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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출 조였지만 가계빚 41조 늘었다…은행 막자 보험권으로 번진 ‘풍선효과’

    대출 조였지만 가계빚 41조 늘었다…은행 막자 보험권으로 번진 ‘풍선효과’

    금융
    2026-09-07 09:53:36 이정윤
    [데일리환경= 안상석 기자] 정부가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은행권 대출 규제를 잇달아 강화하고 있지만, 주요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보험업권 대출까지 빠르게 늘면서 규제가 가계부채 자체를 줄이기보다 대출 수요를 다른 금융권으로 이동시키는 이른바 ‘풍선효과’를 낳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국회 정무위원회  박성훈 의원(부산 북구을)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2024년 말 734조1천억원에서 2025년 말 767조6천억원, 올해 6월 말 775조1천억원으로 증가했다.1년 6개월 만에 41조원이 늘어난 규모다. ▲최근 3년간 5대 은행의 은행별 가계대출 잔액 은행별로 보면 농협은행의 증가 폭이 가장 컸다. 농협은행은 2024년 말 137조6천억원에서 올해 6월 말 148조6천억원으로 11조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은 7조8천억원,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각각 7조6천억원, 하나은행은 7조원 늘었다.문제는 정부의 대출 규제에도 올해 들어 가계대출 증가세가 다시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국내 은행 가계대출은 올해 1월 1조5천억원 감소했지만 2월 7천억원, 3월 6천억원 증가했다. 이어 4월 1조9천억원, 5월 5조5천억원, 6월에는 5조9천억원 늘었다.주택담보대출 역시 4월 2조5천억원, 5월 1조8천억원, 6월 2조6천억원 증가하며 전체 가계대출 증가세를 떠받쳤다.은행 문턱 높이자 보험권 대출 증가주목할 대목은 보험업권이다.보험업권 가계대출은 올해 4월 3,927억원 감소했지만 5월 8,813억원 증가한 데 이어 6월에는 1조639억원 늘었다. 7월에도 잠정치 기준 7,172억원 증가했다.특히 보험계약대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보험계약대출은 5월 7,541억원, 6월 1조145억원, 7월 6,961억원 증가했다. 불과 석 달간 증가액이 2조4,647억원에 달한다.은행권에 대한 대출 관리가 강화된 시점에 보험권 대출이 증가했다는 점에서 대출 수요가 제2금융권 등으로 이동하는 ‘풍선효과’ 가능성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다만 보험권 대출 증가만으로 은행 규제가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가계의 생활자금 수요와 부동산 시장 상황, 금리 수준, 기존 대출의 만기 및 차환 수요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금융전문가들은 가계부채 관리가 단순한 금융기관별 대출 총량 억제에 머물러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은행권 대출을 강하게 제한할 경우 자금 수요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보험사나 상호금융 등 다른 금융기관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특히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거나 자금 여력이 부족한 차주가 은행권 밖으로 이동할 경우 금리와 상환 조건에 따라 금융비용 부담이 커질 가능성도 살펴야 한다는 분석이다.한 금융전문가는 “가계대출 총량을 억제하는 정책은 단기적인 증가 속도를 조절하는 효과는 있을 수 있지만, 주거비와 주택가격, 생활자금 수요 등 대출을 발생시키는 구조적 요인이 그대로라면 수요 자체를 없애기는 어렵다”며 “은행권 대출 감소 여부만 볼 것이 아니라 보험·상호금융 등 전체 금융권의 대출 이동과 차주의 이자 부담까지 함께 관리해야 한다”고 분석했다.이어 “특히 실수요자와 취약차주가 상대적으로 비용이 높은 금융권으로 이동하지 않도록 차주별 상환능력을 중심으로 한 정교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의 점진적인 하락을 목표로 올해 가계부채 증가율을 경상성장률 이내에서 관리한다는 방침이다.그러나 현재의 정책이 가계부채의 ‘총량’을 줄이는 데 실제로 얼마나 효과를 내고 있는지는 따져볼 대목이다. 은행 대출을 억제했는데도 전체 대출 수요가 다른 금융기관으로 이동한다면 금융권별 규제 실적은 개선될 수 있어도 가계가 부담하는 빚 자체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출 창구보다 ‘빚이 늘어나는 이유’를 봐야가계부채 문제에서 정부가 관리해야 할 것은 어느 금융회사의 대출이 늘었느냐만이 아니다. 가계가 왜 계속 돈을 빌려야 하는지, 규제로 막힌 대출 수요가 어디로 이동하고 있는지를 함께 살펴야 한다.5대 은행의 가계대출이 1년 반 동안 41조원 증가하고 최근 보험계약대출까지 빠르게 늘어난 수치는 현재의 대출 규제 방식에 점검이 필요하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은행의 문턱을 높이는 것은 행정적으로 가장 빠른 방법일 수 있다. 그러나 주택 구입과 전세자금, 생활자금 등 실수요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공급 창구만 제한하면 대출 수요가 다른 금융기관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더욱 우려되는 것은 그 과정에서 금융 여건이 취약한 차주가 더 높은 비용을 부담하게 되는 상황이다. 가계부채 정책의 성패는 은행 대출 증가율을 낮췄느냐가 아니라 전체 가계부채의 건전성을 높이고 차주의 상환 부담을 줄였느냐로 평가해야 한다.박성훈 의원은 “정부가 가계부채를 잡겠다며 대출 문턱만 닥치는 대로 높였지만, 빚은 못 잡고 대출 수요만 보험권 등으로 떠미는 풍선효과를 키우고 있다”며 “‘두더지 잡기식 규제’의 피해는 결국 무주택자와 청년·실수요자에게 돌아가는 만큼, 대출 창구 틀어막기가 아닌 가계부채의 근본 원인을 겨냥한 정교한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결국 필요한 것은 금융회사별 대출 창구를 차례로 막는 방식이 아니라 은행·보험·상호금융을 포괄하는 전체 가계부채 관리와 실수요자 보호를 동시에 고려하는 정책이다. 가계부채가 한쪽에서 눌렀을 때 다른 쪽에서 부풀어 오른다면 규제의 강도보다 정책의 방향부터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 
  • [기자 수첩] 산자락 따라 피어난 쉼표… 강북구, ‘서울 웰니스 관광’의 새 지평 열다

    [기자 수첩] 산자락 따라 피어난 쉼표… 강북구, ‘서울 웰니스 관광’의 새 지평 열다

    행정
    2026-09-07 07:33:00 이정윤
    도심의 빌딩 숲을 벗어나 숨을 고를 수 있는 곳. 서울 강북구가 서울시가 지정하는 ‘서울 웰니스 관광 100선’에 총 6곳의 이름을 올리며 도심 속 힐링 거점으로서의 입지를 단단히 다졌다.이번 웰니스 관광 100선은 총 217곳의 후보 중 전문가 14명의 까다로운 서면평가와 현장실사를 거쳐 가려졌다. 강북구는 기존의 화계사 템플스테이, 북서울꿈의숲에 더해 올해 더숲아카데미하우스, 안토, 하로스파, 재간정 등 4곳을 추가로 등재시키는 성과를 거뒀다. 분야명소주요 특징쉼 (자연/힐링)화계사 템플스테이사찰문화 체험 및 명상 프로그램북서울꿈의숲도심 속 대형 공원 및 휴식 공간더숲아카데미하우스북한산 자락 북스테이(독서+숙박)안토자연 친화적 체류형 휴식 공간멋 (뷰티/스파)하로스파맞춤형 미용 및 스파 휴식 서비스멋 (문화예술)재간정우이천변 독서·음악 감상 복합문화공간 이번 선정 결과에 대해 관광 컨설팅 전문가들은 강북구가 지닌 '자연 자원과 문화의 융합'에 주목하고 있다. 한 관광산업 전문가는 "기존의 웰니스 관광이 단순한 자연 감상이나 럭셔리 스파에 국한되었다면, 최근 트렌드는 일상과 연결된 인문학적 휴식과 지역 밀착형 문화 경험으로 확장되는 추세"라며 "북한산이라는 압도적인 자연환경을 배경으로 북스테이, 천변 복합문화공간, 템플스테이를 유기적으로 연결한 강북구의 모델은 K-웰니스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정창수 강북구청장은 "총 6곳의 선정은 강북구가 지닌 다채로운 웰니스 자원의 가치를 입증한 결과"라며, "차별화된 관광 콘텐츠를 지속 발굴해 글로벌 웰니스 관광 거점으로 만들어 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단순히 스쳐 지나가는 관광지가 아닌, 머물며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체류형 웰니스 도시'로 탈바꿈하려는 강북구의 행보에 국내외 관광객들의 시선이 모이고 있다.
  • [ESG 카드 뉴스] 9월 7일, 오늘의 환경 타로 ... ‘황제 (The Emperor)’ 

    [ESG 카드 뉴스] 9월 7일, 오늘의 환경 타로 ... ‘황제 (The Emperor)’ 

    환경
    2026-09-07 07:12:14 정이든 청년기자
    9월 7일 월요일, 오늘의 환경 타로는 ‘황제 (The Emperor)’입니다. ▲ 9월 7일 환경 타로 ‘황제 (The Emperor)’ (사진출처=뉴스 내용을 따라 ChatGPT 생성) 황제는 ‘나만의 에너지 통제권’을 뜻합니다. 대기전력 차단사용하지 않는 가전제품의 플러그를 뽑거나 플러그형 스위치를 써서 대기전력으로 새는 에너지를 잡으세요.* 카드뉴스는 ESG 캠페인 일환으로 지구촌 환경보전과 일상 속 시민들 실천을 결합한, 각 타로의 대표 상징을 환경적 메시지로 재해석했습니다.On Monday, September 7, today’s environmental tarot card is The Emperor.The Emperor represents “taking control of your own energy use.”Cut standby power. Unplug appliances when they are not in use, or use switch-equipped power strips to stop energy from being wasted on standby power.* As part of an ESG campaign, this card-news series reinterprets the traditional symbolism of each tarot card through environmental messages that connect global conservation with practical actions in everyday life.
  • 동물이 보내온 지구촌 인류에 대한 경고 ... 기후위기의 얼굴, '북극곰'

