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제친 지역농협 하나로마트… “대도시 진출 가로막는 규제 빗장 풀어야”

이정윤 기자 발행일 2026-10-17 07:54:08 댓글 0
사과·배추 등 밥상 물가 반값 수준… '공공 유통망' 역할 톡톡
[데일리환경=이정윤 기자]지방과 농촌 상권을 중심으로 촘촘한 유통망을 구축해 온 지역농협 하나로마트가 민간 대형마트 1위인 이마트를 훌쩍 뛰어넘는 실적을 기록하며 유
▲송옥주의원
통업계의 지각변동을 이끌고 있다.

특히 고물가 기조 속에서 사과, 배추, 감자 등 주요 밥상 농산물을 오프라인 채널 중 가장 저렴하게 공급하며 서민 물가안정의 든든한 방파제 역할을 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지역농협과 도시농협이 공동 출자한 조합공동법인이 대도시에서도 하나로마트를 원활히 운영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제를 전면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민간 1위 넘은 13.2조 원 매출… 전국 2,200개 풀뿌리 유통망의 저력

16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송옥주 의원(경기 화성시갑)이 농협중앙회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전체 농협 하나로마트 총매출 15조 8,000억 원 중 지역농협이 거둔 매출은 13조 2,200억 원으로 전체의 83.7%에 달했다.

이는 농협경제지주 유통자회사(농협유통·하나로유통)의 합산 매출인 2조 5,748억 원보다 5배 이상 높은 규모다.

특히 지역농협 하나로마트의 매출은 국내 민간 대형마트 1위인 이마트 할인점 매출(11조 9,000억 원)을 가볍게 앞질렀다. 롯데마트·슈퍼(5조 1,500억 원)의 약 2.6배, 홈플러스(5조 8,000억 원)의 2.3배에 이르는 독보적인 수치다.

전국 각지에 퍼져 있는 2,200여 개 지역 농협 매장의 촘촘한 네트워크가 민간 대기업의 아성을 뛰어넘는 강력한 유통 파워를 구축한 셈이다.

이 같은 성과는 민간 유통기업들이 수익성 악화 등을 이유로 출점을 꺼리는 지방 군·면 단위 농촌 상권에서 달성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더욱 남다르다. 지역농협 하나로마트 매출의 70.9%는 지방 도(道) 지역 농촌 상권에서 발생했으며, 수도권 비중은 22.7%에 그쳤다.

점포의 절반가량이 수도권과 대도시에 밀집된 대형마트 3사와 달리, 하나로마트는 유통 사각지대에 놓인 지방 주민들에게 필수 생필품 공급망이자 국산 농산물 직거래 거점 역할을 도맡아 왔다.

‘사과 반값’ 신화… 오프라인 최저가로 밥상 물가 안정 1등 공신

지역농협 하나로마트는 단순한 외형 성장에 그치지 않고 장바구니 물가 안정에도 핵심적인 기여를 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마켓링크의 ‘식품소매점 POS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역농협 하나로마트는 주요 밥상 농산물 품목에서 타 유통채널 대비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을 보였다.

실제 2026년 1월부터 8월까지 대형마트 가격 대비 지역농협 하나로마트의 평균 판매가격(1kg 기준) 비중은 사과가 3,452원으로 52%(반값 수준)에 불과했다.

감자 58%, 배추 69%, 양파 75%, 건고추 76% 등 서민 밥상에 매일 오르는 주요 농산물 대부분이 대형마트보다 현저히 저렴하게 판매됐다.

장기 추세에서도 이러한 가격 안정 효과는 뚜렷했다. 2019년 1월부터 2026년 8월까지 총 92개월 동안 하나로마트 판매가격을 기준(100)으로 설정했을 때 가격지수는 대형마트 141, 체인슈퍼 210, 편의점 280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오프라인 주요 유통채널 중 하나로마트가 최저가를 기록한 월 비중 역시 마늘 96%, 양파 95%, 감자 93%, 사과·배추 92%, 쌀 87%에 달해 국가적 물가안정 정책 거점으로서의 역할을 입증했다.

송옥주 의원 “농협법 개정안 통해 대도시 공공유통망 확대 추진”

이처럼 국산 농산물 유통과 물가 안정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지만, 정작 소비자가 밀집한 대도시에서는 법적·제도적 규제에 묶여 매장 확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송옥주 의원은 “올 1월 지역농협과 도시농협이 공동 출자한 조합공동법인이 대도시에서 하나로마트를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농협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며 “도시 소비자와 농촌 생산자가 윈윈(Win-win)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적극 추진 중이며, 농협중앙회와 현장 농협 역시 제도 개선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송 의원은 “국회 농해수위원으로서 대도시 점포망이 취약했던 하나로마트의 한계를 보완하고, 국가적 공공유통망 기능을 대도시 권역까지 넓히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현장 관계자 “생산자는 판로 확보, 도시민은 물가 혜택… 낡은 규제 걷어내야”

일선 현장의 지역농협 하나로마트 관계자들 역시 법 개정에 대한 강한 기대감과 함께 조속한 규제 철폐를 촉구하고 나섰다.

한 지방 지역농협 하나로마트 관계자는 “농촌 지역 하나로마트는 단순히 물건을 파는 마트가 아니라 농민들이 땀 흘려 수확한 농산물을 제값 받고 출하할 수 있는 유일한 생명선”이라며 “현재는 대도시 진출 규제로 인해 소비 여력이 풍부한 대도시 소비자들에게 신선하고 저렴한 산지 농산물을 직접 공급하는 데 한계가 크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조합 관계자는 “도시농협의 자본력과 지역농협의 우수한 산지 유통 능력을 결합한 조합공동법인 모델은 도시와 농촌이 진정으로 상생할 수 있는 최적의 대안”이라며 “대도시 주민들도 사과나 배추 같은 필수 농산물을 유통 거품 없이 ‘반값’ 수준으로 공급받을 권리가 있다.

공공 유통망의 역할을 가로막는 해묵은 규제를 걷어내고 제도적 숨통을 틔워줘야 농가 소득 증대와 대도시 장바구니 물가 안정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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