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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 “동물도 바다를 보면 쉬고 싶을까” … 자연이 동물에게 주는 안정감

    “동물도 바다를 보면 쉬고 싶을까” … 자연이 동물에게 주는 안정감

    사회
    2026-09-15 07:39:37 안영준
    [데일리환경=안영준 기자] 잔잔한 바다를 바라보는 곰의 모습은 사람에게 묘한 동질감을 불러일으킨다. 곰도 수평선 너머를 바라보며 사람처럼 마음의 평안을 느끼는 것일까. ▲ 바다를 보는 곰(이미지출처=독자 이해를 위해 ChatGPT 생성) 결론부터 말하면 동물이 바다 풍경을 ‘감상하며 위로받는다’고 단정할 과학적 근거는 아직 부족하다. 동물에게 사람과 같은 감정 언어를 그대로 적용하기도 어렵다. 그러나 동물 역시 자신에게 익숙하고 안전하며 선택권이 보장된 자연환경에서 긴장이 완화되고 정상적인 행동이 늘어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는 꾸준히 축적되고 있다.사람에게는 숲과 공원뿐 아니라 바다·강·호수 같은 이른바 ‘블루 스페이스(Blue Space)’가 스트레스를 낮추고 심리적 회복을 돕는 환경으로 주목받고 있다.바다를 보면 마음이 안정감을 느끼는 이유사람이 바다나 숲에서 편안함을 느끼는 현상은 하나의 원인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시각·청각·후각·온도·공기·신체활동이 함께 작용하는 복합적인 반응에 가깝다.대표적인 설명은 ‘주의회복이론’이다. 도시에서 운전하거나 스마트폰을 보고 업무를 처리할 때는 특정 대상에 집중하는 ‘지향성 주의’가 계속 소모된다. 반면 물결과 구름, 나뭇잎의 움직임처럼 부드럽게 변하는 자연 자극은 시선을 끌면서도 강한 집중을 요구하지 않는다. 뇌가 과도한 정보 처리에서 잠시 벗어나 정신적 피로를 회복하게 된다는 것이다.자연이 안전한 환경으로 인식되면 교감신경계의 경계 상태가 누그러지고 휴식과 회복에 관여하는 부교감신경계가 상대적으로 활성화될 가능성도 있다. 파도와 계곡물처럼 일정하지만 완전히 반복되지는 않는 소리는 갑작스러운 기계음보다 위협 신호가 적다. 자연환경이 교통소음과 인공조명, 혼잡한 시각정보를 차단하는 완충지대가 된다는 설명이다.자연에 노출됐을 때 나타나는 스트레스 변화를 분석한 연구들은 대체로 불안·우울·기분과 스트레스 지표에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난다고 보고한다. 다만 연구마다 자연의 유형과 노출 시간, 측정 방법이 달라 효과의 크기를 하나의 수치로 일반화하는 데는 주의가 필요하다. 숲만큼 주목받는 바다와 강블루 스페이스는 바다와 해안, 강, 호수, 계곡처럼 물이 보이거나 물과 접촉할 수 있는 공간을 의미한다.18개국 성인 1만6307명을 분석한 연구에서는 녹지와 내륙 수변, 해안 방문 빈도가 높은 사람일수록 긍정적 정신건강 점수가 높은 경향이 나타났다. 특히 자연과 자신이 연결돼 있다고 느끼는 ‘자연 연대감’도 높은 웰빙, 낮은 정신적 고통과 관련됐다.그러나 18개국 녹지·수변 공간과 정신건강 연구에 따르면 이 연구는 관찰연구라는 한계가 있다. 자연을 자주 찾았기 때문에 건강해졌을 수도 있지만, 원래 건강하고 여유가 있는 사람이 자연을 더 자주 찾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블루 스페이스가 주는 효과는 단순히 ‘파란색을 보는 것’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탁 트인 수평선은 시야를 넓히고, 파도와 물의 움직임은 부드러운 주의집중을 유도한다. 해변과 강변은 걷기와 운동을 촉진하고 가족·이웃과 만날 기회도 늘린다. 물소리가 도시 소음을 가려주는 효과도 있다.WHO 유럽사무소도 녹지와 수변 공간이 정신건강과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관계를 보인다고 평가했다. 동시에 접근성, 안전성, 생태적 질, 지역 간 불평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문명이 발달할 수록 숲을 찾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이미지출처=독자 이해를 위해 ChatGPT 생성) 일주일에 120분, 자연 접촉의 ‘기준점’영국 성인 약 2만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에서는 일주일 동안 자연에서 120분 이상을 보낸 집단이 전혀 방문하지 않은 집단보다 건강과 삶의 만족도가 좋다고 응답할 가능성이 높았다. 120분은 한 번에 채우지 않고 여러 차례 나눠도 비슷한 연관성이 나타났다.다만 120분은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의학적 처방시간이 아니다. 연구진이 관찰자료에서 확인한 통계적 기준점에 가깝다. 자연환경의 질과 이동 가능성, 개인의 건강 상태가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6분 동안 새소리와 교통소음을 들려준 무작위 실험에서는 새소리를 들은 집단의 불안과 편집적 사고가 감소한 반면 교통소음 집단에서는 우울감이 높아지는 경향이 관찰됐다. 숲 전체가 아니라 자연의 소리만으로도 심리상태에 영향을 줄 가능성을 보여준 결과다. 동물도 자연에서 편안함을 느끼나동물의 정서는 말이 아니라 행동과 생리 지표를 통해 추정한다. 휴식 시간과 놀이, 탐색 행동, 먹이활동, 사회적 접촉이 늘어나는지 살피고 반복 보행·몸 흔들기·과도한 털 고르기 같은 이상행동이 감소하는지 관찰한다. 분변이나 타액 등에 나타나는 스트레스 관련 호르몬도 활용한다.동물원과 사육시설 연구에서는 공간의 복잡성, 은신처, 굴을 수 있는 바닥, 물, 식생, 냄새와 먹이 탐색 기회가 동물복지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난다. 자연과 비슷한 환경은 동물이 진화 과정에서 발달시킨 탐색·채집·사냥·회피 행동을 표현할 기회를 제공한다.특히 동물이 스스로 밝은 곳과 그늘, 높은 곳과 낮은 곳, 개방된 공간과 은신처를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자연환경의 핵심은 보기 좋은 조경이 아니라 ‘선택과 통제 가능성’에 있다는 의미다. 우리와 우리 안의 구조가 복잡해질수록 여러 동물의 활동과 탐색 행동이 늘고 이상행동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는 연구 검토도 나왔다. 반대로 관람객의 고함과 두드림, 불규칙한 조명, 숨을 수 없는 전시구조는 동물에게 지속적인 경계 신호가 될 수 있다. 관람객의 영향은 종과 개체의 성격, 과거 경험, 시설 구조에 따라 긍정적·중립적·부정적으로 다르게 나타난다. 곰에게 바다는 ‘힐링 풍경’일까야생 곰이 해안을 바라보고 있다고 해서 반드시 경치를 감상한다고 해석할 수는 없다. 곰은 냄새와 소리, 먹잇감의 움직임, 다른 개체와 위험요소를 탐지하기 위해 한 방향을 오래 바라볼 수 있다. 해안은 일부 곰에게 물고기와 해조류, 사체 등 먹이를 확보하고 이동하는 실제 생활공간이기도 하다.따라서 곰의 평온 여부는 한 장의 사진 속 자세보다 귀의 움직임, 근육 긴장, 호흡, 반복행동, 회피 반응과 주변 환경을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 눈앞에 바다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스트레스가 감소했다고 결론 내릴 수 없다.다만 조용하고 넓으며 냄새와 지형을 자유롭게 탐색할 수 있는 환경이 좁고 단조로운 공간보다 곰의 자연행동을 풍부하게 할 가능성은 크다. 사람에게 바다가 ‘휴식의 풍경’이라면 곰에게 자연은 감상 대상이기에 앞서 먹고 이동하고 숨고 선택할 수 있는 삶의 기반이다.자연은 치료제가 아니라 ‘회복을 돕는 조건’자연 접촉은 스트레스와 정신적 피로를 낮추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우울증이나 불안장애를 자연 산책만으로 치료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중증 우울감과 불안, 수면장애가 지속된다면 전문적인 진료가 우선돼야 한다.자연환경의 효과 역시 누구에게나 동일하지 않다. 인적이 드문 숲을 두려워하는 사람도 있고, 바다에서 사고나 재난을 경험한 사람에게 파도 소리가 불안을 유발할 수도 있다. 폭염과 자외선, 익수, 야생동물 접촉 같은 위험도 고려해야 한다.도시정책의 관점에서는 거대한 공원 하나를 조성하는 것 못지않게 집과 직장 가까이에 작은 숲길과 하천, 그늘, 벤치, 조용한 공간을 촘촘히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어린이와 노인, 장애인, 경제적 취약계층도 안전하게 접근할 수 있어야 자연의 건강 효과가 일부 계층만의 특권으로 남지 않는다.기자의 시선사람은 바다를 바라보며 걱정을 내려놓았다고 말할 수 있지만 동물은 그렇게 말하지 못한다. 인간은 그 침묵을 낭만적으로 해석하기보다 행동과 생리, 서식환경을 통해 읽어야 한다.자연이 주는 평안의 본질은 아름다운 전망만이 아니다. 소음과 위협이 적고, 몸을 움직일 수 있으며, 필요하면 숨고 머물 곳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는 데 있다. 그것은 사람에게도 동물에게도 공통되는 조건이다.숲과 바다를 보전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자연은 여가를 위한 배경이나 도시의 장식물이 아니다. 인간의 지친 주의를 회복시키고 야생동물에게 삶의 선택권을 돌려주는 생명 공동체의 기반이다.
  • [ESG 카드뉴스] 9월 15일, 오늘의 환경 타로 … ‘운명의 수레바퀴(Wheel of Fortune)’