    동물이 보내온 지구촌 인류에 대한 경고 ... 기후위기의 얼굴, '북극곰'

    환경
    2026-09-07 07:12:06 안영준
    북극곰에게 바다의 얼음은 단순히 쉬어가는 장소가 아니다. 먹이를 구하는 사냥터이자 이동로이며, 짝을 만나고 새끼를 기르는 생존 기반이다. 그러나 지구온난화로 얼음이 일찍 녹고 늦게 얼면서 북극곰의 삶을 지탱하던 ‘얼음 위 생태계’가 빠르게 흔들리고 있다. ▲ 부서진 해빙 위의 북극곰(이미지출처=독자 이해를 위해 ChatGPT 생성) 미국 국립빙설자료센터(NSIDC)에 따르면 2025년 북극 해빙은 3월 22일 약 1,433만㎢까지 확장한 뒤 연간 최대 면적에 도달했다. 미국 국립빙설자료센터에 따르면 이는 47년간 이어진 위성관측 기록 가운데 가장 작은 규모였다. 1981∼2010년 평균보다 약 131만㎢ 부족했다. 대한민국 국토 면적의 약 13배에 해당하는 얼음이 평균치보다 사라진 셈이다. 상황은 이듬해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2026년 북극 해빙 최대 면적도 2025년과 통계적으로 사실상 같은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NSIDC 2026년 분석은 특정한 한 해의 이상 현상이 아니라 북극의 겨울철 얼음마저 충분히 회복하지 못하는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는 신호다. 얼음이 사라지면 사냥할 시간도 줄어든다북극곰의 주된 먹이는 지방이 풍부한 고리무늬물범과 턱수염물범이다. 북극곰은 물속에서 물범을 추격하기보다 해빙 위에서 숨구멍이나 얼음 가장자리를 지키며 사냥한다. 얼음이 줄어든다는 것은 곧 먹이에 접근할 수 있는 시간이 짧아진다는 뜻이다.특히 봄철은 북극곰이 여름철 단식에 대비해 몸에 지방을 축적하는 중요한 시기다. 그러나 봄에 얼음이 일찍 무너지면 충분한 먹이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로 육지에 올라와야 한다. 가을 결빙까지 늦어지면 먹지 못하고 버텨야 하는 기간은 더욱 길어진다.캐나다 허드슨만에서는 최근 30년 동안 수온 상승과 함께 봄철 해빙이 빨라지고 가을철 결빙은 늦어지면서 얼음이 없는 기간이 약 한 달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북극곰의 물범 사냥과 체중 축적, 번식 성공 가능성을 동시에 떨어뜨린다. 육지의 먹이로는 물범을 대신하기 어렵다얼음에서 밀려난 북극곰은 육지에서 새알과 풀, 열매, 순록 사체 등을 먹기도 한다. 일각에서는 북극곰이 육지 생활에 적응할 수 있다는 기대도 제기한다. 하지만 육상 먹이만으로는 물범의 지방이 제공하는 고열량을 대신하기 어렵다는 것이 연구진의 분석이다.2024년 발표된 연구에서는 캐나다 매니토바주 서부 허드슨만의 북극곰 20마리에 카메라와 추적장치를 달아 육지 생활을 관찰했다. 일부는 활동량을 줄였고 일부는 먹이를 적극적으로 찾아다녔지만, 대부분 체중이 감소했다. 육지에서 더 많이 움직이고 다양한 먹이를 먹더라도 소비한 에너지를 충분히 보충하지 못한 것이다. 긴 단식은 새끼와 임신한 암컷에게 더욱 치명적이다. 어미가 충분한 지방을 축적하지 못하면 새끼를 낳고 젖을 먹이는 데 필요한 에너지가 부족해진다. 해빙 감소와 함께 일부 북극곰 집단에서 체중 저하와 생존율·번식률 감소가 관찰되는 이유다.다만 모든 지역의 북극곰이 같은 속도로 감소하는 것은 아니다. 스발바르와 바렌츠해 일부 개체군처럼 먹이를 바꾸거나 새로운 환경을 이용하며 당장은 양호한 몸 상태를 유지하는 사례도 확인된다. 그러나 연구진은 이러한 지역별 적응이 해빙의 지속적인 감소를 상쇄할 수 있는지는 불확실하다고 지적한다. 북극곰의 위기는 한 장의 사진보다 복잡하지만, 장기적으로 가장 큰 위협이 해빙 상실이라는 과학계의 판단은 달라지지 않았다.굶주린 북극곰이 마을로 향한다육지에 머무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북극곰과 사람의 생활공간도 가까워지고 있다. 먹이 냄새를 맡은 북극곰이 쓰레기장이나 식량 저장소, 주거지역 주변으로 접근하면 주민의 안전과 북극곰의 생존이 모두 위험해진다.북극 원주민과 지역 주민에게 북극곰은 기후위기의 상징이기 전에 실제로 마주칠 수 있는 대형 포식자다. 주민을 보호하기 위해 곰을 쫓아내거나 사살해야 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국제자연보전연맹 북극곰전문가그룹은 기후변화로 북극곰의 육지 체류가 길어지는 동시에 북극 지역의 산업·관광 활동까지 증가하면서 사람과 곰의 충돌을 줄이는 대책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지역사회에서는 음식물과 쓰레기를 곰이 열 수 없는 시설에 보관하고, 감시요원이 접근한 곰을 조기에 발견해 비살상 방식으로 쫓는 대응이 시행되고 있다. 주민 교육과 경보체계, 주거지 주변 조명, 안전한 폐기물 관리도 필요하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는 충돌을 줄이는 대책일 뿐 북극곰의 사냥터가 사라지는 근본 원인을 해결하지는 못한다.북극곰 보호는 결국 온실가스 감축 문제밀렵 방지와 서식지 보호, 해양오염 관리도 중요하지만 북극곰의 장기적인 생존을 좌우하는 핵심은 지구의 온도다. 온실가스 배출이 계속되면 북극 해빙은 더욱 일찍 녹고 늦게 형성돼 북극곰이 먹이를 구할 수 있는 시간은 계속 줄어든다.북극곰이 육지로 내려오는 모습은 야생동물 한 종의 문제가 아니다. 얼음에 햇빛을 반사하던 북극해가 어두운 바다로 바뀌면 더 많은 태양열을 흡수하고, 이는 다시 온난화와 해빙 감소를 촉진한다. 북극에서 시작된 변화가 해수면과 해류, 기상 체계를 통해 세계 곳곳의 폭염과 집중호우, 한파 변동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얼음 위에 홀로 선 북극곰은 도움을 기다리는 동물이면서 동시에 인류를 향해 경고를 보내는 존재다. 북극곰이 육지로 향하는 것은 새로운 삶을 선택했기 때문이 아니라 기존의 삶을 가능하게 했던 바다가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북극곰의 생존지도를 바꾸고 있는 힘은 결국 인류가 배출한 온실가스다.
  • [정기자의 뉴스정원] 소설 '거인의 정원'을 통해 바라 본, 높은 담을 허무는 소소한 골목길 문화들

