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이 목소리와 음악을 만난다, "아르코 문학극장" 박준의 시로 마무리

정진욱 기자 발행일 2026-11-02 10:50:19 댓글 0
- 31일 오후 3시 클래식고택 디토서 ‘마중도 배웅도 없이’
- 정마리의 정가·김상현의 낭독으로 만나는 시의 울림
[데일리환경=정진욱 기자] 혼자 읽던 문장을 누군가의 목소리로 듣는 순간, 익숙한 말에도 새로운 표정이 생긴다. 눈으로 지나쳤던 쉼표가 숨으로 들리고, 문장 사이의 침묵에도 귀를 기울이게 된다. 책 속의 언어를 낭독과 음악으로 펼쳐온 ‘2026 아르코 문학극장’이 31일 마지막 무대를 선보인다.

▲ 소설·희곡·시를 낭독과 공연으로 선보이는 ‘2026 아르코 문학극장’ 공식 홍보 포스터.(출처=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마련한 올해 문학극장은 지난 7일부터 연희예술극장과 소극장 산울림, 클래식고택 디토에서 이어졌다. 소설과 희곡, 시를 바탕으로 낭독극 5개 작품과 낭독회 4개 작품 등 총 11회의 공연을 편성했다.

마지막 프로그램은 31일 오후 3시 클래식고택 디토에서 열리는 박준 시인의 ‘마중도 배웅도 없이’ 낭독회다. 박준 시인이 참여하고, 가객 정마리와 성우 김상현이 시의 언어를 소리와 음성으로 전한다. 진행은 조대한 평론가가 맡는다.


이번 무대는 현대시와 전통 성악인 정가를 함께 들려준다. 시인의 문장에 가객의 소리와 성우의 낭독이 더해지면서, 활자로 읽을 때와는 다른 속도와 호흡으로 작품을 만나는 자리다. 시를 이해해야 한다는 부담을 잠시 내려놓고 말의 결을 따라가 볼 수 있다.

올해 문학극장은 작품마다 서로 다른 감각의 문을 열었다. 소설은 배우의 연기와 소리를 만나고, 희곡은 여러 언어로 펼쳐졌다. 시와 노래를 나란히 놓거나 문장에 영감을 준 음악을 함께 듣는 방식도 선보였다.

문학을 무대에서 만나는 즐거움은 독서의 순서를 바꿀 수 있다는 데 있다. 책을 먼저 읽고 공연을 찾아도 좋지만, 목소리에 마음이 움직여 원작을 펼쳐도 된다. 같은 문장을 함께 듣는 시간은 혼자 하는 독서와 또 다른 기억으로 남는다.

관람료는 무료이며 사전예약 방식으로 운영된다. 관람을 원하는 시민들은 공식 안내에서 예약 가능 여부와 입장 정보를 확인해야 한다. 문의는 아르코 문학극장 운영사무국으로 하면 된다.

10월의 마지막 날, 문학극장은 시를 함께 듣는 시간으로 한 달의 여정을 닫는다. 공연장을 나선 뒤 다시 책을 펼쳤을 때, 종이 위 문장에는 그날 들었던 목소리가 조용히 겹쳐질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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