    [ESG 카드뉴스] 9월 15일, 오늘의 환경 타로 … ‘운명의 수레바퀴(Wheel of Fortune)’

    사회
    2026-09-15 07:29:35 정이든 청년기자
    [데일리환경=정이든 기자] 9월 15일 화요일, 오늘의 환경 타로는 ‘운명의 수레바퀴(Wheel of Fortune)’입니다. ▲ 9월 15일 오늘의 환경 타로, 운명의 수레바퀴(시민 이해를 위해 AI제작) 끊임없이 돌아가는 수레바퀴는 삶의 변화와 순환을 상징합니다. 오늘의 환경 타로에서는 이 수레바퀴를 자원이 버려지지 않고 새로운 쓰임으로 이어지는 ‘순환경제’의 상징으로 재해석했습니다.우리는 물건이 낡거나 고장 나면 새로운 제품부터 떠올리곤 합니다. 그러나 조금 불편하더라도 고쳐 쓰고, 사용하지 않는 물건은 다른 사람과 나누며, 수명을 다한 제품은 올바르게 분리배출하는 선택이 필요합니다.재활용은 쓰레기를 분리하는 마지막 단계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물건을 적게 사고 오래 사용하는 것, 일회용품 대신 다회용품을 선택하는 것, 중고 물품을 나누고 수리하는 것까지 모두 자원의 수레바퀴를 다시 움직이는 행동입니다.무심코 버린 물건은 쓰레기가 되지만, 한 번 더 살펴본 물건은 누군가에게 필요한 자원이 될 수 있습니다. 버림의 순간을 조금만 늦추면 생산과 소비, 폐기로 이어지는 일방적인 흐름도 순환의 길로 바뀝니다.오늘은 버리기 전에 잠시 생각해 보세요.고쳐 쓸 수 있는지, 다시 사용할 수 있는지, 필요한 사람과 나눌 수 있는지 살펴본 뒤 마지막까지 남은 것만 올바르게 분리배출해 보는 것입니다.운명의 수레바퀴가 끊임없이 돌아가듯 자원도 우리 곁에서 오래 순환해야 합니다. 버림을 멈추는 작은 선택이 지구의 내일을 바꾸는 새로운 운명이 될 수 있습니다.※ 이 카드뉴스는 ESG 캠페인의 하나로, 지구환경 보전과 시민들의 일상적인 실천을 연결하기 위해 타로카드의 대표적인 상징을 환경 메시지로 재해석했습니다.[ESG CARD NEWS] September 15, Today’s Environmental Tarot: “Wheel of Fortune”The Wisdom to Stop Discarding and Start CirculatingOn Tuesday, September 15, today’s environmental tarot card is the “Wheel of Fortune.”The ever-turning wheel traditionally symbolises change and the cycle of life. In today’s environmental tarot, it has been reinterpreted as a symbol of the circular economy, in which resources are kept in use rather than discarded.When an item becomes worn or breaks, buying a replacement is often our first thought. Yet there are better choices: repairing what can be fixed, sharing what we no longer use and correctly sorting products that have reached the end of their useful lives.Recycling is not simply the final act of separating waste. Buying fewer products, using them for longer, choosing reusable items, sharing second-hand goods and repairing damaged belongings are all ways of keeping the wheel of resources turning.An item discarded without thought becomes waste. The same item, considered once more, may become a valuable resource for someone else. By delaying the moment of disposal, we can transform the one-way path from production to consumption and waste into a continuing cycle.Before throwing something away today, take a moment to reconsider.Can it be repaired? Can it be used again? Could someone else use it? Only after considering these possibilities should the remaining materials be correctly sorted for recycling.Just as the Wheel of Fortune never stops turning, resources should continue circulating through our lives for as long as possible. A small decision to stop discarding may become a new turn of fortune for the Earth.※ This card news is part of an ESG campaign that reinterprets the traditional symbolism of tarot cards through environmental messages, connecting global environmental protection with practical actions in everyday life.
  • 서울 지하철 에스컬레이터, 3대 중 1대는 노후… 시민 안전 ‘빨간불’

