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빠질라 조마조마”…서울 지하철 ‘공포의 틈새’,5년간 436건 사고최대 간격 280mm

이정윤 기자 발행일 2026-11-02 10:49:31 댓글 0
설치돼도 사고는 매년 증가소비자 “주의 표지판만으론 역부족”
[데일리환경=이정윤 기자]서울 지하철 4호선 성신여대입구역 승강장. 열차가 멈춰 서고 출입문이 열리자 승객들이 쏟아져 나온다. 그러나 열차와 승강장 사이 틈새를 내려다보는 순간 아찔한 긴장감이 감돈다.

한 손에 스마트폰을 든 청년도, 지팡이를 짚은 어르신도 발걸음을 크게 벌려 간격을 뛰어넘듯 건넌다. 열차와 승강장 사이 벌어진 틈새는 성인 남성의 발 크기를 훌쩍 넘는 280mm에 달한다.
▲최근 5년간(2022.1.1.~2026.9.30.) 승객 발빠짐 건수


서울 지하철 승객들의 일상적인 이동 경로가 ‘발빠짐 위험 지대’로 방치되고 있다.


서울시의회 이인화 의원(강남3, 국민의힘)이 서울교통공사로부터 제출받은 2026년 행정사무감사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국토교통부 생활안전사고 보험금 지급 기준 승객 발빠짐 사고는 총 436건에 달했다.
▲연단간격 상위 30개소  현황

2022년 83건이던 사고는 2023년 85건, 2024년 96건, 2025년 106건으로 매년 증가세를 보였으며, 올해 9월까지도 66건이 접수됐다. 보험금을 청구하지 않은 경미한 접질림이나 타박상 등을 포함하면 실제 체감 사고는 이를 크게 웃돌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승강장과 열차 간 간격이 넓은 상위 30개소 중 4호선 성신여대입구역 상선 3-3 지점은 연단 간격이 280mm에 달해 가장 넓었다. 이어 3호선 충무로역(최대 260mm), 동대입구역(250mm) 등이 뒤를 이었으며, 상위 30곳 중 무려 12곳이 성신여대입구역에 집중돼 있었다. 성인 기준 230~250mm 안팎인 평균 발 크기를 고려하면 발이 통째로 빠져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수치다.

이 같은 구조적 위험 속에서 매일 지하철을 이용하는 승객(소비자)들의 불안감과 불만은 극에 달해 있다.

출퇴근길에 4호선을 이용한다는 직장인 김모(32) 씨는 “사람이 붐비는 출퇴근 시간에는 앞 사람에 가려 발 밑이 보이지도 않는데, 잠깐 방심하면 그대로 다리가 빠질 것 같아 매번 공포를 느낀다”며 “안내 방송이나 ‘발빠짐 주의’ 스티커만 붙여놓고 승객 부주의로 책임을 돌릴 게 아니라, 구조적으로 빠질 수 없게 만드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유아차를 끌고 탑승하던 한 시민 역시 “바퀴가 틈새에 끼어 위험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노약자나 어린이는 단 한 번의 실수로도 뼈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을 수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현장의 안전관리자들은 곡선 구간 등 역사 설계 자체의 한계를 토로하며 기술적 대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현장 철도안전관리 관계자는 “열차가 곡선 주로를 통과할 때 차체 중앙부와 양 끝이 궤도 바깥이나 안쪽으로 쏠리는 ‘편기 현상’ 때문에 열차와 승강장 충돌을 방지하려면 물리적인 이격 거리를 확보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고 위험을 줄이기 위해 고무발판, 접이식 자동안전발판, 연단 경고등을 적극 도입·운영하고 있지만, 설비 오작동 위험이나 유지보수 문제, 다양한 열차 규격 호환 등 현장에서 풀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며 “위험 지점을 중심으로 센서 감지형 자동안전발판 확대 설치와 상시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 현장 안전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전문가와 현장 안팎에서는 ‘승객의 주의 환기’라는 소극적 대책을 넘어, 인프라 차원의 구조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인화 시의원은 “역사 구조상 간격이 발생할 수밖에 없더라도 발이 통째로 빠질 정도의 간격은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문제”라며 “공사는 설치된 안전설비의 정상 작동 여부를 전수 점검하고, 사고 다발 및 초광폭 위험 구간에 대한 선제적 안전 투자를 단행해 시민들이 불안 없이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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