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세계로 뻗고 반도체 날았다 … 중소기업 수출 334억 달러 '역대 최고'

안영준 기자 발행일 2026-10-29 07:19:31 댓글 0
- 3분기 수출 8.8% 증가…1~9월 누적 965억 달러로 최고 기록 경신
- 화장품 28.6%·반도체 68.8% 성장…미국 최대 수출시장 부상, 온라인 수출도 급증
[데일리환경=안영준 기자] 작은 화장품 용기 하나가 바다를 건너 세계인의 화장대에 놓이고, 국내 중소기업이 만든 반도체와 제조 장비는 인공지능 시대의 산업 현장으로 향하고 있다. 세계 시장 곳곳에서 한국 중소기업의 기술과 제품이 존재감을 넓히면서 올해 3분기 수출이 역대 같은 분기 최고치를 기록했다.

▲ '2026년도 3분기 중소기업 수출 동향'(2026.10.26).(출처=중소벤처기업부 블로그)

중소벤처기업부가 지난 26일 발표한 '2026년도 3분기 중소기업 수출 동향'에 따르면 올해 7~9월 중소기업 수출액은 334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8% 증가했다. 2024년 273억 달러, 2025년 307억 달러에 이어 3년 연속 증가세를 이어간 것이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누적 수출액도 965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9.5% 늘었다. 같은 기간 수출에 참여한 중소기업은 9만765개사로 1.6% 증가해 잠정치 기준 역대 가장 많은 기업이 해외시장에 진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수출 실적의 중심에는 K-뷰티가 있었다. 3분기 중소기업 화장품 수출액은 27억9000만 달러로 지난해보다 28.6% 증가했다. 1~9월 누적 수출액도 76억5000만 달러로 26.4% 늘면서 분기와 누적 실적 모두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

▲ '2026년도 3분기 중소기업 수출 동향'(2026.10.26).(출처=중소벤처기업부 블로그)

한때 한국 화장품의 해외 인기가 일부 대형 브랜드와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형성됐다면, 최근에는 개성과 기술력을 갖춘 중소 브랜드들이 세계 소비자의 선택을 받고 있다. 아마존과 틱톡샵 등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알려진 국내 인디 브랜드들은 북미의 대형 오프라인 유통망으로 판매 영역을 넓히고 있다.

지역별로도 성장세가 뚜렷했다. 북미 화장품 수출은 33.1%, 유럽은 58.6% 증가했으며 중남미에서는 무려 141.3% 늘었다. 한국 화장품이 기존 주력시장을 넘어 새로운 소비시장으로 확산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인공지능 산업의 성장도 중소기업 수출에 힘을 보탰다. 3분기 반도체 수출은 13억9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8.8% 증가했다. 특히 메모리반도체 수출은 234.3% 급증했고, 반도체 전체 수출은 18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반도체 제조용 장비 수출 역시 11억4000만 달러로 38.3% 늘었다. 대만과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에서 반도체 생산시설과 관련 장비 수요가 확대된 영향이다. 세계적인 AI 투자 확대가 국내 중소 반도체 기업의 수출 기회로 연결되고 있는 셈이다.

▲ '2026년도 3분기 중소기업 수출 동향'(2026.10.26).(출처=중소벤처기업부 블로그)


수출시장에서도 변화가 나타났다. 미국 수출은 57억3000만 달러로 19.6% 증가해 중국을 제치고 3분기 중소기업 최대 수출시장에 올랐다. 미국에서는 화장품과 축전지·소재, 자동차 부품 등이 성장세를 이끌었다.

중국 수출도 54억3000만 달러로 12.9% 증가했고, 홍콩은 반도체 수요 확대에 힘입어 76.1% 급증한 17억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주요 수출시장에서 소비재와 첨단산업 제품이 함께 성장한 점이 눈에 띈다.

▲ '2026년도 3분기 중소기업 수출 동향'(2026.10.26).(출처=중소벤처기업부 블로그)

온라인 수출의 확대도 주목할 만하다. 올해 3분기 중소기업 온라인 수출액은 4억7000만 달러로 지난해보다 62.4% 늘었다. 온라인 수출에 참여한 기업도 3557개사로 35.2% 증가했다.

특히 온라인 화장품 수출은 3억6000만 달러로 97.5% 증가하며 전체 중소기업 온라인 수출액의 75.3%를 차지했다. 해외에 별도의 매장을 마련하기 어려운 작은 기업도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통해 소비자를 직접 만날 수 있는 환경이 넓어지고 있다.

모든 품목이 성장한 것은 아니다. 자동차 수출은 중동 지역의 전쟁과 물류 차질 등의 영향으로 42.4% 감소한 15억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중동 지역 전체 수출도 7.8% 줄어든 14억6000만 달러에 머물렀다. 글로벌 시장의 성장과 지역별 불확실성이 동시에 나타난 것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앞으로 수출바우처와 해외인증 지원, 대기업·중소기업 동반 해외진출 사업 등을 강화해 중소기업의 수출 확대를 지원할 방침이다.

이번 기록이 갖는 의미는 단순히 수출액이 늘었다는 데 그치지 않는다. 세계 시장에 도전하는 중소기업의 수가 증가하고, 화장품과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 품목과 시장이 다양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의 작은 연구실에서 개발한 기술과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 정성껏 만든 화장품 한 병이 세계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만나고 있다. 334억 달러라는 숫자 뒤에는 저마다의 제품과 기술로 국경을 넘은 중소기업들의 발걸음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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