    서울 지하철 에스컬레이터, 3대 중 1대는 노후… 시민 안전 ‘빨간불’

    사회
    2026-09-14 21:18:53 이정윤
                                                                                                          AI이미지  서울 지하철 에스컬레이터 1,878대 중 34%가 내구연한을 초과한 상태로 시민 안전이 위협 받고 있다. 지난 13일 서울교통공사가 서울시의회 고찬양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 지하철 역사 내 에스컬레이터 고장 건수는 올해 상반기 134건 발생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발생 건수인 151건의 88.7%에 달하고, 2024년 연간 발생 건수와 같다. 서울 지하철 에스컬레이터는 노후화와 부품 수급 문제로 고장이 잦으며, 일부 역에서는 장기간 운행이 중단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7호선 자양역은 내구연한을 초과한 승강기를 여전히 사용 중이고, 5호선 우장산역은 지난 5월 말 고장 이후 수개월째 운행이 중단돼 시민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초기에는 ‘예산 부족’이라고 밝혔으나, 이후 ‘전면 교체 필요’로 입장을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앞서 지난 2024년 12월 3호선 경복궁역에서는 에스컬레이터가 8초간 역주행하는 사고가 발생해 승객 15명이 부상을 입었고, 같은 해 수인분당선 수내역에서도 역주행 사고로 14명이 부상을 입었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노후 설비의 고장과 수리도 늘면서 유지보수비는 당초 배정 예산의 105%까지 집행돼 예산을 초과한 상태다. 공사는 부품 수급 문제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입장이다. 공사 측은 “에스컬레이터 제조사가 29개, 모델은 116개에 달하는 데다 핸드레일 등 일부 부품은 운행 길이에 따라 치수가 달라 현장에서 측정한 뒤 주문 제작해야 해 시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에스컬레이터에서 걷거나 뛰는 행위가 기계 충격을 10배 이상 증가시켜 사고 위험을 높일 뿐 아니라, 사회의 ‘암묵적 룰’인 ‘한 줄 서기’ 또한 한쪽으로만 무게가 지속적으로 쏠려 고장을 일으키기 쉽다”고 경고했다.  또한 노후 설비 교체, 예방 중심 유지관리, 과학적 진단 데이터 활용이 핵심이며, 정부 차원의 예산 지원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서울시는 2026년부터 지하철 에스컬레이터 안전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대규모 품질안전진단’을 기반으로 한 선제적 예방 정비 체계를 본격 시행하고 있다.
  • ㈜풍전비철 후원, 한국발달장애인하울회 ‘가을 힐링캠프’ 성료

    ㈜풍전비철 후원, 한국발달장애인하울회 ‘가을 힐링캠프’ 성료

    사회
    2026-09-14 20:13:11 김종범 수도권본부
    사단법인 한국발달장애인하울회(대표원장 한하늘)는 ㈜풍전비철의 후원으로 지난 9월 9일부터 11일까지 2박 3일간 강원도 고성 일대에서 발달장애인과 함께하는 '가을 힐링캠프'를 진행했다.이번 캠프는 고성 포유리조트를 거점으로 오산리선사유적지, 국립산악박물관, 송지호 바다하늘길, 레드인블루 베이커리 카페 등 강원도 지역의 다양한 자연·문화 공간을 경험하는 일정으로 구성됐다. 참가자들은 트래킹과 체험활동, 레크리에이션 등에 참여하며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환경을 경험하고 서로 어울리는 시간을 가졌다.  ㈜풍전비철의 후원으로 진행된 사단법인 한국발달장애인하울회 ‘2박 3일 힐링캠프’ 참가자들이 강원도 고성 송지호 바다하늘길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여행 속에서 배우는 ‘자립’발달장애인의 자립은 혼자 모든 일을 해내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필요한 도움을 받으면서도 자신의 일상을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고, 경험할 수 있는 힘을 키워가는 과정 역시 중요한 자립의 한 모습이다. 특히 익숙한 생활공간을 벗어나는 캠프는 이러한 자립을 실제 생활 속에서 연습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참가자들은 2박 3일 동안 공동생활을 하며 자신의 물건을 챙기고, 정해진 일정에 맞춰 이동하고, 식사와 여가활동에 참여했다. 새로운 장소와 사람,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을 경험하면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고 다른 사람과 일정을 조율하는 과정도 자연스럽게 이어졌다.이는 단순한 여행이나 여가활동을 넘어 지역사회 안에서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경험을 넓혀가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발달장애인의 자립이 우리 사회의 중요한 과제로 떠오른 지금, 자립을 위한 준비 역시 특별한 교육이나 특정 시기에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일상의 다양한 경험 속에서 반복적으로 이어질 필요가 있다.하울회는 이번 캠프 역시 이러한 관점에서 발달장애인이 직접 경험하고 선택하며 자신만의 삶의 범위를 조금씩 넓혀가는 '자립의 연습'이 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했다.자연과 문화, 함께 걷고 경험한 강원도 고성캠프 기간 참가자들은 오산리선사유적지를 찾아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경험하고, 국립산악박물관에서 산악문화와 자연에 관한 다양한 전시와 체험을 접했다.송지호 바다하늘길에서는 고성의 자연을 가까이에서 느끼며 나란히 걷는 트래킹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자신의 속도에 맞춰 길을 걸으며 동료들과 풍경을 나누고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경험을 쌓았다.레드인블루 베이커리 카페 방문 등 지역사회 공간을 직접 이용하는 일정도 마련됐다. 이처럼 숙소 안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지역의 다양한 시설과 공간을 이용하도록 함으로써 발달장애인의 지역사회 경험을 확장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웃음과 끼로 하나 된 레크리에이션, 유튜브 라이브로 가족과 함께 이번 캠프의 특별 프로그램으로 마련된 레크리에이션은 이용자들이 직접 무대의 주인공이 되어 자신의 끼와 재능을 표현하고 다 같이 즐기는 시간으로 진행됐다.특히 레크리에이션 현장은 유튜브를 통해 실시간으로 생중계돼 캠프에 동행하지 못한 가족과 관계자들도 참가자들의 즐거운 모습을 지켜볼 수 있었다.현장이라는 공간의 경계를 넘어 온라인으로 가족과 소통하면서 캠프의 즐거움과 감동을 나눴다는 점에서도 의미를 더했다. ㈜풍전비철과 함께하는 하울회 ‘2박 3일 힐링캠프’ 참가자들이 국립산악박물관을 방문해 문화체험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풍전비철의 후원으로 이어진 의미 있는 동행 이번 가을 힐링캠프는 ㈜풍전비철의 후원으로 마련됐다. ㈜풍전비철은 종합 비철금속 기업이자 국내 최대 알루미늄 합금 생산 기업으로, 기업의 성장과 함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며 꾸준한 사회공헌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이번 후원은 단순한 행사 지원을 넘어 발달장애인에게 새로운 장소를 여행하고 다양한 사람과 관계를 맺으며 지역사회 안에서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기업의 사회공헌이 발달장애인의 실제 삶의 경험과 연결되고, 그 경험이 다시 자립을 준비하는 작은 밑거름이 되었다. 한하늘 사단법인 한국발달장애인하울회 대표원장은 “발달장애인의 자립은 어느 날 갑자기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일상에서 수없이 선택하고, 경험하고, 때로는 시행착오를 겪는 과정 속에서 조금씩 만들어진다”며 “여행과 캠프 역시 스스로 생활하고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으며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 보는 소중한 자립의 연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발달장애인들이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할 수 있도록 뜻깊은 기회를 마련해 주신 ㈜풍전비철에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기업이 함께 발달장애인의 삶과 자립을 응원하는 동행이 계속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사단법인 한국발달장애인하울회는 앞으로도 발달장애인이 보호의 대상에 머무르지 않고 지역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자신의 삶을 선택하고 살아갈 수 있도록 다양한 경험과 자립지원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데일리환경=김종범 수도권본부 기자 jbumkim@naver.com]
  • ㈜메가라이브와 한국발달장애인하울회, 발달장애인 레크리에이션 첫 유튜브 생중계

