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에서 로봇까지, AI로 연결되는 산업의 미래…‘K Connect AI’ 출범

정이든 청년기자 기자 발행일 2026-10-21 07:19:33 댓글 0
- 산업통상부, 국내 5대 첨단산업 전시회 통합 연계…11월 7일까지 서울 코엑스·일산 킨텍스서 기술 전시·국제회의·수출 상담 진행
[데일리환경=정이든 기자] 인공지능(AI)이 산업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사람의 눈을 대신해 제품의 불량을 찾아내고, 공장의 생산설비를 스스로 조정하며, 로봇이 주변 환경을 인식해 움직이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과거에는 전자와 반도체, 기계, 로봇이 서로 다른 산업 분야로 구분됐다면 이제는 인공지능이라는 하나의 기술을 중심으로 연결되고 있다.

▲ K Connect AI 2026 국제 콘퍼런스. 10월 21일 킨텍스에서 열리는 제조 AI 국제 콘퍼런스(출처=K Connect AI 행사 주최·주관기관 공식 홈페이지)

이러한 산업의 변화를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는 새로운 전시 플랫폼이 국내에서 출범했다.

산업통상부는 지난 1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국내 5개 주요 첨단산업 전시회를 인공지능이라는 공통 주제로 연결하는 ‘K Connect AI 2026’의 출범식을 개최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한국전자전(KES), 반도체대전(SEDEX), 산업AI 엑스포, 아시아기계·제조산업전(AMXPO), 로보월드 등 각각 운영되던 전문 전시회를 하나의 브랜드로 연계한 것이 특징이다.


단순히 전시회의 명칭을 통합하는 것이 아니라 각 산업에서 개발된 기술이 서로 연결되고, 기업 간 협력과 해외시장 진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전시와 국제회의, 특별관, 수출 상담회를 함께 운영하는 방식이다. 이번 행사는 10월 13일부터 11월 7일까지 약 한 달간 서울 코엑스와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한국전자전은 지난 13일부터 16일까지 코엑스에서 개최됐으며, 반도체대전도 14일부터 16일까지 같은 장소에서 열렸다. 이어 21일부터 23일까지 킨텍스에서는 산업AI 엑스포와 아시아기계·제조산업전이 개최되고, 다음 달 4일부터 7일까지 로보월드가 이어진다.

서로 다른 전시회가 일정과 장소를 연계하면서 방문객과 기업들이 전자제품의 완성 단계부터 반도체, 제조장비,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산업용 로봇에 이르는 기술의 흐름을 폭넓게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됐다. 특히 이번 행사의 중심에는 제조업의 인공지능 전환을 뜻하는 ‘M.AX(Manufacturing AI Transformation)’가 있다.

제조업에서 인공지능은 단순히 사무업무를 자동화하는 수준을 넘어 생산현장 자체를 변화시키는 기술로 발전하고 있다. 예를 들어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공장에서 인공지능은 생산설비의 진동과 온도, 작동시간 등의 데이터를 분석해 고장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다. 카메라와 센서가 수집한 영상을 분석해 사람이 발견하기 어려운 미세한 불량을 찾아내거나 생산 공정의 효율을 높이는 데에도 활용된다.

이러한 기술이 실제 공장에서 작동하려면 고성능 반도체와 센서, 산업용 통신망, 기계장비, 인공지능 소프트웨어가 함께 필요하다. 개별 산업의 기술 경쟁력뿐 아니라 서로 다른 기술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연결하는지가 미래 제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게 되는 것이다.

K Connect AI는 이러한 산업 간 연결을 전시회라는 공간에서 구현하려는 시도다.

행사 기간에는 제조업의 AI 대전환을 소개하는 특별 전시관도 운영된다. 특별관에서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공장 운영체계인 AI 팩토리를 비롯해 AI 기반 유통·물류 시스템, 휴머노이드 로봇 등 국내 기업들의 기술 적용 사례를 선보인다.

AI 팩토리는 생산설비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인공지능이 분석해 품질관리와 설비 운영, 생산계획 등을 지원하는 지능형 제조환경을 의미한다. 물류 분야에서는 인공지능이 상품의 이동 경로와 작업 순서를 분석해 물류 흐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기술이 활용된다. 로봇 분야에서는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상황에 맞춰 동작하는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사람과 유사한 형태를 지닌 휴머노이드 로봇은 단순한 동작 시연을 넘어 실제 산업현장에서 수행할 수 있는 작업의 범위를 넓혀가는 분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번 특별관은 이러한 기술이 산업현장에서 어떤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는지 시민들과 기업 관계자들이 직접 살펴볼 수 있도록 마련된다. 

