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식물원에 묻다”… 서울식물원 국제심포지엄이 던진 과제

이정윤 기자 발행일 2026-11-02 14:54:48 댓글 0
[데일리환경=이정윤 기자]인공지능(AI)과 첨단 기술이 삶의 방식을 급격히 재편하는 시대, 도심 한복판의 식물원은 인류와 자연에 어떤 해답을 줄 수 있을까.

서울식물원이 10월 30일부터 31일까지 이틀간 식물문화센터에서 개최한 ‘2026 서울식물원 국제심포지엄’은 “AI 시대, 식물적 상상력(Botanical Imagination in the Age of AI)”을 화두로 올렸다.


올해로 11회를 맞은 이번 행사에는 식물·정원, 디지털 기술, 문화예술 등 국내외 전문가들이 집결해 급변하는 기술 문명 속 식물원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모색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헝가리의 세계적 거장 일디코 에네디 영화감독의 기조강연을 비롯해 나태주 시인과의 시민참여 토크쇼 등 인문·예술과 식물학의 융합을 꾀하며 대중적 외연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개회식에 참석한 서울특별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이민석 위원장(국민의힘, 마포1) 역시 축사를 통해 “서울식물원은 단순한 휴식처를 넘어 식물 유전자원 보전과 시민-자연을 잇는 공공의 거점”이라며 “서울식물원이 세계적인 생물다양성 보전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시의회 차원의 전폭적인 입법·예산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기자의 시각에서 볼 때, 서울식물원이 마주한 현실적 과제는 '기술과의 융합'이나 '담론적 성찰'보다 훨씬 시급하고 구체적이다.

기후 붕괴와 생물다양성 손실이 임계점을 향해 치닫는 지금, 식물원의 역할은 '시민 휴식형 테마파크'에서 '도시 기후방주(Climate Ark)'로의 근본적인 전환을 요구받고 있다. AI 기술의 도입 역시 단순한 관람객 인터랙션이나 화려한 디지털 전시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 국내 생태·환경 전문가는 "AI 알고리즘과 빅데이터는 멸종위기 야생식물의 서식지 예측, 도심 열섬 현상 완화에 최적화된 수종 분석, 병해충 조기 감지 등 '실질적인 생물다양성 보전 도구'로 작동할 때 진정한 가치가 있다"고 짚었다.

이어 "서울식물원이 세계적 기관으로 도약하려면 화려한 국제행사 개최에 그치지 않고, 기후변화에 취약한 자생종 증식 연구와 도심 생태축 복원이라는 본연의 기초 생태 연구 인프라를 대폭 확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민석 위원장의 발언대로 서울식물원이 명실상부한 '세계적 생물다양성 보전의 중심'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시의회의 예산 지원과 행정력이 단기성 문화 콘텐츠 육성을 넘어 장기적인 서식지 외 보전기관 기능 강화, 전문 연구인력 확충 등 내실 있는 환경 인프라 투자로 이어져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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