    [정기자의 뉴스정원] 소설 '거인의 정원'을 통해 바라 본, 높은 담을 허무는 소소한 골목길 문화들

    문화/생활
    2026-09-07 07:11:59 정진욱
    ▲ 오스카 와일드 '거인의 정원 The Selfish Giant'(사진출처=시민들 이해를 위해 AI생성) 높은 담장은 정원을 지킬 수 있었지만 봄까지 가두지는 못했다. 담장 너머에서 들려온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작은 발걸음은 거인이 지켜온 견고한 세계를 조금씩 흔들었다. 처음에는 돌 하나가 움직였고, 작은 틈이 생겼으며, 마침내 닫혀 있던 정원으로 봄이 들어왔다.우리 도시의 오래된 골목에서 피어나는 작은 문화도 이와 닮았다.몇 평 남짓한 독립서점, 관객 몇 명을 앞에 둔 소규모 공연, 이름 없는 작가의 첫 전시, 주민들이 손수 마련한 골목 축제는 거대한 문화의 담장과 비교하면 작고 연약해 보인다. 그러나 바로 그런 작은 움직임들이 사람들이 쌓아 올린 무관심의 벽에 틈을 내고, 닫혀 있던 도시의 마음으로 새로운 계절을 불러들인다.아름다움 뒤에 인간의 슬픔을 심은 작가, 오스카 와일드아일랜드 더블린에서 태어난 오스카 와일드(Oscar Wilde·1854~1900)는 소설과 희곡, 시와 동화를 넘나들며 아름다움과 인간의 욕망, 위선과 사랑을 섬세하게 그려낸 작가다.화려한 재치와 날카로운 풍자로 빅토리아 시대 영국 사회를 사로잡았지만, 그의 동화에는 웃음보다 가난한 이들과 외로운 존재를 향한 깊은 연민이 흐른다. 겉으로는 아름다운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소유와 희생, 배제와 용서, 죽음과 구원에 관한 질문이 숨어 있다."거인의 정원(The Selfish Giant)"은 1888년 5월 출간된 동화집 "행복한 왕자와 다른 이야기들(The Happy Prince and Other Tales)"에 실린 다섯 작품 가운데 하나다. 이 책에는 "행복한 왕자"와 "나이팅게일과 장미" 등 와일드의 대표 동화도 함께 수록됐다. 아이들을 내쫓자 정원에서 봄이 사라졌다오랜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거인은 자신의 정원에서 뛰노는 아이들을 발견한다. 그는 정원은 오직 자신의 것이라며 아이들을 쫓아내고, 누구도 들어오지 못하도록 높은 담장을 세운다.아이들의 웃음이 사라진 뒤 정원에는 기이한 일이 벌어진다. 세상 모든 곳에 봄이 왔지만 거인의 정원만은 겨울에 붙들린다. 나무에는 꽃이 피지 않고 새도 노래하지 않는다. 눈과 서리, 북풍과 우박만이 텅 빈 정원을 차지한다.그러던 어느 날, 담장에 난 작은 틈으로 아이들이 몰래 들어온다. 아이들이 나뭇가지에 올라앉자 얼어붙었던 나무마다 꽃이 피고 새들이 돌아온다. 아이가 앉은 곳마다 겨울이 물러나고 봄이 깨어난 것이다.하지만 정원 한구석에는 여전히 겨울이 남아 있었다. 키 작은 아이 하나가 나무에 오르지 못한 채 울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모습을 본 거인은 처음으로 자신의 잘못을 깨닫는다.봄을 막아선 것은 매서운 북풍이 아니었다. 자신이 세운 높은 담장이었다.거인은 조심스럽게 작은 아이를 들어 나뭇가지에 올려놓는다. 그 순간 나무에 꽃이 피고 아이는 거인의 목을 끌어안는다. 아이의 포옹은 굳게 닫힌 정원보다 먼저 거인의 마음에 세워진 담장을 허문다.거인은 도끼를 들고 나가 자신이 세운 담장을 무너뜨린다. 그리고 정원을 아이들에게 돌려준다. 담장이 사라진 자리에 아이들의 웃음이 흐르고, 오랫동안 멈춰 있던 계절도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다.작은 아이에게 숨겨진 이야기 …  겨울 너머 ‘낙원의 정원’으로"거인의 정원"은 아이들이 봄을 되찾는 이야기로만 끝나지 않는다. 작품 후반에는 이 동화가 품고 있는 또 하나의 상징이 모습을 드러낸다.세월이 흘러 늙은 거인은 자신이 나무에 올려주었던 작은 아이를 다시 만난다. 아이의 두 손과 두 발에는 상처가 나 있다. 거인이 누가 너를 다치게 했느냐며 분노하자 아이는 그것을 사랑이 남긴 상처라고 말한다. 이어 거인에게 자신의 정원, 곧 낙원으로 함께 가자고 한다.그날 오후 사람들은 꽃이 가득 핀 나무 아래에서 평온하게 숨을 거둔 거인을 발견한다.이 결말 때문에 작은 아이는 흔히 예수 그리스도를 상징하는 존재로 해석된다. 손과 발의 상처, 사랑을 통한 용서, 낙원으로의 초대가 작품 전체를 단순한 계절 동화가 아닌 회개와 구원의 이야기로 확장한다. 거인이 무너뜨린 것은 돌로 쌓은 담장만이 아니라 타인을 밀어내며 스스로를 가뒀던 마음의 벽이었다.오늘의 거인은 누구이며, 높은 담장은 어디에 있는가오늘날의 거인은 특정한 한 사람이 아닐지도 모른다.유명한 예술만 예술이라고 여기고, 많은 관객이 모이는 무대만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시선이 거인이 될 수 있다. 자본과 이름, 규모와 흥행이 만든 문화의 경계도 높은 담장이 된다. 그 담장 바깥에는 알려지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햇빛을 받지 못하는 수많은 이야기가 남아 있다.골목의 작은 서점에서 조용히 독자를 기다리는 한 권의 책, 낡은 건물의 지하 연습실에서 이어지는 젊은 음악가의 연주, 오래된 주택을 고쳐 만든 작은 전시장, 주민 몇 사람이 의자를 나르고 조명을 매달아 완성한 공연도 그중 하나다.이들은 거대한 문화산업의 중심에서는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한 사람이 찾아와 책을 펼치고, 몇 명의 관객이 음악에 귀를 기울이며, 이웃이 전시장을 들여다보는 순간 골목에는 이전과 다른 공기가 흐르기 시작한다.작은 문화가 세상의 모든 담장을 한꺼번에 무너뜨리지는 못한다. 다만 오랫동안 움직이지 않던 돌 하나를 흔들 수는 있다. 그 돌 사이로 빛이 들어오고, 한 사람의 발길이 지나가며, 또 다른 사람의 마음이 열린다. 그렇게 생긴 작은 틈들이 이어질 때 담장은 더 이상 예전처럼 단단할 수 없다. ▲ 독립서점과 공방, 작은 공연이 어우러져 오래된 골목에 사람과 봄을 불러들이는 모습(사진출처=시민들 이해를 위해 AI생성) 담장 너머의 작은 문을 여는 ‘정기자의 뉴스정원’‘정기자의 뉴스정원’은 세상에 채 알려지지 않은 골목의 문화와 작은 예술을 찾아 시민들에게 소개한다.이름 없는 작가의 첫 책과 소규모 전시, 동네 공연과 독립서점의 이야기, 지역에서 자기만의 예술세계를 일구는 사람들을 만난다. 화려한 조명이나 거대한 무대보다 그 안에 담긴 진심과 시간, 사람의 온기를 들여다본다.그것은 단순히 작은 문화행사를 알리는 일이 아니다. 높은 담장 뒤에 가려진 정원을 발견하고, 그곳으로 시민들이 들어갈 수 있는 작은 문을 내는 일이다.세상에 널리 알려지지 않은 신간과 공연, 전시, 문화행사 또는 소개하고 싶은 예술가와 특별한 이웃의 소식이 있다면 사진과 간단한 내용을 정기자에게 보내면 된다.문화소식 제보: jnoog@naver.com정기자의 한마디거인의 담장은 단번에 무너지지 않는다. 처음에는 골목에서 들려오는 작은 노랫소리 하나가 돌을 흔들고, 이름 없는 작가의 문장 한 줄이 틈을 만든다. 작은 전시를 찾아온 한 사람의 발걸음과 이웃끼리 건넨 인사 한마디가 그 틈을 조금 더 넓힌다.소소한 골목 문화가 소중한 까닭은 규모가 작아서가 아니다. 거대하고 견고해 보이는 문화의 담장을 가장 낮은 곳에서부터 조금씩 무너뜨리고 있기 때문이다.담장이 무너진 자리에는 길이 생긴다. 그 길을 따라 사람들이 만나고, 외면받던 이야기가 햇빛을 보며, 오래 겨울에 머물던 도시의 한구석에 봄이 찾아온다.‘정기자의 뉴스정원’이 작은 문화뉴스를 찾아 시민들에게 소개하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나의 작은 소식이 당장 세상을 바꾸지는 못해도, 누군가의 마음에 난 담장을 흔들 수는 있다. 그런 흔들림이 모이면 높은 벽도 끝내 무너진다.오스카 와일드의 정원에 봄을 데려온 것은 거대한 영웅이 아니었다. 담장의 틈을 지나온 아이들의 작은 발걸음이었다. 오늘 우리 골목에서 피어나는 소소한 문화 역시, 도시의 봄을 불러오는 바로 그 발걸음이다.
  • [정기자의 뉴스정원] 가을밤, 서울의 달빛이 골목경제를 깨운다

    [정기자의 뉴스정원] 가을밤, 서울의 달빛이 골목경제를 깨운다

    사회 일반
    2026-09-07 07:11:51 정진욱
    해가 진다고 도시의 하루까지 끝나야 하는 것은 아니다. 사무실의 불이 하나둘 꺼진 뒤에도 누군가는 그림 앞에 머물고, 누군가는 강변을 달리며, 또 누군가는 골목의 작은 탁자에 앉아 늦은 저녁을 나눈다.서울시가 시민의 저녁을 도시의 새로운 시간으로 확장하는 ‘서울형 야간경제’ 정책을 본격화한다. 단순히 상점의 영업시간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문화·체육·관광·상권·교통·안전을 하나의 밤길로 잇겠다는 구상이다.서울시가 발표한 ‘24시간 활력경제도시 서울’ 계획에 따르면, 현재 주 1회 야간 개방하는 시립 박물관과 미술관 등 8개 문화시설은 오는 9월부터 순차적으로 주 5일, 오후 9시까지 문을 연다. ▲ 저녁식사 후에도 가능해진 미술관 데이트(사진출처=시민들 이해를 위해 AI생성) 낮에는 쉽게 만나기 어려웠던 박물관의 유물과 미술관의 그림이 퇴근길 시민을 기다리게 되는 셈이다. 서울공예박물관 야외마당을 비롯해 세종문화회관 옥상과 뒤뜰, 대학로의 무대 뒤편 등 도심 속 닫혀 있던 공간도 새로운 야간문화 무대로 활용될 예정이다.문화시설에서 나온 발걸음은 골목과 시장으로 이어진다. 야외에서 음식과 이야기를 나누는 ‘서울 달빛야장’은 올해 5곳에서 출발해 2028년 25곳으로 확대된다. DDP·남산·광화문·한강은 서울의 밤을 대표하는 4대 야간 랜드마크로 육성한다.수변의 밤도 한층 밝아진다. 서울시는 현재 19곳인 ‘서울 물빛나루’를 2030년까지 40곳으로 늘리고, 2028년까지 25개 자치구마다 지역의 역사와 생활문화를 담은 ‘생활형 야간명소’를 조성할 계획이다.퇴근 후 운동할 공간도 넓어진다. 학교와 공원 등에 마련된 체육시설 269곳은 시설 여건에 따라 최대 자정까지 운영한다. 한강과 지천의 체육시설 259곳에는 조명과 이용환경을 개선해 밤에도 걷고 뛰고 운동할 수 있도록 한다.서울의 야간경제를 완성하는 마지막 퍼즐은 교통이다. 오는 10월부터 주요 야간명소와 지하철역을 연결하는 심야 ‘반딧불이버스’가 운행을 시작한다. 기존 심야 N버스와 함께 문화시설과 야시장, 수변공간에서 집까지 이어지는 밤의 동맥 역할을 맡는다.서울시는 이번 계획을 통해 5년 뒤 연간 외국인 관광객 3,000만 명을 유치하고, 소상공인의 야간매출 비중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기대하는 추가 야간소비 규모는 약 5조 원이다. ▲ 한강의 밤과 소상공 경제 활성화 기대(사진출처=시민들 이해를 위해 AI생성) 그러나 밤이 길어진 만큼 도시가 짊어져야 할 책임도 무거워진다. 인파 밀집과 범죄, 소음, 쓰레기, 심야 노동자의 안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화려한 야간경제는 일부 상권만을 위한 불빛에 머물 수 있다.서울시는 주요 야간거점을 중점관리구역으로 지정하고 AI 기반 인파 감지 CCTV와 경찰 순찰을 강화한다. 내년부터는 ‘서울보안관’을 도입하고, 야간경제의 지원 근거를 담은 기본조례도 마련할 방침이다.야간경제의 성패는 얼마나 늦게까지 불을 밝히느냐에 있지 않다. 시민이 안심하고 밤을 누릴 수 있는지, 골목의 작은 가게와 문화예술인에게도 그 빛이 고르게 닿는지에 달려 있다.박물관에서 만난 오래된 시간이 달빛야장의 따뜻한 국물 한 그릇으로 이어지고, 강변을 달리던 시민이 동네 서점과 카페 앞에서 잠시 발걸음을 멈추는 도시. 서울이 꿈꾸는 밤은 잠들지 않는 도시가 아니라, 낮에 잃어버린 삶의 여백을 되찾는 도시인지도 모른다.[정기자의 뉴스정원] 눈 쌓인 거인의 정원을 몰래 찾은 아이들이 앉았던 나무에만 봄이 찾아와, 결국 거인이 쌓았던 벽들을 허물고 정원을 개방한다는 오스카 와일드(Oscar Wilde)의 단편 소설 "거인의 정원(The Selfish Giant)"처럼, 담장 밖 뉴스들은 잠시 지우고, '정기자의 뉴스정원'에서는 세상에 채 알려지지 않은 숨은 보석 같은 문화 뉴스들만 골라 시민 여러분께 개방해 드리겠습니다..세상에 채 알려지지 않은 신간 소개, 공연 소식, 전시 등 문화 소식, 예술가나 다양한 인물들의 소식들을 정기자(jnoog@naver.com)에게 사진과 간단한 내용을 적어 제보해 주시면 됩니다.
  • 경북 성주군에서 만나는 대구 미술의 흐름 … 2026 대구문화예술회관 소장작품 순회전 ‘이음’ 개최