    ㈜메가라이브와 한국발달장애인하울회, 발달장애인 레크리에이션 첫 유튜브 생중계

    사회
    2026-09-14 20:12:52 김종범 수도권본부
    사단법인 한국발달장애인하울회(대표원장 한하늘)는 ㈜메가라이브의 지원으로 지난 9월 9일부터 11일까지 강원도 고성 일대에서 진행된 '가을 힐링캠프'에서 레크리에이션 프로그램을 유튜브를 통해 처음으로 실시간 생중계했다. 하울회 힐링캠프 레크리에이션이 유튜브를 통해 실시간 생중계되고 있다. 이용자들은 춤과 노래, 합창 등 다양한 공연을 선보였으며 보호자들은 온라인으로 자녀들의 무대를 함께 지켜봤다. 이번 생중계는 캠프에 직접 동행하지 못한 보호자들이 자녀의 활동 모습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도록 마련됐다. 하울회가 캠프 프로그램을 유튜브 라이브로 전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레크리에이션은 이인형 하울회 동대문지부장의 사회로 약 2시간 동안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무대에 올라 춤과 노래, 합창 등 다양한 공연을 선보이며 그동안 갈고닦은 끼와 재능을 마음껏 펼쳤다.특히 이번 행사의 의미는 무대에만 머물지 않았다. 현장의 카메라가 담아낸 참가자들의 모습은 유튜브를 통해 가족들에게 실시간으로 전달됐다.화면 너머에서 자녀의 무대를 지켜본 보호자들은 공연이 이어지는 동안 댓글을 통해 응원과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다. 현장에서는 참가자들이 무대를 즐기고, 온라인에서는 가족들이 웃으며 응원하면서 서로 떨어져 있던 두 공간이 하나의 무대로 연결됐다. 주식회사 메가라이브 관계자들이 하울회 힐링캠프 레크리에이션 유튜브 생중계를 위해 현장에서 방송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처음 시도하는 실시간 생중계였던 만큼 하울회와 ㈜메가라이브 관계자들은 방송 전부터 예상하지 못한 돌발상황에 대비하며 긴장 속에서 준비했다. 그러나 전문적인 방송 지원과 현장 진행이 어우러지면서 약 2시간의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방송장비 후원에서 현장 생중계까지 주식회사 메가라이브(대표 성장열)는 앞서 사단법인 한국발달장애인하울회와 발달장애인의 미디어·문화 참여 확대와 사회참여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하울회에 총 1,000만원 상당의 방송장비를 무상 후원한 바 있다. 이번 힐링캠프에서는 방송장비 지원에 그치지 않고 레크리에이션 현장의 유튜브 생중계에도 함께하며 양 기관의 협력을 실제 현장으로 이어갔다. 특히 이번 시도는 미디어가 발달장애인의 일상과 활동을 가족뿐 아니라 더 넓은 지역사회와 연결하는 새로운 통로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발달장애인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직접 무대의 주인공이 되어 자신의 재능과 즐거움을 표현하고, 그 모습을 미디어를 통해 가족과 사회에 전달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한하늘 사단법인 한국발달장애인하울회 대표원장은 “캠프에 함께하지 못한 부모님들께서 자녀가 무대에서 노래하고 춤추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지켜보고 함께 응원할 수 있었다는 것이 무엇보다 의미 있었다”며 “이번 경험을 통해 미디어가 발달장애인과 가족, 그리고 지역사회를 연결하는 또 하나의 소통 창구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 시도하는 생중계를 위해 방송장비와 전문적인 기술을 지원하고 현장에서 함께해 주신 메가라이브에 감사드린다”며 “이번 첫걸음을 계기로 발달장애인들이 미디어와 문화의 다양한 영역에서 자신의 모습을 표현하고 세상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더욱 넓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성장열 주식회사 메가라이브 대표는 “이번 생중계를 통해 발달장애인 이용자들이 무대에서 마음껏 노래하고 춤추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어 더욱 뜻깊었다”며 “우리가 가진 방송 기술과 장비가 이용자들의 즐거운 순간을 가족에게 전하고, 더 나아가 발달장애인의 사회참여를 넓히는 데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방송을 한 번의 행사로 끝내지 않고 앞으로도 하울회와 함께 발달장애인의 다양한 활동과 이야기를 세상에 전하는 데 힘을 보태고 싶다”며 “기업이 가진 전문성과 자원을 사회와 나누며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고, 발달장애인과 가족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협력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하울회 이용자들의 레크리에이션 공연이 유튜브 라이브 화면을 통해 실시간으로 송출되고 있다. 보호자들은 실시간 댓글을 통해 이용자들의 공연에 응원과 격려를 보냈다. 하울회와 메가라이브는 이번 첫 생중계를 계기로 발달장애인의 문화·여가 활동과 사회참여의 모습을 보다 많은 사람들과 나눌 수 있는 다양한 미디어 활용 방안을 모색해 나갈 예정이다. 또한 이번 레크리에이션 생중계 영상은 사단법인 한국발달장애인하울회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다시 볼 수 있다.[데일리환경=김종범 수도권본부 기자 jbumkim@naver.com]
  • 회복 흐름 속 커진 대외 변수 '9월 경제진단이 던진 두 개의 신호'