오는 21일에는 킨텍스 그랜드볼룸에서 제조 인공지능의 미래를 논의하는 국제 콘퍼런스도 개최된다.

오전 기조 세션에는 스위스 취리히연방공과대학교의 라파엘로 단드레아 교수가 참여하며, 현대자동차그룹 박민우 사장과 함께 제조 AI 생태계 확산과 대응전략을 주제로 발표와 대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오후에는 IBM과 퀄컴(Qualcomm), 포스코 등 글로벌 기업 관계자들이 참여해 인공지능 공장과 산업용 로봇, 피지컬 AI, 자율제조 등 산업현장의 기술 활용 사례를 소개한다. 피지컬 AI는 인공지능이 디지털 공간의 정보 처리에 머무르지 않고 로봇이나 기계장치를 통해 실제 물리적 환경을 인식하고 행동하도록 하는 기술을 뜻한다.

기존의 인공지능이 데이터를 분석하고 결과를 제시하는 데 집중했다면, 피지컬 AI는 그 판단을 실제 움직임과 작업으로 연결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제조업과 로봇산업이 빠르게 연결되는 상황에서 이러한 기술은 생산성과 작업 안전, 자동화 수준을 높이는 새로운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산업부가 강조하는 또 다른 목표는 해외시장 진출이다.

산업부는 산업 AI 분야에 관심이 있는 해외 바이어 약 130개사를 초청해 국내 기업들과 수출 상담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특히 AI 솔루션을 활용해 해외 바이어의 수요에 적합한 국내 기업을 추천하고, 사전에 기업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상담의 효율을 높일 예정이다.

이는 국내 기업들이 전시장에서 기술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구매 의사가 있는 해외 기업과 협력 가능성을 논의하도록 지원하는 방식이다.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한 중소기업이나 산업용 장비를 생산하는 기업에는 해외 고객을 직접 만날 기회가 될 수 있다. 반대로 해외 기업에는 한국의 반도체와 전자부품, 제조장비, 로봇 기술을 함께 살펴볼 수 있는 통합 창구가 마련되는 셈이다.

지난 13일 열린 출범식에는 산업부 강감찬 무역투자실장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강경성 사장,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용석우 회장,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 킨지 파브리치오 회장 등 국내외 산업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행사에서는 K Connect AI의 비전이 선포됐으며, 5개 전시회 주최기관 대표들이 협력 세리머니를 진행했다. 미국 CES를 주관하는 CTA도 한국전자전 기간에 ‘CES 아시아 언베일드 서울’을 개최해 내년 CES 2027에서 주목할 미래 기술 동향을 소개하는 등 국제 교류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이날 함께 열린 제21회 전자·IT의 날 기념식에서는 국내 전자·정보기술 산업 발전에 기여한 유공자 41명에게 정부포상이 수여됐다.

대덕전자 김영재 회장은 첨단 반도체 기판 국산화와 고부가가치 제품 양산 등을 통해 산업 공급망 안정에 기여한 공로로 금탑산업훈장을 받았다. LG이노텍 조지태 전무는 인공지능 기반 스마트공장 구축 등을 통해 산업 경쟁력을 높인 공로로 은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산업부 강감찬 무역투자실장은 전시회가 단순한 제품 진열과 거래 공간에서 벗어나 기술과 기업, 산업과 시장을 연결하는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K Connect AI를 통해 산업 혁신을 선도하고 수출 확대를 뒷받침하는 글로벌 전시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정부는 앞으로 인공지능 기반 첨단산업뿐 아니라 식품과 화장품 등 한국이 경쟁력을 가진 소비재 분야에서도 세계적인 전시회를 육성할 방침이다. 이번 프로젝트가 주목받는 이유는 기술의 발전 방향이 개별 제품에서 산업 전체의 연결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가 데이터를 처리하고, 센서가 현장의 정보를 수집하며, 인공지능이 이를 분석하고, 로봇과 제조장비가 실제 작업을 수행하는 과정은 더 이상 서로 떨어진 기술이 아니다. 전자제품의 작은 부품에서 시작된 기술이 거대한 공장과 물류시설, 로봇의 움직임으로 이어지는 하나의 산업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

K Connect AI는 이러한 변화가 어디까지 진행됐는지 확인하고, 국내 기업들이 새로운 시장을 만나는 기회를 제공하는 자리다. 산업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시대, 한국의 전자와 반도체, 기계와 로봇 기술이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어떤 미래를 만들어갈지 관심이 모인다.

함께 보면 좋은 기사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