    경북 성주군에서 만나는 대구 미술의 흐름 … 2026 대구문화예술회관 소장작품 순회전 ‘이음’ 개최

    공연/전시
    2026-09-07 07:11:40 정진욱
    경북 성주군은 오는 7일부터 20일까지 성주문화예술회관 1층 전시실에서 '2026 대구문화예술회관 소장작품 순회전' 기증작 특별전 '이음’을 개최한다. ▲ 2026 대구문화예술회관 소장작품 순회전 ‘이음’ (이미지출처=성주문화예술회관) 이번 전시는 대구문화예술회관 미술관이 새롭게 소장한 작품 가운데 주요 기증작을 선별해 대구·경북 지역 주민들에게 소개하는 순회전이다. 지역 간 문화예술 교류를 넓히고, 시민들이 거주지 가까이에서 수준 높은 미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마련됐다.대구문화예술회관의 2026년 소장작품 순회전은 4월부터 11월까지 대구·경북 지역 문화예술기관 4∼5곳을 직접 찾아가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특히 문화예술 향유 기회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지역 주민들의 예술 접근성을 높이고 대구와 경북의 상생 협력 및 지속적인 문화 교류를 강화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전시 제목인 ‘이음’은 개인이 소중히 간직해 온 작품이 기증을 통해 공공의 컬렉션으로 이어지고, 다시 시민과 다음 세대의 문화 경험으로 연결되는 과정을 뜻한다. 한 점의 작품을 매개로 기증자와 시민, 과거와 현재, 세대와 장르가 서로 만난다는 의미도 담겼다.이번 순회전의 바탕이 된 작품들은 2025년 대구문화예술회관 미술관에 기증된 신소장품이다. 기증에는 김영길 전 영진전문대학교 교수와 천석 박근술 작가의 유족 박은미 씨, 리안갤러리, ‘2025 올해의 청년작가’ 참여 작가인 신준민·이재호 등이 참여했다.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본전시에서는 회화와 수채화, 사진, 서예, 자료 등 70여 점이 소개된 바 있다. 작품들은 한국 수채화와 지역 근현대미술의 축적된 시간, 영남 서화의 계보, 국내외 동시대 미술의 다양한 감각을 폭넓게 보여준다. 한국 수채화의 거목으로 평가받는 이경희를 비롯한 지역 작가들의 작품과 석재 서병오, 긍석 김진만, 죽농 서동균, 천석 박근술로 이어지는 영남 서화의 흐름도 이번 전시의 배경을 이룬다.해외 및 국내 동시대 작가들의 작품은 기증이 과거의 작품을 보존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재의 실험과 미래의 해석을 연결하는 통로라는 점을 보여준다. 관람객들은 서로 다른 시대와 장르의 작품을 통해 대구·경북 미술의 전통과 변화, 공공 미술관 컬렉션이 형성되는 과정까지 함께 살펴볼 수 있다.미술품 기증은 작품의 소유권을 옮기는 행위를 넘어 개인의 안목과 문화적 자산을 사회와 나누는 공공적 실천으로 평가된다. 기증된 작품은 전문적인 보존과 연구를 거쳐 전시와 교육에 활용되며, 시민과 다음 세대가 함께 누리는 문화유산으로 남게 된다.전시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되며 관람료는 무료다. 연령 제한 없이 누구나 관람할 수 있다. 행사는 성주군이 주최하고 성주문화예술회관이 주관하며 대구문화예술회관이 제작했다.자세한 문의나 내용은 성주문화예술회관을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친환경’ 종이컵의 배신 … 뜨거운 물에 PLA 컵에서 1미리리터당 약 430만 개 미세 플라스틱 입자 방출