    회복 흐름 속 커진 대외 변수 '9월 경제진단이 던진 두 개의 신호'

    경제
    2026-09-14 07:27:13 안영준
    [데일리환경=안영준기자 dailyt@naver.com] 재정경제부가 11일 발표한 ‘2026년 9월 최근 경제동향’에 따르면 7월 전산업생산은 서비스업 1.3% 감소, 건설업 1.1% 감소와 광공업 0.2% 증가가 엇갈리며 전월 대비 보합을 기록했다.  ▲ 2026년 9월 최근 경제동향(출처=대한민국 정책브리핑) 소매판매는 2.4% 줄었고 설비투자는 7.5% 늘었다. 8월 수출은 반도체·컴퓨터·화장품 확대 등에 힘입어 전년 동월 대비 68.7%, 수입은 22.5% 늘어 무역수지는 347억5천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취업자는 18만4천 명 증가했고 고용률은 63.3%, 실업률은 2.0%였다.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3.1% 올랐다.정부가 ‘견조한 경기 회복세’를 언급했지만 중동 정세, 미국 관세, 국제유가와 국제곡물·비철금속 가격은 불확실성을 키우는 변수다. 생산·소비·투자·수출·고용·물가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는 국면에서는 하나의 지표만으로 경기를 판단하기 어렵다.수출 호조는 기업 매출과 설비투자를 끌어올릴 수 있지만 수입 원재료 가격과 환율이 오르면 제조원가와 생활물가가 동시에 압박받는다. 설비투자는 미래 수요에 대한 기업 판단을 보여주지만, 투자가 지역 일자리와 협력업체 주문으로 번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시민과 현장에 미칠 영향을 생각할 때, 가계는 경기 회복이라는 거시 진단보다 장바구니 물가와 이자, 고용 안정성에 더 민감하다. 중소기업은 환율과 원자재·운임 변동을 가격에 곧바로 반영하기 어렵고, 소상공인은 소비 회복이 매출로 나타나는지 업종별 차이를 체감한다."과장해서는 안 될 지점" 월간 경제동향은 발표 시차가 서로 다른 지표를 묶은 자료다. 7월 생산·소비와 8월 수출·고용·물가가 함께 제시되므로 동일 시점의 단면으로 오해해서는 안 된다. 전년 동월비와 전월비도 기준이 달라 숫자의 크기만 단순 비교하기 어렵다.생활·현장에서의 활용을 생각하면, 가계는 물가와 금리, 고용지표를 함께 보고 큰 지출 계획을 세우는 편이 안전하다. 기업은 원가·환율 민감도와 재고 회전, 거래처 결제조건을 점검하고, 지방정부는 지역 소비와 고용의 회복 속도를 전국 평균과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앞으로 우리가 계속 확인해야 할 것은, 후속 확인 지표는 소매판매 반등 여부, 설비투자의 지속성, 수출 품목·국가별 편중, 국제유가와 소비자물가의 전이, 취업자 증가의 업종·연령별 구성이다. 회복의 크기뿐 아니라 폭과 지속성을 확인해야 한다.발표를 어떻게 읽어야 하나, 이번 발표는 하나의 사건을 알리는 데 그치지 않고 정책과 현장의 변화를 살펴볼 기준점을 제공한다. 공식 수치는 발표기관이 정한 조사범위와 기준시점 안에서 해석해야 한다. 전년 대비와 전월 대비, 계획과 집행, 참석과 성과를 섞어 쓰면 시민들이 실제 변화를 잘못 판단할 수 있다. 시민들이 가장 먼저 알고 싶은 것은 발표가 자신의 일상과 비용, 안전, 이동, 일자리와 지역에 어떤 변화를 만드는가이다. 정책 이름과 행사 규모보다 대상·시기·절차·예외·문의처를 확인해야 실제 활용이 가능하다. 직접 신청이나 행동이 필요한 사안은 공식 누리집의 최신 안내를 다시 확인해야 하며, 보도자료 공개 뒤 세부 지침이 수정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성과를 판단할 기준으로, 투입 예산과 참여기관 수는 시작을 보여줄 뿐 결과를 증명하지 않는다. 성과는 약속한 목표가 언제 누구에게 얼마나 도달했는지, 지역과 계층별 격차는 줄었는지, 부작용과 민원은 어떻게 처리했는지로 판단해야 한다. 기관은 긍정적 사례뿐 아니라 미달 지표와 개선 일정도 함께 공개해야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공식 발표 이후 원자료와 산출근거, 사업 일정, 담당부서와 후속 보고서를 찾을 수 있어야 한다. 사진 중심 홍보보다 시민이 검증할 수 있는 표와 데이터가 중요하다. 개인정보·영업비밀·안보상 제한이 필요한 경우에도 비공개 범위와 이유를 설명하고, 공개 가능한 집계자료는 정기적으로 갱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형평성과 지역 격차를 고려하면, 전국 단위 평균은 지역·연령·소득·기업규모별 격차를 가릴 수 있다. 접근성이 낮은 사람, 디지털 이용이 어려운 사람, 비용 상승을 감당하기 힘든 가계와 소규모 사업자에게 어떤 보완책이 있는지 따져야 한다. 같은 정책이라도 수도권과 비수도권, 대도시와 농어촌에서 이용조건과 체감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기자가 살펴 볼 때 이 사안의 가치는 발표 당일의 관심도보다 후속 집행에서 결정된다. 담당기관의 설명을 그대로 옮기는 데 그치지 않고 반대 자료와 현장 목소리, 이전 사업의 성과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특히 계획을 성과처럼 표현하지 않고, 전망에는 전제조건을 붙이며, 확인되지 않은 인과관계는 가능성으로만 제시하는 것이 시민들에게 필요한 최소한의 정확성일 것이다.
  • 일본·아세안, 탄소중립과 경제성장 함께 푸는 ‘CAMPUR’ 추진

