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식품부가 올해 4월 전 부처를 아우르는 은퇴 봉사동물 입양 지원사업을 띄운 지 반년 만에 나온 지적이어서, 발표와 현실 사이의 간극이 도드라진다.
데일리벳 보도에 따르면 지난 14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김용태 의원(국민의힘·경기 포천·가평)은 국정감사에서 2026년 현재 은퇴 국가봉사동물을 운용하는 기관 중 별도 지원 예산을 세워 집행하는 곳이 관세청과 소방청 두 곳뿐이라고 밝혔다.
국가봉사동물은 국방부(육군·공군) 603마리, 경찰청 202마리, 관세청 105마리, 농림축산검역본부 95마리, 소방청 58마리, 국토교통부(철도경찰) 19마리로 총 1082마리에 이른다. 전체의 과반을 차지하는 국방부와 경찰청이 예산 공백 상태에 놓여 있다는 뜻이다.
김 의원은 부처 간 동물 정보 공유가 끊겨 있어 복무 기록과 질병 진료 이력, 행동 평가 결과가 지원센터나 공공동물병원으로 넘어가지 않는 구조적 문제도 함께 지적했다. 과거 병력을 알 수 없는 상태에서 입양 가정의 반려동물이 진료를 받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지적은 농식품부가 올해 4월 1일 시행한 정책의 연장선에 있다. 농식품부는 지난해 9월 26일 국방부·경찰청·국토교통부·관세청·소방청과 함께 봉사동물 복지 증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생애주기별 돌봄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이를 토대로 올해 4월부터 군견·경찰견·탐지견·구조견을 입양한 가정에 실제 지출액의 60% 범위에서 최대 100만원까지 환급해주는 사업을 시작했다. 양육비 환급 대상은 질병 진단·치료, 예방접종, 미용, 펫보험, 사회화 교육·훈련비 등으로 폭넓게 설정됐고, 올해 4월부터 11월까지의 지출분을 모아 연 2회 신청받는 방식이다.
한국동물병원협회 소속 44개 동물병원의 진료비 30% 할인, 사료업체 5곳의 사료비 20~50% 할인, 손해보험사 4곳의 펫보험료 최대 20% 할인 등 민간 협력 혜택도 함께 꾸려졌다. 봉사동물 한 해 은퇴 마리 수가 300마리 안팎이고 이 중 민간 입양 비율이 20%대에 그친다는 점을 고려하면, 100마리 한도의 지원 규모 자체는 수요를 상당 부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설계된 셈이다.
그러나 이 정책이 막지 못한 지점이 바로 이번 국정감사에서 드러났다. 입양 가정에 돈을 돌려주는 사업은 농식품부가 주도해 만들었지만, 애초에 입양으로 넘어가지 못하고 운용 기관의 견사에 남아 '은퇴 후 삶'을 보내야 하는 동물들의 처우는 이번 사업의 사각지대로 남아 있다.
특히 봉사동물을 가장 많이 운용하는 국방부와 경찰청이 자체 예산을 세우지 않았다는 사실은, 범부처 협약이 선언적 수준에 머물렀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입양 지원사업이 아무리 잘 설계돼도, 입양으로 이어지기 전 단계의 동물 복지와 의료 기록 관리가 기관마다 따로 돌아간다면 정책의 실효성은 반쪽에 그칠 수밖에 없다.
공공거점동물병원 사업도 비슷한 처지다. 병원 한 곳당 3억~4억원이 드는 이 사업은 2027년도 정부 예산안에 반영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입양 이후의 돌봄 인프라조차 다음 해 예산에서 밀려난 셈이다.
데일리환경은 이번 국정감사 지적을 '예산 배정의 실패'를 넘어 '정책 설계의 구조적 한계'로 읽는다. 지난해 업무협약 때부터 6개 부처가 참여했다고 발표했지만, 실제로 예산을 세운 곳은 3분의 1에 그쳤다는 사실은 협약의 구속력이 애초부터 약했음을 보여준다.
