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온라인 서점들이 중고 시장에 진출하면서 영세 상인들의 한숨이 짙어졌다.앞서 지난 4월1일 국내 최대 온라인서점 예스24는 서울 강남역 롯데시네마 건물 지하 1층에 중고서점 ‘예스24 강남’을 열었다. 예스24의 첫 오프라인 매장인 이곳은 830㎡ 규모로, 중고도서 8만여 권과 중고 DVD, 중고음반, 책 관련 소품 등이 전시·판매한다.‘서점계의 대기업’ 예스24는 오프라인 중고서점을 통해 자신들의 사업영역을 쉽게 확장할 수 있었다. 기존에 온라인으로 쌓은 많은 고객과 브랜드 가치를 이용해 중고책 서점은 큰 인기를 얻었다.강남역 매장은 방문객들이 편하게 책을 고르고 읽을 수 있도록 도서관 콘셉트로 내부를 꾸몄다. 특히 이벤트를 통해 500원 균일가, 최대 60% 할인 제도 등을 통해 부담 없는 가격이 강점이다. 여기에 한정판 도서와 절판도서 등 희귀본 판매는 물론 책을 소재로 한 다양한 소품도 소개한다.매장은 어린이를 위한 키즈존을 마련하고 연령대에 맞는 전집도 추천해 준다. 온라인으로 주문한 상품을 매장에서 찾을 수 있는 픽업 서비스와 매장에서 구매한 물품을 택배로 보내는 안심택배 배송서비스도 실시한다. 매장을 오픈하며 김기호 예스24 대표는 “중고도서를 직접 보고 사길 원하는 고객 수요가 있어 오프라인 매장을 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특히 온라인 최강자리에 있는 예스24는 오프라인과 연계성이 최고의 무기다. 예스24는 다 읽은 책을 되파는 ‘예스24 바이백 서비스’ 제도를 운용했다. 이미 오픈 전까지 4만여 명의 회원이 100만 권을 재판매했다. 하루 평균 2천여 권의 중고도서가 새 독자를 찾아갔다.하지만, 대형 온라인 서점의 중고책 시장 점령은 소형서점에게는 달갑지 않은 일이다. 이 때문에 영세 중고서점에서 곡소리가 터져 나왔다. 중고서점 이외에 일반 서점도 피해를 보는 것은 마찬가지다.최근까지 국내에 서점 수가 많이 줄어들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도서정가제’와 대형서점의 중고 시장 진출을 지적한다. 이 두 가지 요인이 대형서점의 과점 형태를 키웠다는 것.특히 ‘도서정가제’의 경우 애초에 정부에서 소형서점을 지키기 위해 만든 법이다. 법으로 인해 새로 출시된 책의 최대 할인율은 15%로 제한된다. 대형서점의 무차별적인 할인을 금지하겠다는 것.그러나 법안 시행 후 대형서점들의 매출이 오히려 늘었고, 소형서점은 자리를 잃었다. 소비자들은 대형서점이 벌이는 ‘중고로 되팔기’ 제도를 선호하며 나타난 현상이다. ‘도서정가제’와 중고서점, 두 가지 요인 합작품으로 소형서점은 갈 길을 잃었다.출판업체도 두 가지 요인을 지적한다. ‘도서정가제’를 반대하는 출판업체는 대규모 중고서점의 성장이 출판 시장을 힘들게 한다고 털어놨다. 중고서점은 출판업체에는 직접적인 이득을 가져오기 힘들다.사실 온라인 서점들이 중고책 시장에 진출한 것은 오래됐다. 지난 2008년 알라딘이 온라인에 ‘중고샵’을 개설하기 시작하면서 온라인 서점들도 잇따라 중고책 시장에 진출했다. 그러다 최근 알라딘의 성장으로 경쟁사들도 중고서점에 차츰 진출하기 시작하고 있다.알라딘은 중고서점이 잘 되면서 매출도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보였다. 2013년 매출 증가율은 39%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도서정가제로 새 책의 할인이 제한돼는 것이 중고책 시장을 키웠다고 분석한다.중고서점은 도서정가제 적용을 받지 않는다. 이에 따라서 책 가격을 마음껏 할인할 수 있다. 대형서점이 중고책을 싸게 구매해서 자신의 유통망으로 고객에게 공급하는 방식은 시장질서 마저 위협한다.최근 대형서점은 새 책을 판매할 때 ‘중고로 되팔았을 때 받는 금액’을 제시한다. 소비자는 대형서점에 편리하게 다 읽은 책을 판매할 수 있다. 따라서 소비자는 최근 출간된 신간들도 할인되는 것이나 마찬가지로 볼 수 있다.출판계는 “신간까지 중고서점에서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는 것이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이들은 “중고 시장에서 신간 유통이 활발해지면서 일반서점에서의 신간 판매가 저조하게 된다”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