    일본·아세안, 탄소중립과 경제성장 함께 푸는 ‘CAMPUR’ 추진

    세계
    2026-09-14 07:27:08 정이든 청년기자
    일본과 아세안 국가들이 탄소중립 정책을 경제·사회 문제 해결과 연결하기 위한 공동 협력에 나섰다.일본 환경성은 2026년 8월 31일, 일본과 아세안 회원국이 참여한 ‘제2차 전 지구적 이행점검을 위한 일본·아세안 협력회의’를 8월 27일부터 이틀 동안 도쿄에서 개최했다고 발표했다. ▲ "도쿄 회의 2차 글로벌 재고 조사 협력 회의" 일본 환경성과 아세안 회원국 관계자들(출처=일본 환경성 공식 발표 사진) 이번 회의에는 일본을 비롯해 브루나이·캄보디아·인도네시아·라오스·말레이시아·필리핀·싱가포르·태국·베트남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아세안 사무국과 아세안에너지센터, 동아시아·아세안경제연구센터, 일본 국립환경연구소 등 국제기구와 연구기관도 함께했다.참가국들은 탄소중립과 지역의 경제·사회적 과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한 협력사업의 명칭을 ‘CAMPUR’로 정했다. CAMPUR는 ‘지역협력을 통한 공동번영을 위한 기후행동(Climate Action for Mutual Prosperity Under Regional cooperation)’을 뜻한다.이번 협력이 주목되는 이유는 탄소 감축을 단순한 환경 규제로만 보지 않고 에너지 전환과 산업 경쟁력, 지역경제, 시민 생활을 함께 고려하는 정책으로 접근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 발전 단계와 에너지 구조가 서로 다른 아세안 국가들이 동일한 감축 방식을 따르기 어려운 만큼, 각국의 현실에 맞는 전환 사례를 공유하는 것이 핵심 과제로 꼽힌다.일본과 아세안은 회의에서 각국의 우수 정책 사례를 공유하고 공동 중간보고서의 구성도 논의했다. 이 보고서는 2026년 11월 열리는 제3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1)에 제출될 예정이다.다만 공동사업이 선언적인 협력에 머물지 않으려면 국가별 온실가스 감축 목표와 재원, 추진 일정, 성과 평가 방법을 구체적으로 공개해야 한다.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은 일부 국가의 에너지 전환을 지원할 금융·기술 협력 역시 CAMPUR의 실효성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이번 움직임은 아시아의 탄소중립이 개별 국가만의 노력으로 해결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전력망과 산업 공급망, 금융시장이 국경을 넘어 연결돼 있는 만큼 탄소 감축 역시 지역 단위의 공동 전략과 책임 있는 이행 체계가 필요하다.
  • [ESG 카드뉴스] 9월 14일, 오늘의 환경 타로 … ‘은둔자(The Hermit)’

    [ESG 카드뉴스] 9월 14일, 오늘의 환경 타로 … ‘은둔자(The Hermit)’

    사회
    2026-09-14 07:27:02 정이든 청년기자
    9월 14일 월요일, 오늘의 환경 타로는 ‘은둔자(The Hermit)’입니다.어두운 산길에 홀로 선 은둔자는 작은 등불 하나를 들고 있습니다. 세상 전체를 환하게 밝히려는 빛이 아니라, 자신이 걸어갈 길만 조용히 비추는 절제된 빛입니다.오늘의 은둔자는 ‘필요한 만큼만 밝히는 지혜’를 뜻합니다.사용하지 않는 방의 조명을 끄고, 낮에는 자연광을 활용해 보세요. 상점과 사무실, 가정에서 밤늦도록 켜진 불필요한 조명을 줄이는 것도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중요한 기후행동입니다.전기를 생산하는 과정에서는 여전히 많은 온실가스가 발생합니다. 우리가 무심코 켜둔 작은 전등 하나를 끄는 행동은 전력 소비를 줄이고 탄소 배출을 낮추는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빛이 많다고 언제나 삶이 더 환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꼭 필요한 곳에 필요한 만큼의 빛을 사용하는 절제가 지구의 밤을 지키고, 별빛과 생태계의 리듬을 되돌려 줍니다.오늘 밤, 잠시 주변을 둘러보세요. 아무도 머물지 않는 공간에서 홀로 빛나고 있는 전등은 없는지 살펴보고 조용히 스위치를 내려보는 것은 어떨까요.은둔자의 작은 등불처럼, 우리의 작은 실천도 내일의 지구를 밝히는 빛이 될 수 있습니다.※ 이 카드뉴스는 ESG 캠페인의 하나로, 지구환경 보전과 시민들의 일상적인 실천을 연결하기 위해 타로카드의 대표적인 상징을 환경 메시지로 재해석했습니다.[ESG CARD NEWS] September 14, Today’s Environmental Tarot: “The Hermit”- The Wisdom of Using Only the Light We NeedOn Monday, September 14, today’s environmental tarot card is “The Hermit.”Standing alone on a dark mountain path, the Hermit holds a small lantern. Its restrained glow does not attempt to illuminate the entire world. It quietly reveals only the path immediately ahead.Today, the Hermit represents “the wisdom of using only the light we need.”Turn off the lights in empty rooms and make greater use of natural daylight. Reducing unnecessary lighting left on late at night in homes, offices and commercial buildings is another meaningful climate action we can practise in our daily lives.Electricity generation still produces significant greenhouse gas emissions. Switching off even one light that has been left on unnecessarily can help reduce electricity consumption and become a small but meaningful step towards lowering carbon emissions.More light does not always make life brighter. Using light only where and when it is needed protects the darkness of night and helps restore the natural rhythms of wildlife and the starry sky.Take a moment to look around tonight. Is a light shining in an empty space? If so, quietly switch it off.Like the Hermit’s small lantern, each modest action we take can become a light that brightens the Earth’s tomorrow.※ This card news is part of an ESG campaign that reinterprets the traditional symbolism of tarot cards through environmental messages, connecting global environmental protection with practical actions in everyday life.
  • 동물이 보내온 지구촌 인류에 대한 경고 ... 탄소중립의 숨은 조력자, '고래'

    동물이 보내온 지구촌 인류에 대한 경고 ... 탄소중립의 숨은 조력자, '고래'