농식품부가 입양 지원사업을 '신규'로 띄우며 생색을 낼 수는 있지만, 그 전제가 되는 범부처 데이터 통합과 예산 분담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정책의 지속가능성 자체가 흔들린다. 특히 국방부처럼 가장 많은 봉사동물을 보유한 기관이 빠져 있다는 점은, 향후 입양 신청이 몰릴 경우 자금과 행정 역량이 특정 부처에만 몰리는 불균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로 번진다.
앞으로 지켜봐야 할 과제는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국방부와 경찰청이 내년 예산에 봉사동물 관련 항목을 반영할지가 1차 시험대다. 둘째, 복무 기록과 진료 이력을 통합 관리하는 범부처 시스템이 실제로 구축되는지 지켜봐야 한다.
김 의원이 요구한 '생애주기 이력의 통합 관리'가 선언에 그치지 않으려면 구체적인 시스템 구축 일정과 예산이 뒤따라야 한다. 셋째, 공공거점동물병원 사업이 2027년 예산에서 또다시 누락될 경우, 입양 지원금만 있고 돌볼 병원은 없는 '절반의 정책'이라는 비판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농식품부가 범부처 차원의 조정 역할을 자임하겠다고 밝힌 만큼, 다음 예산 편성 과정에서 이 역할을 실제로 수행하는지가 이 정책의 신뢰도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국가를 위해 복무한 동물에게 은퇴 후의 삶을 보장하는 일은 단순한 동물복지 이슈가 아니라, 국가가 스스로 약속한 책임을 지키는 문제이기도 하다. 입양 가정에 돈을 돌려주는 환급 사업 하나로 이 책임이 완성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동물이 가장 많이 몰려 있는 기관이 가장 늦게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이, 이번 국정감사가 던진 가장 날카로운 질문이다.
해외에서는 군·경찰 봉사동물의 은퇴 후 복지를 법으로 못 박아 관리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미국은 2000년대 초부터 군용견을 퇴역 군인에 준해 대우하도록 법제화해, 퇴역과 동시에 담당 부대가 입양 절차와 건강 점검을 책임지도록 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최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은퇴 국가봉사동물 지원 관련 법률이 있지만, 법이 생겼다고 예산과 행정 체계가 저절로 뒤따르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이번 국정감사가 보여준다.
민간 입양이 늘어날수록 입양 가정이 감당해야 할 의료비 부담도 커질 수 있다. 은퇴 봉사동물은 대체로 8~9세 전후로 복무를 마치는데, 이 시기는 반려동물이 만성질환이나 관절 질환을 겪기 시작하는 시점과 겹친다. 복무 중 쌓인 진료 기록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으면, 새 보호자는 건강 이력을 전혀 모른 채 진료를 받게 된다.
이런 정보 단절이 반복되면 환급형 지원사업의 실효성 자체가 떨어질 수 있어, 데이터 통합은 예산 문제 못지않게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부처별 예산 편차는 봉사동물의 '운용 목적'과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관세청과 소방청은 각각 탐지견과 구조견을 운용하는데, 두 부처는 동물의 활약이 언론에 자주 노출돼 성과가 비교적 가시적으로 드러나는 편이다. 반면 국방부 군견이나 경찰청 수색견은 상시 대기 임무 성격이 강해 개별 성과가 외부에 알려지기 어렵고, 이는 예산 편성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즉 복지 예산이 '얼마나 많은 동물을 운용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가시적인 성과를 내느냐'를 기준으로 암묵적으로 배분돼 왔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통합 관리 시스템을 구축할 때 단순히 전산망을 하나로 묶는 것 이상의 설계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부처마다 동물 등록·관리 방식과 서식이 다르고, 군사보안 등급이 적용되는 군견은 정보 공개 범위 자체가 제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범부처 통합관리시스템이 실효성을 가지려면 농식품부가 단순 조정자 역할에 머물지 않고, 각 부처의 법적·행정적 제약을 조율할 구체적 권한과 예산을 함께 확보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지적이 다음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실제 반영으로 이어질지, 매년 되풀이되는 '지적과 답변'의 쳇바퀴에 머물지는 농식품부와 국회가 함께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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