    ‘친환경’ 종이컵의 배신 … 뜨거운 물에 PLA 컵에서 1미리리터당 약 430만 개 미세 플라스틱 입자 방출

    환경
    2026-09-07 07:11:33 정이든 청년기자
    ‘친환경’ 또는 ‘생분해성’이라는 이름을 단 종이컵도 뜨거운 음료를 담는 순간 미세·나노플라스틱 노출원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6일 미국화학회(ACS)의 국제학술지 ‘ACS Food Science & Technology’에 공개된 연구 내용에 따르면 중국 둥베이농업대학교와 호주 퀸즐랜드대학교 공동연구진은 폴리에틸렌(PE)과 폴리락트산(PLA)으로 각각 내부를 코팅한 일회용 종이컵에 뜨거운 물을 넣고 플라스틱 입자 방출량을 분석했다.해당 논문은 지난 8월 25일 온라인에 게재됐으며, 연구를 수행한 기관은 중국과 호주다.  ▲ 시민 이해를 위해 AI ChatGPT 생성 종이컵 속 플라스틱…PLA 컵서 1mL당 약 430만 개종이컵은 겉면 대부분이 종이로 만들어지지만 물이 스며들거나 컵이 무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안쪽에 얇은 방수 코팅을 입힌다. 일반 제품에는 석유계 플라스틱인 PE가 주로 사용되며, 친환경·생분해성 제품에는 옥수수 전분 등 식물 유래 원료로 제조할 수 있는 PLA가 활용된다.연구진이 뜨거운 물을 넣은 뒤 방출된 입자를 측정한 결과, PLA 코팅 종이컵에서는 물 1mL당 약 430만 개, PE 코팅 종이컵에서는 약 270만 개의 나노 크기 플라스틱 입자가 검출됐다.300mL 음료 한 잔으로 단순 환산하면 실험 조건상 PLA 코팅컵에서 약 12억9천만 개, PE 코팅컵에서 약 8억1천만 개의 입자가 나올 수 있는 규모다. 다만 컵의 제조 방식과 코팅 두께, 물의 온도, 접촉 시간에 따라 방출량이 크게 달라질 수 있어 이를 모든 제품에 그대로 적용해서는 안 된다.눈여겨볼 부분은 입자의 ‘개수’와 ‘질량’이다. PLA 코팅컵의 입자 수는 PE 코팅컵보다 약 1.6배 많았지만, 방출된 플라스틱 입자의 전체 질량은 약 12배 많았다. ‘PLA 컵에서 입자가 12배 더 검출됐다’고 표현하면 수치의 의미가 달라질 수 있다.퀸즐랜드대 연구진은 “종이로 만들어진 컵이라고 해서 플라스틱이 없는 것은 아니다”며 “플라스틱으로 코팅된 종이컵이 뜨거운 물과 접촉하면 상당한 양의 미세·나노 크기 물질을 방출한다”고 밝혔다. ‘생분해성’은 환경 조건에 관한 말 … 인체 노출 안전성과 달라이번 결과는 ‘생분해성’이라는 표시가 뜨거운 음료를 담았을 때의 안전성까지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생분해성은 특정 온도와 습도, 미생물, 산업용 퇴비화 시설 등의 조건에서 물질이 분해될 수 있다는 의미다. 뜨거운 물과 접촉했을 때 입자를 적게 방출한다거나 인체에 더 안전하다는 뜻은 아니다.특히 PLA 제품 가운데 상당수는 자연환경이나 가정용 퇴비통에서 곧바로 분해되는 것이 아니라 별도의 산업용 퇴비화 조건을 필요로 한다. 국내에 해당 수거·처리 체계가 충분하지 않다면 일반 폐기물과 함께 소각되거나 매립될 가능성도 있다.따라서 컵의 갈색 외관이나 ‘에코’, ‘그린’, ‘자연 유래’ 등의 문구만으로 재질과 안전성을 판단하기 어렵다. 재생종이처럼 보이는 갈색 컵도 단순히 표백하지 않은 종이를 사용했거나 색을 입힌 제품일 수 있으며, 내부에는 별도의 플라스틱 코팅층이 존재할 수 있다.위해성은 아직 불확실 … 연구 결과를 ‘독성 확정’으로 해석해선 안 돼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PLA 자체의 독성이나 종이컵 사용에 따른 질병 발생을 입증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미세·나노플라스틱의 인체 유입 가능성에 관한 연구는 늘고 있지만, 섭취량과 체내 잔류, 장기적인 건강 영향 사이의 관계를 평가할 통일된 기준은 아직 충분히 마련되지 않았다. 입자의 크기와 형태, 첨가제, 농도에 따라 영향도 달라질 수 있다.따라서 “종이컵 한 잔이 곧바로 질병을 일으킨다”고 단정하는 것은 과학적 범위를 넘어선다. 그러나 식품과 직접 접촉하는 제품에서 의도하지 않은 플라스틱 입자가 반복적으로 방출될 수 있다는 사실은 별도의 관리가 필요하다는 신호다.연구진도 종이컵 사용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라면서도, 뜨거운 음료용 식품 접촉재의 안전성 평가에 미세·나노플라스틱 방출 시험을 포함하고 소비자가 코팅 재질을 확인할 수 있도록 표시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한국, “기준에 맞으면 안전”에서 고온 입자 방출 관리로국내에서는 종이컵을 식품용 기구·용기·포장으로 관리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종이컵에 일반적으로 PE 코팅이 사용되며, 관련 기준과 규격에 적합한 제품은 뜨거운 물이나 커피에 사용하는 것이 대체로 안전하다고 안내해 왔다. 다만 전자레인지용이 아닌 종이컵을 가열하면 코팅이 손상될 수 있어 사용하지 말 것을 권고한다. 문제는 기존 안전관리 체계가 주로 특정 화학물질의 용출량과 재질 기준을 중심으로 설계됐다는 점이다. 이번 연구처럼 고온에서 떨어져 나오는 미세·나노 크기의 물리적 입자를 정량적으로 측정하고 관리하는 기준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국내 정책도 엇갈려 있다. 환경부(현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23년 11월 소상공인의 세척 인력과 시설 부담 등을 이유로 종이컵을 일회용품 사용규제 대상에서 제외하고, 강제 금지 대신 자발적인 감량과 다회용컵 지원 방식으로 전환했다. 당시 환경부도 종이컵이 재활용 가능한 자원이지만 실제 재활용률은 매우 낮다고 인정했다. 종이와 코팅재가 붙어 있는 복합재질은 일반 폐지보다 분리와 재활용이 까다롭다. 내용물이 남아 있거나 다른 쓰레기와 섞이면 재활용 가능성은 더 낮아진다. 결국 종이컵은 건강 노출 가능성과 자원순환 문제를 동시에 가진 제품인 셈이다.국내에 필요한 세 가지 … 코팅재 표시·고온 시험·다회용 전환정부와 업계는 우선 종이컵 겉면에 PE·PLA 등 내부 코팅재를 소비자가 알아볼 수 있도록 표시할 필요가 있다. ‘친환경’ 같은 포괄적인 표현만 강조하고 실제 식품과 접촉하는 재질을 제대로 알리지 않는 방식은 개선돼야 한다.둘째, 실제 사용 환경을 반영한 고온 시험 기준이 필요하다. 뜨거운 물의 온도와 접촉 시간, 컵의 마찰·변형 여부에 따른 미세·나노플라스틱 방출량을 제품별로 평가하고, 시험·분석 방법을 표준화해야 한다.셋째, 종이컵의 재질만 교체하는 접근에서 벗어나 사용량 자체를 줄여야 한다. PLA로 코팅한 일회용 컵을 PE 코팅컵으로 바꾸는 것만으로는 폐기물과 반복 노출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어렵다. 공공기관과 사무실, 카페에 세척 가능한 다회용컵과 회수 시스템을 확대하는 것이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다.소비자는 뜨거운 물이나 커피를 장시간 종이컵에 보관하지 말고, 가능하면 유리·도자기·스테인리스 등 반복 사용이 가능한 용기를 선택하는 것이 현실적인 예방책이다. 종이컵을 전자레인지에 넣거나 여러 차례 재사용하는 행동도 피해야 한다.기자의 시선이번 연구가 던지는 핵심은 “PLA가 PE보다 더 위험하다”는 단순한 재질 경쟁이 아니다. 환경을 생각한다며 색을 갈색으로 바꾸고 ‘생분해성’이라는 이름을 붙이는 것만으로는 제품이 친환경적이거나 안전해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종이컵의 진짜 얼굴은 겉면의 종이가 아니라 뜨거운 음료와 직접 맞닿는 안쪽 코팅층에 있다. 소비자에게는 그 재질을 알 권리가 있고, 정부에는 일상적인 사용 조건에서 얼마나 많은 입자가 방출되는지 확인할 책임이 있다.‘친환경 컵’을 더 많이 생산하는 것보다 한 번 쓰고 버리는 컵을 덜 사용하도록 만드는 것이 먼저다. 친환경은 컵의 색깔이나 광고 문구가 아니라, 원료에서 사용과 회수·재활용까지 이어지는 전 과정으로 증명돼야 한다.
  • 9월 7일 '푸른 하늘의 날' ... “우리 모두의 행동으로 만드는 맑고 푸른 하늘”

    9월 7일 '푸른 하늘의 날' ... “우리 모두의 행동으로 만드는 맑고 푸른 하늘”

    환경
    2026-09-07 07:11:27 안영준
    맑은 공기는 더 이상 계절이 가져다주는 자연의 선물이 아니다. 산업과 수송, 에너지와 생활 전반에서 오염물질을 줄이려는 사회적 행동이 모여야 되찾을 수 있는 공동의 자산이 됐다.한국이 제안해 유엔 공식기념일로 지정된 ‘푸른 하늘을 위한 국제 맑은 공기의 날’이 올해로 일곱 번째를 맞는다.기후에너지환경부와 외교부는 9월 7일 ‘제7회 푸른 하늘의 날’을 맞아 ‘기후와 맑은 공기를 위한 행동(Action for Climate and Clean Air)’을 주제로 정부 기념식과 국제토론회, 미래세대 환경교육 등 다양한 행사를 개최한다.정부 기념식은 이날 오후 1시 30분 서울 용산구 서울 드래곤시티에서 열리며 유튜브를 통해 온라인으로도 생중계된다. ▲ 기후 시민 10가지 약속(이미지출처=기후에너지환경부) 한국이 제안하고 세계가 함께 기념하는 날‘푸른 하늘의 날’은 한국이 제안해 유엔이 지정한 최초의 국제기념일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우리나라는 2019년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기후행동정상회의에서 맑은 공기를 위한 국제기념일 지정을 처음 제안했다. 같은 해 12월 제74차 유엔총회에서 매년 9월 7일을 ‘푸른 하늘을 위한 국제 맑은 공기의 날’로 지정하는 결의안이 채택됐다.정부는 이듬해인 2020년 8월 이를 국가기념일로 지정했다. 한국에서 출발한 환경 의제가 국제사회의 공동 기념일로 발전한 상징적인 사례다.올해 주제는 대기오염과 기후위기가 서로 떨어진 문제가 아니라는 현실을 반영했다. 화석연료 사용과 산업·수송 과정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은 시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동시에 지구 온난화를 가속한다.결국 맑은 공기와 기후위기 대응은 정부 정책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 산업계의 감축 노력과 시민의 생활 속 실천, 국가 간 협력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이번 행사의 핵심 메시지다.시민·기업·청년이 함께하는 ‘기후·대기 행동 선언’정부 기념식에서는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의 기념사에 이어 김정호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장, 이강웅 미세먼지특별대책위원회 민간위원장, 리텐웨이 중국 생태환경부 대기환경사 국장이 축사에 나선다.대기와 기후 문제를 시민의 눈높이에서 풀어보는 공감토크 ‘맑자 쇼’도 진행된다.이어 시민사회와 청년단체, 철강·시멘트·석유화학 등 대기오염물질과 온실가스를 다량 배출하는 업종을 포함한 약 50개 기업·기관이 ‘기후·대기 행동 실천 선언식’에 참여한다.참가자들은 대기오염물질과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생활 속 실천사항을 담은 ‘기후시민 10가지 약속’에 동참할 예정이다.기념식 이후에는 한중 대기환경 고위급 간담회가 열린다. 양국은 한중 대기질 공동연구의 성과와 향후 계획을 공유하고 생활 소음·진동, 빛공해 등으로 협력 범위를 넓히는 방안을 논의한다.대기환경 개선 유공자 5명 정부포상대기환경 개선에 기여한 유공자 5명에 대한 정부포상도 수여된다.대통령 표창은 양지연 연세대학교 기후·환경·건강 시스템과학연구소 연구교수, 한민지 한국법제연구원 글로벌법제전략팀장, 이경빈 기후에너지환경부 교통환경과장이 받는다.국무총리 표창 수상자로는 이승민 한국환경연구원 선임연구위원과 권혁화 SK하이닉스 정책연구팀장이 선정됐다.미세먼지·오존 통합관리에서 미래세대 교육까지기후에너지환경부는 기념식과 함께 미세먼지와 오존을 중심으로 한 통합 대기질 관리방안을 논의하는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한다. 국민과 산업계, 학계 전문가들이 참여해 대기오염 관리정책과 기술적 해법을 모색한다.중학생 연령대의 청년·청소년이 참여하는 환경교육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참가자들은 ‘미래세대가 함께 만드는 기후행동 약속’을 주제로 기후위기와 대기오염의 연관성을 배우고 생활 속 실천방안을 찾아본다.행사장에는 대기·기후 분야 전시·체험공간이 운영된다. 관계기관과 기업이 개발한 대기오염물질·온실가스 감축 기술과 제품을 시민들에게 소개한다.지역에서도 관련 행사가 이어진다. 금강유역환경청은 관내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미세먼지와 기후변화 교육을 실시한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협력 협약 및 자원순환 체험활동을 진행하며 부산광역시는 자체 기념식과 정책포럼 등을 개최한다.정부는 지난 7월 16일부터 8월 9일까지 대기질 개선과 기후를 주제로 수필과 짧은 영상 등을 공모하는 ‘맑은하늘 공모전’도 진행했다.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는 푸른 하늘과 함께 듣고 싶은 노래를 소개하는 ‘푸듣명’과 푸른 하늘을 즐길 수 있는 명소를 발굴하는 ‘푸슐랭’ 가이드 공모 등을 통해 시민 참여를 끌어냈다.국경을 넘는 오염 … 국제협력 없이는 해결 어렵다외교부는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유엔환경계획(UNEP), 기후·청정대기연합(CCAC)과 공동으로 ‘제6회 월경성 대기오염 국제포럼’을 개최한다.포럼에는 국내외 정부 관계자와 국제기구 인사, 학계 전문가들이 참석한다. 기후변화와 대기오염 대응이 가져오는 경제적 효과와 현실적 과제, 대기질 개선을 위한 국제·지역 협력방안 등을 집중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대기오염은 행정구역은 물론 국경에서도 멈추지 않는다. 한 국가의 감축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오염물질 관측자료 공유, 공동연구, 배출 저감 기술협력 등 구체적인 국제 공조가 필요하다.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맑은 공기를 만들고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실천과 행동이 함께할 때 가능하다”며 “국민이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맑고 푸른 하늘을 만들고, 탄소중립을 선언에 머물게 하지 않도록 에너지·수송·산업·생활 전 부문에서 온실가스를 실질적으로 감축하겠다”고 밝혔다.조현 외교부 장관은 “푸른 하늘의 날은 맑은 공기를 위한 인류의 공동행동을 촉구하는 뜻깊은 날”이라며 “각국의 경험과 지혜를 공유하고 이를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국제협력으로 발전시켜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푸른 하늘은 기념일의 구호만으로 돌아오지 않는다‘푸른 하늘의 날’이 한국의 제안으로 시작됐다는 사실은 자랑스럽다. 그러나 국제기념일을 제안한 나라라는 상징성만으로 맑은 공기를 보장받을 수는 없다.정부는 기념식과 선언을 넘어 산업·발전·수송 부문의 오염물질 감축 성과를 국민이 확인할 수 있도록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기업도 친환경이라는 홍보 문구보다 실제 배출량을 얼마나 줄였는지 수치로 증명해야 한다.시민의 역할도 작지 않다. 가까운 거리는 걷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불필요한 전력 소비와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일은 대기오염과 온실가스를 함께 낮추는 가장 일상적인 기후행동이다.맑고 푸른 하늘은 정부가 만들어 국민에게 건네주는 완성품이 아니다. 정책과 산업의 변화,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실천이 쌓일 때 비로소 모두가 함께 누릴 수 있는 일상의 풍경이 된다.
  • [데일리환경 시평] 추석 명절 앞둔 '축산물 합동단속' … 정부는 단속 건수 말고 결과로 답하라