    세계
    2026-09-14 07:26:40 안영준
    [데일리환경=안영준기자 dailyt@naver.com] 고래는 거대한 몸에 탄소를 저장하고 바다 곳곳으로 영양분을 운반한다. 죽은 뒤 심해로 가라앉은 사체는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며 일부 탄소를 오랫동안 깊은 바다에 남긴다. 그러나 고래를 ‘움직이는 탄소배출권’으로 환산하려는 순간 과학적 불확실성과 윤리적 문제가 시작된다. ▲ 푸른 바다를 가르는 혹등고래와 화물선(이미지출처=독자 이해를 위해 ChatGPT 생성) 고래의 몸은 어떻게 탄소 저장고가 되나대왕고래와 참고래, 혹등고래 같은 대형고래는 수십 년에서 100년 가까이 살며 거대한 몸을 만든다. 고래가 크릴과 물고기 등 먹이를 먹고 성장하는 동안 먹이에 포함된 탄소 일부가 지방과 근육, 뼈 등 몸속에 축적된다.이 탄소는 고래가 살아 있는 동안 하나의 ‘생물 탄소 저장고’에 머문다. 나무가 광합성으로 탄소를 몸에 저장하듯 고래도 먹이망을 통해 전달받은 탄소를 몸속에 보관하는 것이다.다만 나무와 고래의 탄소 저장 방식에는 중요한 차이가 있다. 나무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직접 흡수하지만 고래는 이미 식물플랑크톤이 광합성으로 흡수해 해양 먹이망으로 전달한 탄소를 먹이를 통해 얻는다. 따라서 고래 몸에 들어 있는 모든 탄소를 고래가 대기에서 새로 제거한 양으로 계산해서는 안 된다.고래가 살아 있는 동안 몸집이 커져 증가한 탄소량과, 고래 보호 때문에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추가로 줄어든 양도 구분해야 한다. 이를 혼동하면 고래의 기후 효과를 실제보다 크게 평가할 수 있다.‘고래 한 마리 33톤’은 확정된 보편값이 아니다고래와 탄소의 관계를 소개할 때 가장 많이 등장하는 문구가 “대형고래 한 마리가 평균 33톤의 이산화탄소를 저장하며 이는 나무 3만 그루와 같다”는 주장이다.이 수치는 2019년 국제통화기금(IMF) 발간물에 소개되면서 널리 확산됐다. 국제포경위원회(IWC)도 2022년 고래의 생태계 가치를 논의한 워크숍에서 이 추정치와 고래 한 마리의 경제적 가치를 약 200만달러로 계산한 사례를 소개했다. 그러나 모든 고래가 33톤의 이산화탄소를 똑같이 저장하는 것은 아니다. 대왕고래와 향유고래, 밍크고래는 몸집과 수명, 먹이, 이동경로가 크게 다르다. 어린 고래와 성체의 몸속 탄소량도 다르며, 죽은 고래가 해안으로 떠밀려오는지 심해로 가라앉는지에 따라 장기 저장 효과가 달라진다.‘33톤’이 탄소 원소의 무게인지 이산화탄소 환산량인지도 자료를 인용할 때 명확히 해야 한다. 탄소 1톤은 분자량을 적용하면 약 3.67톤의 이산화탄소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단위를 혼동하면 수치가 3배 이상 달라질 수 있다.나무와의 비교도 조심해야 한다. 나무의 탄소흡수량은 수종과 나이, 기후, 토양, 계산기간에 따라 달라진다. 고래가 평생 저장한 양을 나무의 1년 흡수량과 비교하면 ‘몇만 그루’라는 큰 숫자를 만들 수 있지만, 같은 기간과 조건을 적용한 비교라고 보기는 어렵다.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고래가 몸과 영양순환을 통해 탄소 저장에 기여한다고 설명하면서 평균 33톤의 이산화탄소 환산치를 소개한다. 동시에 실제 기후 효과를 계산하려면 고래의 종과 개체군, 사체의 이동, 해양 먹이망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배설물이 바다를 비옥하게 만드는 ‘고래 펌프’고래의 탄소 효과는 거대한 몸에만 있지 않다. 고래는 깊은 바다에서 먹이를 먹고 수면으로 올라와 호흡하고 배설한다. 이 과정에서 깊은 바다나 먹이터의 영양분을 햇빛이 드는 표층으로 옮긴다.고래의 배설물에는 질소와 인, 철 등 식물플랑크톤 성장에 필요한 영양분이 들어 있다. 특히 남극해처럼 철분이 부족해 식물플랑크톤의 성장이 제한되는 해역에서는 고래가 운반한 철이 해양 생산성에 도움을 줄 수 있다.식물플랑크톤은 햇빛을 이용해 광합성하면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 이들이 동물플랑크톤과 크릴의 먹이가 되고 다시 물고기와 고래에게 전달되면 거대한 해양 먹이망이 유지된다. 고래가 영양분을 표층으로 되돌리고 식물플랑크톤의 생산을 돕는 순환을 ‘고래 펌프’라고 부른다.고래는 장거리 이동을 통해 영양분을 수평으로도 옮긴다. 고위도 먹이터에서 먹이를 섭취한 뒤 저위도 번식지로 이동해 배설하고 새끼를 낳으면서 영양분을 다른 해역으로 운반한다. 이를 ‘고래 컨베이어 벨트’라고 표현하기도 한다.이러한 기능은 고래를 단순한 먹이사슬의 최상위 소비자가 아니라 바다의 영양분 분포를 바꾸는 ‘생태계 공학자’로 보게 한다.식물플랑크톤이 늘었다고 모두 탄소가 저장되는 것은 아니다고래 배설물이 식물플랑크톤의 성장을 돕는 현상은 관측과 실험을 통해 확인되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서 곧바로 “고래가 늘면 식물플랑크톤이 늘고, 그만큼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영구 제거된다”는 결론으로 넘어가서는 안 된다.식물플랑크톤이 흡수한 탄소 대부분은 표층의 먹이망에서 소비되거나 미생물에 의해 분해돼 다시 이산화탄소 형태로 물과 대기에 돌아갈 수 있다. 장기간 저장되려면 식물플랑크톤의 사체와 배설물, 유기물 입자 일부가 수백∼수천m 아래로 가라앉아야 한다. 이를 해양의 ‘생물학적 탄소펌프’라고 한다.고래 때문에 식물플랑크톤이 얼마나 추가로 성장했는지, 그중 얼마가 원래 다른 생물이 이용했을 영양분인지, 늘어난 탄소 가운데 얼마가 깊은 바다까지 가라앉았는지를 구분하기는 어렵다.해역마다 부족한 영양소도 다르다. 질소가 부족한 바다에 철만 공급되거나, 빛과 수온 등 다른 조건이 맞지 않으면 기대만큼 생산성이 증가하지 않을 수 있다. 