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31일 이사회를 열어 3분기 최고실적을 발표하는 것과 동시에 60대의 윤부근-신종균-이상훈 체제를 50대 김기남-김현석-고동진 체제로 교체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비선실세 논란에 휘말렸다. 이 때문에 사장단 인사를 단행하지 못해 올해 큰 폭의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대로 대대적 개편을 선택했다.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는 DS(디바이스 솔루션, 부품)부문장에 김기남 사장을, CE(소비자 가전)부문장에 VD(영상 디스플레이)사업부 김현석 사장을 임명했다. 또 IM(IT모바일) 부문장에는 무선사업부 고동진 사장을 각각 임명했다. 김기남 부문장(58), 김현석 부문장과 고동진 부문장(각 56) 모두 50대다. 60대의 핵심 브레인을 젊은 피로 바꾼 것이다.권오현 부회장에 이어 윤부근, 신종균 사장도 사퇴 의사를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지금까지 삼성전자를 끌어온 삼각편대 전원이 교체된 셈이다. 윤부근·신종균 사장은 각각 CE부문장과 IM부문장직을 사퇴하고 이사회 이사와 대표이사직도 임기를 1년 단축해 내년 3월까지만 수행하기로 했다.윤부근·신종균 사장은 “삼성의 도전과 성취의 역사를 함께 한데 대해 보람과 긍지를 느낀다”며 “후임자들이 삼성의 미래성장을 훌륭하게 이끌어 나갈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삼성전자에 따르면 새 부문장들은 일찍부터 해당 사업 영역에서 폭넓게 경험을 쌓아온, 역량 있고 검증된 인물들이다.김기남 사장은 삼성전자 내외부에서 일찌감치 DS 부문장 하마평에 오르던 인물이다. 이사회의 결정은 예상범위라는 평가다.그는 1981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이후 삼성 종합기술원장과 메모리 사업부장, 시스템 LSI 사업부장,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DS부문 반도체 총괄 사장을 두루 역임한 반도체 분야 최고 권위자다. DS부문만 놓고 보면 권오현 부회장의 정식 후계자다. 1958년생이다.김현석 사장은 삼성전자가 11년 연속 글로벌 시장에서 TV 분야 1위의 자리를 점할 수 있도록 만든 1등 공신이라는 설명이다.디스플레이 전문가다. 1992년 입사해 디스플레이 개발팀에서 일을 시작했으며 최근까지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을 맡아 왔다. 1961년생이다.고동진 사장은 갤럭시 신화를 진두지휘한 인물이라 대중적 인지도가 높다. 무선사업부 개발실 팀장과 실장을 역임하면서 차별화된 제품과 서비스로 갤럭시 신화를 일궜다는 평가다. 2015년 말 사업을 총괄하던 신종균 사장이 겸직한 무선사업부장 자리를 물려받았다. 당시 고 사장은 무선사업부 개발실장을 맡은 지 1년 만에 사장으로 승진해 상당한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1961년생이다.지난해 갤럭시노트7 발화에 의한 단종으로 갤럭시 브랜드가 크게 흔들렸으나, 기민한 상황판단으로 파문을 수습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삼성전자는 이번 인사가 조직을 쇄신해 활력을 주는 동시에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더욱더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삼성전자 3인체제를 모두 교체하는 파란을 보여줬지만, 최소한의 중심축은 잡으려는 의도도 보인다. 2012년부터 경영지원실장(CFO)을 맡아온 이상훈 사장이 사퇴와 동시에 이사회 의장으로 추천됐기 때문이다. 이 사장과 새로 부문장을 맡은 김기남·김현석·고동진 사장은 내년 3월 주주총회를 통해 이사회 이사로 선임될 계획이다.당초 재계에서는 권오현 부회장 용퇴에 이어 큰 폭의 조직개편이 있을 것이라 전망해왔다. 나름의 속도조절이 있을 것이라는 말도 나왔다. 권 부회장 용퇴 후 시간이 촉박하기 때문에 성급한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는 현실 탓이었다. 그런데 이사회는 3인체제를 전부 교체하는 것을 택했다. 사상 초유의 실적을 기록하고 있으나 이건희 회장 와병과 이재용 부회장 수감에 따른 콘트롤 타워 부재 논란을 이겨내기 위한 승부수로 보인다.김기남 사장 프로필▲1958년생 ▲강릉고, 서울대 전자공학, UCLA 전자공학 박사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반도체연구소 TD팀 담당 상무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장 부사장 ▲삼성전자종합기술원장 사장 ▲제9대 한국반도체산업협회 회장 ▲삼성전자 DS부문 메모리사업부장 사장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겸 시스템 LSI사업부장김현석 사장 프로필▲1961년생 ▲1979년 동대부고▲1983년 한양대 전자공학 학사 ▲1987년 포틀랜드대 전기전자공학 석사 ▲삼성전자 디스플레이사업부 개발팀 ▲삼성전자 디스플레이사업부 선행개발그룹장 ▲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모니터개발그룹장 ▲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LCD TV개발그룹장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개발팀장 ▲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상품전략팀장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고동진 사장 프로필▲1961년생 ▲경성고등학교 졸업 ▲성균관대 산업공학과 학사 ▲영국 서섹스대 기술정책과 석사 ▲개발관리과 입사(1984) ▲정보통신총괄 유럽연구소장(2000) ▲무선사업부 해외상품기획그룹장(2006) ▲무선사업부 개발관리팀장(2007) ▲무선사업부 기술전략팀장(2011) ▲무선사업부 개발실장(2014) ▲무선사업부장(2015) ▲무선사업부문장(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