    [데일리환경 시평] 추석 명절 앞둔 '축산물 합동단속' … 정부는 단속 건수 말고 결과로 답하라

    사회
    2026-09-07 07:11:15 이정윤
    ▲ 이미지 출처=시민 이해를 위해 AI 생성 추석 명절을 앞두고 정부가 또다시 축산물 합동단속에 나선다. 농림축산식품부는 9월 7일부터 23일까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농림축산검역본부, 지방정부, 축산물품질평가원과 함께 축산물 이력·등급·원산지 표시를 점검한다고 밝혔다.단속 대상은 온라인 쇼핑몰 등 위반 의심 업체와 과거 축산물이력제 위반 전력이 있는 유통업체를 포함해 1천여 곳 이상이다. 명절을 틈탄 원산지 둔갑과 이력번호 조작을 막겠다는 취지는 당연하다. 문제는 정부가 해마다 반복하는 단속 발표에서 정작 국민이 확인해야 할 ‘결과’는 제대로 보여주지 않는다는 데 있다.‘몇 곳을 돌았나’보다 ‘무엇이 달라졌나’를 밝혀야 한다정부의 명절 단속 발표에는 점검 기간과 참여 기관, 대상 업체 수가 빠짐없이 등장한다. 그러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위반이 얼마나 줄었는지, 적발 업체 가운데 실제 처벌까지 이어진 곳은 몇 곳인지, 상습 위반 업체가 또다시 적발된 비율은 얼마인지에 대한 비교 자료는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물론 정부가 개별 단속 결과를 전혀 공개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은 2025년 여름철 축산물 원산지 단속에서 위반업체 329곳을 적발하고, 이 가운데 103곳을 형사입건했으며 226곳에 과태료 7천400만 원을 부과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전년 대비 위반업체 증감과 품목별 적발 건수도 제시했다. 농림축산식품부 자료그렇다면 명절 축산물 합동단속도 같은 수준을 넘어 더 체계적인 성과표를 내놓지 못할 이유가 없다. 문제는 단속별 결과가 흩어져 발표될 뿐, 축산물이력제·등급·원산지 표시 위반을 아우르는 연도별 통합 성과와 재발 방지 효과가 국민에게 일관된 형식으로 공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행정기관에는 ‘1천 곳 점검’이 실적일 수 있다. 그러나 소비자에게 중요한 것은 공무원이 몇 곳을 방문했느냐가 아니다. 부정 유통이 실제로 얼마나 줄었는지, 위반 업체가 어떤 처분을 받았는지, 처벌 이후 다시 법을 어기지는 않았는지가 핵심이다.점검 업체 수는 투입 지표에 불과하다. 적발률, 처분 완료율, 재범률, 시정조치 이행률, DNA 동일성 검사 결과가 정책의 실효성을 판단할 성과 지표다. 이 숫자가 빠진 단속 발표는 행정기관의 활동 보고일 뿐 소비자 보호의 성적표가 될 수 없다.‘강화될 처벌’보다 지금 작동하는 제도가 중요하다처벌 강화 홍보에도 시차가 있다. 2026년 7월 개정된 「가축 및 축산물 이력관리에 관한 법률」은 이력번호를 거짓으로 표시하거나 게시한 행위에 대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그러나 개정법 시행일은 2027년 1월 8일이다. 이번 추석 단속에는 강화된 형사처벌 조항이 적용되지 않는다. 국가법령정보센터정부가 처벌 강화 자체를 성과처럼 내세워서는 안 되는 이유다. 법이 시행되기 전까지 어떤 현행 제재를 적용할 것인지, 적발된 위반 업체의 처분을 어떻게 끝까지 추적할 것인지부터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더구나 적발은 처벌과 같은 말이 아니다. 현장 단속에서 위반 혐의를 찾아내더라도 수사와 행정처분, 재판을 거치는 과정에서 최종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정부가 적발 건수만 발표하고 처분 확정 결과를 공개하지 않는다면 국민은 단속의 실질적인 효과를 판단할 수 없다.단속이 끝난 뒤 ‘종합 성적표’를 공개하라농식품부는 이번 단속이 끝나는 즉시 결과를 공개해야 한다. 단순히 “몇 곳을 적발했다”는 한 줄짜리 발표로 끝내서도 안 된다.점검 업소 수와 적발 업소 수, 전체 적발률, 위반 유형별 건수, 품목별·유통단계별 위반 현황, DNA 검사 건수와 불일치 결과, 형사입건·과태료·영업정지 등 처분 내용, 상습 위반 업체의 재적발률을 하나의 표로 공개해야 한다. 전년도 같은 기간과의 비교도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과거 위반 업체를 집중 점검한다면 그 명단을 어떤 기준으로 관리하고 있는지, 재위반 업체에 어떤 가중조치를 했는지도 밝혀야 한다. 법에 따라 공표 대상이 된 반복 위반 업체는 소비자가 손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공개 범위와 접근성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매년 명절마다 “대대적인 단속에 나선다”는 발표만 반복하는 것으로는 신뢰를 얻을 수 없다. 단속은 예고할 때가 아니라 결과를 공개할 때 완성된다.정부가 내세워야 할 숫자는 ‘1천 곳’이라는 방문 실적이 아니다. 지난해보다 줄어든 위반율, 끝까지 집행된 처분율, 낮아진 재범률이어야 한다. 국민이 원하는 것은 단속하는 정부의 모습이 아니라 부정 유통을 실제로 줄인 정부의 증거다.명절 축산물 단속이 보여주기식 연례행사라는 의심에서 벗어나려면 답은 분명하다.점검 계획은 짧게 발표하고, 적발·처벌·개선 실적은 더 크게 공개하라.
  • 죽음의 추락 끊는다”… 정부·국민 지혜 모으는 ‘건설안전 공모전’ 개막

