금반환보증은 임대인이 계약 종료 후 임차인에게 전세보증금을 반환하지 못할 경우 HUG가 보증에 따라 임차인에게 먼저 보증금을 지급하고, 이후 임대인을 상대로 구상권을 행사해 해당 금액을 회수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보증사고 발생 이후 대위변제금 회수가 장기간 이뤄지지 않을 경우 공적 보증재원의 건전성 관리 측면에서도 부담 요인이 될 수 있어 체계적인 채권 관리가 요구된다.

반복사고 2명에게 10억원 대신 지급…9억원 아직 미회수

더 큰 문제는 반복적으로 보증사고를 낸 임대인에 대한 회수 실적이다.

최근 5년간 두 차례 이상 전세보증 사고를 낸 외국인 임대인은 2명으로 파악됐다. 이들에게서 발생한 사고는 총 8건으로 사고 금액은 10억원이었다.

HUG는 해당 사고와 관련해 임차인들에게 총 10억원을 대신 지급했지만 현재까지 회수한 금액은 1억원에 불과하다. 나머지 9억원, 즉 대위변제액의 90%가 아직 회수되지 않은 것이다.

특히 사고 건수가 가장 많은 외국인 임대인 1명에게서만 6건, 8억원 규모의 전세보증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동일 임대인에게서 사고가 반복됐다는 점에서 개별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사후 대응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사고 이력이 일정 수준 이상 누적된 임대인을 조기에 식별하고 추가 사고 가능성을 관리하는 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될 수 있는 대목이다.

HUG는 현재 회수하지 못한 잔여 채권에 대해 법적 조치와 강제경매 등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입자 보호 넘어 보증재원 관리까지…‘사후 회수’ 실효성 높여야

전세보증제도의 핵심은 임대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임차인의 주거 재산을 우선 보호하는 데 있다. 그러나 HUG가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모든 절차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대위변제 이후 임대인에게 해당 금액을 얼마나 신속하고 실효성 있게 회수하느냐 역시 보증제도의 지속 가능성과 직결되는 문제다.

특히 이번 자료에서는 전체 외국인 임대인 관련 대위변제액 147억원 가운데 67억원이 미회수 상태이고, 반복사고 임대인 2명의 경우 대위변제금 10억원 가운데 9억원이 남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번 통계만으로 외국인 임대인의 사고 위험이 내국인 임대인보다 높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전체 외국인 임대주택 규모나 내·외국인 임대인의 보증사고율을 동일한 기준으로 비교한 자료가 제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적 자체보다 반복적인 보증사고 이력과 채무 상환 능력, 대위변제금 회수 가능성 등을 기준으로 위험 임대인을 얼마나 신속하게 파악하고 관리할 수 있느냐가 정책적으로 살펴봐야 할 핵심으로 보인다.

안태준 의원은 “한 임대인에게서 여섯 차례나 보증사고가 발생하고, 반복사고 임대인에게 대신 지급한 돈의 90%를 아직 회수하지 못하고 있다”며 “사고 이력이 누적되는 임대인을 조기에 파악하고 관리 체계에 빈틈이 없는지 점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전세보증은 결국 공적 보증재원으로 세입자의 보증금을 먼저 지급하는 제도인 만큼, 반복사고를 막는 것과 함께 대위변제금 회수까지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이번 자료가 보여주는 문제는 단순히 178억원이라는 사고 규모에 그치지 않는다. 보증사고가 반복되는 임대인을 어느 단계에서 위험 대상으로 관리할 것인지, 이미 투입된 대위변제금을 얼마나 신속하게 회수할 것인지가 함께 점검돼야 한다.

세입자 보호라는 전세보증제도의 목적을 유지하면서도 공적 보증재원의 손실을 최소화하려면 사고 예방과 사후 채권 회수를 하나의 관리체계로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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