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년 역사’ 여의도 시범, 59층 마천루 탈바꿈… 분양 시장 ‘들썩’ vs 예비 청약자 ‘분양가 딜레마’

이정윤 기자 발행일 2026-10-19 09:52:07 댓글 0
[데일리환경=이정윤 기자]대한민국 고층 주거 역사의 시발점이었던 여의도 시범아파트가 마침내 '지상 최고 59층, 2491가구'의 초고층 한강변 랜드마크로 재탄생하는 궤도에 올랐다.

영등포구는 최근 여의도동 50번지 일대 시범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에 대한 사업시행계획을 최종 인가했다. 1971년 준공 당시 국내 최초로 12층 높이에 승강기와 중앙난방을 도입하며 주거 혁신을 이끌었던 단지가, 반세기 만에 높이 199.9m의 초고층 주거복합 대단지로 탈바꿈하게 된 것이다.
▲조감도

새 단지는 지하 6층~지상 최고 59층 규모로, 분양 2147세대와 공공임대 344세대를 포함해 총 2491세대가 들어선다. 용적률 399.72%, 건폐율 27.28%를 적용받았으며, 축구장 2.5개 규모의 문화공원과 공공보행통로 등 대규모 공공기여 시설도 함께 조성된다. 사업 시행 기간은 인가일로부터 87개월로 예정됐다.

행정의 중대 분수령을 넘어서자 정비업계와 분양 시장의 시계도 빠르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 상징적인 메머드급 재건축을 바라보는 분양 관계자와 실거주 소비자의 표정은 사뭇 엇갈린다.


“여의도 스카이라인의 정점… 최고급 하이엔드 시장 열린다”

분양 업계는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여의도 한복판이자 한강변 핵심 입지에 들어서는 대단지인 만큼, 강남권에 버금가는 초양극화 하이엔드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 분양 대행사 관계자는 “시범아파트 재건축은 단순한 아파트 분양이 아니라, 여의도 금융중심지의 배후 주거지이자 상징적인 랜드마크를 선점하는 일”이라며 “59층 파노라마 한강 조망과 축구장 2.5개 규모의 문화공원을 낀 대단지 프리미엄 덕분에 고소득 전문직과 자산가 중심의 탄탄한 대기 수요가 집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2000가구가 넘는 일반 분양 규모는 희소성 높은 여의도 신축 시장에서 독보적인 자산 가치를 발휘할 것으로 평가된다. 사업시행자인 한국자산신탁의 신속한 신탁 방식 추진 역시 불확실성을 줄여주는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꿈의 단지지만 넘기 힘든 문턱… 분양가·청약 장벽에 한숨”

반면, 청약을 손꼽아 기다려온 실수요자들의 셈법은 복잡하다. 최고 59층 초고층 설계에 따른 공사비 급등과 대규모 기부채납이 결국 ‘역대급 고분양가’로 전가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여의도 인근 직장인 박모(39) 씨는 “여의도 입성을 꿈꾸며 청약통장을 아껴왔지만, 치솟는 공사비와 초고층 프리미엄을 감안하면 일반 분양가가 3.3㎡당 얼마로 책정될지 두렵다”며 “대출 규제가 여전한 상황에서 현금 부자가 아니고서는 그림의 떡이 될까 걱정된다”고 털어놨다.

일반 분양 물량 중 전용면적 구성에 대한 불만도 감지된다. 자녀를 둔 3040 실수요자들은 중소형 평형에 물량이 쏠리거나 높은 분양가로 인해 자금 조달에 차질이 생기지 않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상징성’에 걸맞은 사업 추진과 가격 합리성 담보돼야

시범아파트의 59층 사업시행인가 통과는 서울 도심 정비사업의 상징적 이정표다. 낡은 복도식 아파트가 55년의 세월을 딛고 한강변의 새 얼굴이 되는 것은 도시 경쟁력 측면에서도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진정한 성공은 '인허가'라는 서류 작업이 아니라, 향후 관리처분계획 인가와 시공 과정에서 공사비 갈등을 어떻게 조율하느냐에 달려 있다. 초고층 건축비 인상분을 무리하게 일반 분양가로 전가할 경우, 여의도 랜드마크라는 프리미엄 뒤로 ‘양극화의 그늘’만 짙어질 수 있다.

영등포구의 신속한 행정 지원과 신탁사의 투명한 사업 관리가 더해져, 공공기여의 취지를 살리면서도 시장이 납득할 수 있는 분양가가 제시될지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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