    죽음의 추락 끊는다”… 정부·국민 지혜 모으는 ‘건설안전 공모전’ 개막

    사회
    2026-09-06 18:49:51 이정윤
    건설현장에서 반복되는 추락사고를 줄이기 위해 정부가 국민과 현장의 아이디어를 모은다. 단순한 안전 홍보를 넘어 실제 건설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정책과 우수사례를 발굴한다는 취지다. ▲사진자료=ChatGPT 생성 다만 건설현장 추락사고가 오랫동안 반복돼 온 만큼 공모전에서 나온 아이디어를 실제 현장에 얼마나 신속하게 적용하느냐가 이번 사업의 성과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국토교통부와 고용노동부는 건설현장의 안전의식을 확산하고 추락사고 예방 아이디어와 우수사례를 발굴하기 위해 ‘건설 추락사고 예방 콘텐츠 공모전’을 개최한다고 밝혔다.이번 공모전은 국토교통부와 고용노동부가 공동 주최하고 국토안전관리원,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한국건설기술인협회, 건설근로자공제회가 공동 주관한다.건설현장 추락사고 예방에 관심 있는 국민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공모 분야는 ‘홍보영상(숏폼)’과 ‘정책제안·우수사례’ 등 2개 부문이다.홍보영상 부문에서는 추락사고 예방의 중요성과 안전수칙 등을 국민과 현장 근로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간결하고 창의적으로 표현한 콘텐츠를 모집한다.정책제안·우수사례 부문에서는 추락사고를 실질적으로 줄일 수 있는 정책 아이디어와 실제 건설현장에서 효과를 거둔 안전관리 사례를 발굴한다.접수 기간은 9월 14일부터 10월 13일까지다. 접수 작품은 전문가 심사와 표절 여부 등에 대한 공개검증을 거쳐 최종 수상작을 선정한다.총 16점의 우수작품을 선정해 오는 12월 시상할 예정이다. 대상 4점에는 국토교통부장관상 2점과 고용노동부장관상 2점이 수여되며 각각 500만 원의 상금이 지급된다. 우수상 12점에는 관계 기관장상과 각각 100만 원의 상금이 주어진다.이번 공모전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좋은 아이디어를 얼마나 많이 모으느냐’보다 발굴된 아이디어를 실제 현장의 안전관리 체계로 연결할 수 있느냐다.건설안전 전문가들은 추락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안전수칙 홍보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작업발판과 안전난간·개구부 방호시설·안전대 등 기본적인 추락방지 시설을 제대로 설치하고 유지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한다.특히 공사기간과 비용 부담 등을 이유로 안전시설 설치와 관리가 형식적으로 이뤄지지 않도록 발주자와 시공사, 현장관리자의 책임을 명확히 하고 반복적인 점검과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한 건설안전 분야 전문가는 “추락사고는 새로운 위험이라기보다 건설현장에서 오랫동안 반복돼 온 대표적인 사고 유형”이라며 “공모전을 통해 좋은 정책과 사례를 찾는 것도 필요하지만 현장에서 기본적인 안전수칙이 실제로 지켜지는지를 지속적으로 확인하는 관리체계가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이어 “특히 소규모 건설현장이나 공정이 수시로 변하는 현장은 안전관리 인력과 시설이 상대적으로 취약할 수 있는 만큼 현장 규모와 작업 특성을 고려한 실효성 있는 예방대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정부 역시 이번 공모전을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정책과 현장에 연결하겠다는 입장이다.국토교통부와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건설현장 사망사고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추락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정부와 현장을 비롯해 국민 모두의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며 “공모전을 통해 발굴한 실효성 있는 아이디어는 정부 정책에 적극 반영하고 홍보영상과 우수사례도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널리 알리겠다”고 밝혔다.결국 이번 공모전의 평가는 수상작의 숫자나 조회수가 아니라 현장의 변화로 이뤄져야 한다.건설현장의 추락사고는 안전수칙을 몰라서만 발생하는 문제가 아니다. 위험요인을 사전에 제거하고 안전시설을 제대로 설치하며, 관리·감독이 현장에서 작동하도록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좋은 아이디어가 공모전 수상작으로 끝나지 않고 실제 건설현장의 작업방식과 안전관리 제도를 바꾸는 정책으로 이어질 때 ‘안전한 건설현장을 국민과 함께 만든다’는 이번 공모전의 취지도 의미를 가질 수 있다.
  • 벼랑 끝 서민 노리는 불법사금융… 10년 새 불법광고 11배 ‘폭증’

    벼랑 끝 서민 노리는 불법사금융… 10년 새 불법광고 11배 ‘폭증’

    금융
    2026-09-06 17:01:46 이정윤
    [데일리환경= 안상석기자] 경기 둔화와 고금리 기조의 장기화 여파로 서민과 취약계층의 자금난이 심화하는 가운데, 이들의 절박한 심리를 악용한 불법사금융이 온·오프라인을 통해 무차별 확산되고 있다. 미등록 대부, 불법 채권추심, 고금리 수탈 등 불법사금융 광고가 급증하면서 실제 민생 피해로 직결되고 있어 대대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0년간 차단 요청 14만 9,000건… '미등록 대부' 광고가 51% 차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성훈 의원(부산 북구을)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유형별 불법금융광고 조치 현황’에 따르면, 최근 10년간(2017년~2026년 7월) 금감원이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에 차단을 요청한 불법금융광고는 총 14만 9,159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10년간 연도별 불법금융광고 차단 요청 현황  2017년 1,328건에 불과했던 차단 요청 건수는 2023년 1만 9,153건, 2024년 1만 9,870건으로 늘어난 데 이어, 2025년에는 2만 5,547건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2017년 대비 10년 만에 약 11배 이상 폭증한 셈이다. 올해 역시 7월까지 이미 1만 836건이 접수되며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유형별로는 제도권 금융을 위장한 ‘미등록 대부’ 광고가 7만 6,289건(51.1%)으로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어 ▲휴대폰 소액결제(2만 2,098건) ▲신용카드 현금화(1만 8,052건) ▲신용정보 매매(1만 3,116건) ▲작업대출(1만 848건) ▲통장매매(8,756건) 순으로 나타났다. 피해 신고·상담 급증… 올해 상반기 고금리 피해 5배 폭증 온라인을 통한 불법광고 범람은 곧바로 서민들의 실제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2016년부터 2026년 6월까지 금감원 불법사금융 피해신고센터에 접수된 신고·상담은 총 11만 2,191건이다. 피해 접수는 2019년 5,468건에서 2023년 1만 3,751건, 2025년 1만 7,538건으로 매년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 중이다. 올해 상반기(1~6월)에만 이미 1만 37건이 접수되어 예년 수준을 뛰어넘었다. 주요 피해 유형으로는 ‘미등록 대부’ 관련 신고가 4만 8,750건으로 가장 많았고, 협박·폭언을 동반한 불법 ‘채권추심’도 1만 7,929건에 달했다. 특히 올해 들어 고금리 피해 상담은 1월 186건에서 6월 988건으로 반년 만에 5배 이상 급증해, 고금리 체증이 불법사금융 수탈로 이어지는 정황이 뚜렷해졌다. 이에 따른 금감원의 수사의뢰 건수 역시 2020년 117건에서 2025년 582건, 올해 상반기 398건으로 크게 늘었다. 박성훈 의원은 “불법사금융은 서민의 생계와 삶을 직접 위협하는 악질적 민생범죄”라며 “불법 금융광고 사전 차단 시스템을 강화하고 금융당국과 수사기관 간 공조를 통해 엄정 처벌함은 물론, 실질적인 금융안전망을 신속히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후 차단 한계… AI 기반 실시간 차단과 포용금융 확대 병행돼야”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현재의 불법사금융 확산세를 ‘제도권 금융 접근성 축소와 불법 온·오프라인 플랫폼의 결합’에서 비롯된 구조적 문제로 진단한다. 사후 심의·차단 방식의 한계 개편 금융전문가들은 방통심의위를 통한 현행 사후 차단 방식으로는 매일 수천 건씩 양산되는 텔레그램, SNS, 단문문자(SMS) 기반 불법 광고를 막기 역부족이라고 지적한다. "포털 및 SNS 플랫폼 사업자에게 불법 금융광고 방지 의무를 법적으로 부과하고, AI 기반 실시간 이상 광고 탐지 및 즉시 차단(패스트트랙)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는 분석이다.취약계층 대상 정책서민금융 공급 실효성 제고 제2저축은행과 대부업체마저 연체율 상승으로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리프레시 현상), 최저 신용자가 불법사금융으로 내몰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불법사금융으로 이탈하는 서민들을 흡수할 수 있도록 최저신용자 특례보증, 소액생계비 대출 등 정책서민금융의 한도를 현실화하고 접근 절차를 간소화해야 한다"고 제언한다.'불법 계약 무효화' 및 처벌 수위 강화 법원 및 수사기관의 엄정한 법 집행도 요구된다. "불법 미등록 대부업자가 체결한 대부계약의 이자 수취를 전면 무효화하는 법적 근거를 명확히 하고, 불법추심 및 불법 사금융 범죄 수익에 대한 완전 환수 제도를 정착시켜 '범죄 이익보다 처벌 리스크가 훨씬 크다'는 인식을 시장에 확실히 심어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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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포구, 낮보다 찬란한 마포의 밤… '야시장 축제'가 밝힌 골목상권의 온기

    행정
    2026-09-06 15:50:01 이정윤
     지난 4일과 5일, 아현시장과 도화동상점가 일대는 밤이 깊어질수록 오히려 열기를 더해갔다. 마포구가 상권 활성화를 위해 기획한 야시장 축제 현장을 직접 찾아가 보니, 그곳은 단순한 상업 공간을 넘어 지역 주민과 소비자들이 한데 어우러지는 활기찬 소통의 장이었다. 첫날인 4일, 아현시장에서 열린 '아현시대' 축제 현장은 레트로 감성으로 가득 찼다. 물품 구매 고객에게 제공된 생맥주와 슬러시 이용권은 방문객들의 소비 심리를 기분 좋게 자극했고, 시장 골목마다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현장에서 만난 한 주민은 "평소 퇴근길 시장은 문을 닫아 썰썰했는데, 밤에 식구들과 나와 야식을 즐기고 체험 행사까지 참여하니 주말 피서가 따로 없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상인들의 표정 역시 한층 밝아졌다. 단순한 물건 판매를 넘어 주민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물한다는 자부심이 묻어났다. 이어 5일 도화동 복사꽃어린이공원에서 개막한 '복사골 야시장 축제'는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 방문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무료 생맥주 증정 이벤트와 버블쇼, 다양한 체험 부스는 늦여름 밤 가족 단위 소비자들에게 가성비와 가심비를 모두 잡은 완벽한 나들이 코스가 되었다.하지만 야간 행사의 특성상 '안전'에 대한 철저한 대책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좁은 골목길에 다수의 인파가 몰리고 야간 음주가 병행되는 만큼, 예방 중심의 현장 관리가 핵심이라는 지적이다.현장을 지켜본 한 안전전문가는 "전통시장 특성상 통로가 좁고 가열 기구를 사용하는 먹거리 부스가 많아, 야간 인파 밀집 시 병목 현상이나 화재 사고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며 "선제적인 동선 분리, 비상 출입구 확보, 그리고 야간 조명 및 전기 시설 안전 점검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진정한 안심 축제가 완성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날 현장을 찾은 유동균 마포구청장은 상인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안전 관리 상태를 점검하는 등 발로 뛰는 현장 행정을 보여주었다.  유 구청장은 "야시장 축제를 통해 전통시장과 상점가가 밤에도 사람들로 북적이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며 마포 상권의 매력을 거듭 강조했다. 이번 행사는 전통시장이 단순한 '장 보는 곳'을 넘어, 소비자가 찾아와 즐기고 추억을 쌓는 '문화적 공간'으로 진화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마포구는 이달부터 10월까지 용강동, 망리단길, 망원시장 등지에서 야시장 축제의 열기를 이어갈 계획이다. 가성비 좋은 먹거리와 풍성한 즐길 거리로 무장한 마포의 밤 상권이 치솟는 물가로 지친 소비자들의 주머니 사정과 마음을 동시에 어루만져 주길 기대해 본다.
  • [포토] 불꽃축제 ‘인파 밀집’ 현장 찾은 용산구… 매년 반복되는 위험, 근본적 관리대책 강화돼야

    [포토] 불꽃축제 ‘인파 밀집’ 현장 찾은 용산구… 매년 반복되는 위험, 근본적 관리대책 강화돼야

    행정
    2026-09-06 07:49:48 이정윤
    ▲ 사진자료= 용산구청 서울세계불꽃축제가 열린 지난 5일 저녁, 한강공원 일대는 불꽃을 보려는 인파로 또다시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이날 김경대 용산구청장은 청암육교와 원효대교 인근 등 주요 관람 포인트를 방문해 현장 안전관리 상황을 직접 점검했다. 구는 4개 반 256명 규모의 안전관리 지원본부를 가동하며 현장 정비에 나섰다. 단순한 지자체장의 현장 점검 행보를 넘어, 매년 수십만 명의 인파가 모이는 대형 행사마다 지적되어 온 ‘병목 현장’과 ‘관람객 이동 동선 관리’의 실효성을 다시 한번 따져볼 시점이다. 원효대교와 청암육교 일대는 행사 때마다 보행자와 관람객이 뒤엉켜 순식간에 고밀도 인파 밀집 지역으로 변하는 대표적 위험 구간이다. 구청장이 현장을 찾아 인파 흐름 관리를 당부하고 유관 부서를 총동원한 점은 긍정적이나, 전문가들은 단발성 점검을 넘어선 시스템적 보완을 강조한다. 안전관리 전문가 A 씨는 “원효대교 주변이나 육교 인근은 진출입로가 좁아 인파가 순식간에 몰릴 경우 심각한 병목 현상이 발생하는 구조적 취약점”이라며 “현장 요원의 수동적 계도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실시간 인파 밀도 감지 시스템을 바탕으로 한 단계별 통제 기준과 우회 동선 자동 안내 체계가 사전에 완벽히 작동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행사가 종료된 직후 한꺼번에 귀가 인파가 몰리는 시점이 가장 위험하다”며 “퇴장 시간대 이동 통로의 일방통행 엄격 적용, 교차로 일대 지체 요인 차단 등 구체적이고 강제성 있는 인파 분산 대책이 현장에서 철저히 이행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처럼 대형 행사의 안전은 현장 점검이라는 이벤트성 활동보다 ‘예측 가능한 위험요인의 사전 차단’과 ‘밀집도에 따른 즉각적인 현장 통제력’에서 갈린다. “작은 위험요인도 놓치지 않겠다”는 용산구의 다짐이 일회성 구호로 끝나지 않으려면, 축제가 끝난 후에도 이번 현장 점검에서 드러난 동선상의 허점과 병목 구간을 세밀히 데이터화하고 향후 안전 계획에 반영하는 피드백 구조가 정착되어야 할 것이다.
  • 봉양순 시의원, 530억 소방청사가 1,910억으로…7년 늦어진 서울시 사업관리 도마

    봉양순 시의원, 530억 소방청사가 1,910억으로…7년 늦어진 서울시 사업관리 도마

    행정
    2026-09-05 16:18:05 이정윤
    서울 종로구 수송동에 들어설 소방합동청사 건립사업이 당초 530억원 규모에서 1,910억원으로 불어나면서 서울시의 사업비 산정과 장기 사업관리 체계가 도마에 올랐다.단순히 건설물가 상승만으로 보기에는 사업비 증가 폭이 크고, 준공 시점마저 7년 넘게 늦춰진 만큼 사업 초기 계획부터 변경 과정까지 면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서울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 봉양순 시의원(노원3)이 제339회 임시회 공유재산관리계획안 심의에서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소방본부·종합방재센터·종로소방서가 들어서는 소방합동청사 총사업비는 2020년 최초 공유재산관리계획 의결 당시 530억원에서 이번 변경안 1,910억원으로 증가했다.6년 만에 무려 1,380억원이 늘면서 최초 계획의 3.6배 수준으로 불어난 것이다.사업기간도 크게 늘었다. 당초 2024년 5월로 예정됐던 완공 시점은 2031년 9월로 변경됐다. 계획보다 7년 4개월 늦어지는 셈이다.사업비 증가 자체만 놓고 예산 낭비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문화재가 발견됐고 건설자재와 인건비 등 공사원가 상승도 반영될 수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문제는 증가한 사업비가 어떤 근거로 산정됐는지를 시민과 시의회가 충분히 검증할 수 있느냐다.특히 유구전시관 설치 등에 따라 연면적이 약 26% 증가한 반면 공사비는 당초 376억원에서 1,197억원으로 821억원 늘어 약 3.2배가 됐다.봉 시의원이 문제를 제기한 대목도 여기에 있다.당초 계획에서는 공간별 면적과 단가 등이 비교적 구체적으로 제시됐지만 변경안에서는 건축·토목·조경·기계설비 등의 비용이 세부내역 없이 제시됐다는 것이다.사업비가 1천억원 이상 늘어나는 대규모 변경이라면 오히려 산출근거는 최초 계획보다 구체적이어야 한다. 어떤 공정에서 얼마가 증가했고, 물가상승과 설계변경, 연면적 확대 등이 각각 얼마만큼 영향을 미쳤는지를 구분해야 사업비 증가의 적정성을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공사비 산정 과정에서 공공건축물 가이드라인뿐 아니라 서울지역 민간아파트 평균 분양가격 상승률을 참고한 점도 논란거리다.공공청사와 민간아파트는 사업 목적과 건축구조, 설비, 공사 조건 등이 다르다. 따라서 민간아파트 분양가격 상승률을 공공청사 사업비 산정에 어떤 방식과 비중으로 활용했는지 명확한 설명이 뒤따라야 한다.사업 지연 과정도 짚어볼 필요가 있다.전체 사업기간 연장에는 문화재 발굴조사에 소요된 5년 2개월이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문화재 조사라는 불가피한 사정을 감안해야 하지만, 문제는 문화재 발견 가능성을 사전에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었느냐는 점이다.2019년 시굴조사 단계에서 문화재 발견 가능성이 확인됐음에도 이러한 위험요인이 사업계획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면 초기 사업계획의 적정성을 따져봐야 한다.문화재 조사 기간을 제외하더라도 타당성 재조사와 중앙투자 재심사 등 행정절차로 약 2년이 추가됐다. 결국 사업비 증가와 일정 지연이 서로 맞물리는 구조가 만들어진 셈이다.여기에 당초 별도로 추진됐던 470억원 규모의 ‘종합상황실 및 정보인프라 구축사업’이 소방합동청사 건립사업에 통합된 과정도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다.단순히 두 사업을 하나로 합친 것인지, 통합 과정에서 중복 예산이 제거됐는지, 470억원의 세부 사업비가 현재 1,910억원에 어떻게 반영됐는지를 따져봐야 전체 사업비 증가 원인을 제대로 판단할 수 있다.서울시 공유재산 관리 문제도 드러났다.서울시 권리면적 1,987㎡에 해당하는 토지 지분이 1988년 종로구 명의로 넘어간 뒤 2008년 소유권 정리방안이 마련됐지만, 2020년 최초 공유재산관리계획에서도 관련 내용이 누락됐다는 지적이다.수십 년간 해결되지 않은 토지 소유권 문제가 대규모 공공청사 건립 과정에서 다시 불거졌다는 것은 서울시 공유재산 관리체계 전반을 점검해야 할 대목이다.봉양순 의원은 “준공까지 앞으로 5년 이상 남아 있는 만큼 추가적인 사업비 증액이나 일정 지연이 발생하지 않도록 공정과 사업비를 철저히 관리해 사업을 차질 없이 마무리해달라”고 주문했다.소방합동청사는 재난 대응의 핵심 기능을 담당할 시설인 만큼 사업 필요성 자체와 사업비 관리 문제는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필요한 시설이라고 해서 사업비 증가에 대한 검증까지 느슨해져서는 안 된다.특히 최초 530억원이던 사업이 1,910억원으로 확대되고 준공까지 7년 4개월 늦어진 상황이라면 서울시는 단순히 ‘물가 상승’이나 ‘문화재 발굴’이라는 설명에 머물 것이 아니라 1,380억원이 증가한 원인을 항목별로 공개하고 향후 추가 증액 가능성까지 제시할 필요가 있다.준공 예정인 2031년까지 아직 상당한 기간이 남아 있다. 지금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다면 1,910억원 역시 최종 사업비가 아닐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서울시가 앞으로 보여줘야 할 것은 추가적인 해명이 아니라 사업비와 공정을 더 이상 흔들리지 않게 관리하는 행정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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