식물플랑크톤의 종류와 먹이망 구조에 따라서도 심해로 내려가는 탄소의 비율이 달라진다.2023년 국제학술지 "프런티어스 인 마린 사이언스"에 발표된 검토 연구는 고래가 몸체 저장과 고래 펌프, 장거리 영양분 이동, 고래 낙하 등 다양한 경로로 해양 탄소순환에 기여한다고 정리했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이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얼마나 추가로 제거하는지 정량화하려면 더 많은 현장 자료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죽은 고래 한 마리가 심해의 생태계가 된다고래가 죽으면 사체는 해안으로 밀려오거나 다른 동물에게 먹히기도 하지만, 일부는 깊은 바다로 가라앉는다. 이를 ‘고래 낙하’ 또는 ‘웨일 폴’이라고 한다.심해 바닥에 도착한 고래 사체는 먹이가 부족한 심해생물에게 거대한 영양 공급원이 된다. 상어와 먹장어 같은 동물이 연조직을 먹고, 작은 갑각류와 갯지렁이, 미생물이 남은 유기물을 분해한다. 이후 뼈에 저장된 지방과 화학물질을 이용하는 미생물과 특수 생물 군집이 형성된다.하나의 고래 사체는 수십 년 동안 여러 단계의 생태계를 유지할 수 있다. 고래가 심해 생물다양성을 이어주는 ‘생태계의 섬’ 역할을 하는 셈이다.사체가 충분히 깊은 바다로 내려가면 몸에 포함된 탄소 일부도 표층 대기와 빠르게 교환되지 않는 공간에 머문다. 저장기간은 수백 년 이상이 될 수 있지만, 모든 탄소가 영구히 고정되는 것은 아니다. 분해 과정에서 일부는 이산화탄소나 메탄 등으로 바뀌고, 해류와 해양순환을 따라 언젠가 표층으로 돌아올 수 있다.2010년 "플로스 원" 연구는 상업포경 이전 수준으로 대형고래 개체군이 회복될 경우 고래 낙하를 통해 매년 약 16만 톤의 탄소가 추가로 심해에 전달될 가능성을 추정했다. 이 양을 이산화탄소로 환산하면 약 59만 톤이다. 의미 있는 생태계 효과지만 전 세계 화석연료 배출량과 비교하면 매우 작은 규모다. 고래가 돌아오면 탄소 기능도 회복된다산업적 포경은 19∼20세기 대형고래 개체군을 급감시켰다. 고래가 줄면서 몸에 저장되는 탄소뿐 아니라 배설물로 이동하는 영양분과 고래 낙하의 빈도도 함께 감소했다.2022년 영국 왕립학회보에 발표된 연구는 남반구의 주요 수염고래 5종이 상업적 포경 이전 개체 수를 유지했을 경우, 몸체 성장과 고래 낙하를 통해 연간 약 40만 톤의 탄소를 저장·심해 수송했을 가능성을 추정했다. 남반구 수염고래 탄소 기능 연구 고래 개체군 복원이 잃어버린 탄소 기능을 일부 회복할 수 있다고 봤다. 그러나 고래 복원은 속도가 느리다. 대형고래는 임신기간이 길고 한 번에 주로 한 마리의 새끼를 낳는다. 일부 개체군은 포경 중단 뒤 회복하고 있지만, 북대서양참고래처럼 충돌과 혼획, 먹이환경 변화로 심각한 위험에 놓인 종도 있다.고래를 보호하면 탄소뿐 아니라 영양순환, 생물다양성, 관광, 문화 등 여러 편익이 함께 발생한다. 탄소량만으로 고래의 가치를 설명할 필요가 없는 이유다.배보다 느린 고래 … 선박 충돌의 위험대형 선박의 항로와 고래의 이동·먹이터가 겹치면 충돌 위험이 커진다. 고래는 수면에서 호흡하고 쉬며 새끼를 돌본다. 선박이 빠른 속도로 접근하면 발견하거나 피할 시간이 부족할 수 있다.충돌은 몸에 깊은 상처와 골절, 내부 장기 손상을 일으킨다. 대형 선박은 고래와 충돌한 사실을 알지 못한 채 항해를 계속하기도 해 실제 피해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주요 서식지에서 선박 속도를 낮추면 충돌 확률과 치명률을 함께 줄일 수 있다. 고래의 실시간 위치와 계절별 이동을 반영해 항로를 조정하고, 선박과 항만에 탐지·경보 체계를 구축하는 방법도 필요하다.북대서양참고래의 장기적인 비정상 폐사 사례에서 확인된 대표적 인위적 사망 원인은 어구 얽힘과 선박 충돌이다. 보이지 않는 그물과 들리지 않는 길고래는 어망과 통발을 연결하는 밧줄에 걸리기도 한다. 몸에 감긴 줄을 끌고 수개월간 이동하면 에너지가 고갈되고, 줄이 피부와 지방층을 파고들어 감염과 장애를 일으킨다. 수면으로 올라오지 못하면 익사할 수도 있다.고래가 자주 출현하는 시기와 해역에서 어구 사용을 조정하고, 수면에서 해저 통발까지 이어지는 고정 밧줄을 줄인 ‘무부표·무로프 어구’를 개발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분실 어구의 신고와 회수, 어구 표시제도 함께 필요하다.수중소음은 눈에 보이지 않는 또 다른 장벽이다. 고래는 소리를 이용해 무리와 소통하고 짝을 찾으며 이동하고 먹이를 탐색한다. 선박 엔진과 프로펠러, 해양 공사, 군사 소나, 자원탐사에서 발생하는 소음은 중요한 신호를 가리거나 행동과 이동경로를 바꿀 수 있다.일부 강한 소음은 청각 손상이나 급격한 회피행동을 일으킬 위험도 있다. 선박 속도 저감과 저소음 프로펠러, 공사 시기 조정, 핵심 서식지의 소음 기준 마련은 고래 보호와 해양환경 관리의 중요한 부분이다.고래를 탄소시장에 넣을 수 있을까고래 보호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고래 탄소’를 탄소배출권으로 만들자는 주장이 나온다. 기업이나 국가가 고래 보호사업에 투자하고, 그 결과 늘어난 탄소 저장량을 배출권으로 인정받는 방식이다.아이디어는 매력적이지만 실제 제도화에는 여러 난제가 있다.첫째는 측정 문제다. 개별 고래의 몸속 탄소는 몸길이와 체중을 통해 추정할 수 있지만, 바다에서 모든 개체의 성장과 사망 원인을 확인하기는 어렵다. 배설물이 늘린 식물플랑크톤과 심해로 내려간 탄소를 사업별로 정확히 측정하는 일은 더욱 어렵다.둘째는 추가성이다. 탄소배출권 수입이 없었다면 시행되지 않았을 보호조치로 고래가 추가로 늘었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 이미 법으로 보호받는 고래나 자연적으로 회복 중인 개체군을 배출권 사업의 성과로 계산하면 실제보다 많은 크레디트가 만들어질 수 있다.셋째는 영속성이다. 보호한 고래가 선박 충돌과 혼획으로 일찍 죽거나 사체가 해변으로 떠밀려오면 예상한 탄소 저장기간이 달라진다. 해양열파와 먹이 감소로 개체군이 다시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넷째는 이중계산이다. 여러 국가의 바다를 이동하는 고래의 탄소 효과를 어느 국가와 사업자가 소유할 것인지, 동일한 고래를 여러 보호사업이 중복해 계산하지 않았는지 확인하기 어렵다.고품질 탄소배출권에는 실질적인 감축·제거, 정확한 측정, 추가성, 영속성, 이중계산 방지 등이 요구된다. 현재의 고래 탄소 연구는 생태적 중요성을 설명하는 데는 유용하지만, 대규모 거래가 가능한 정밀한 탄소배출권을 발행하기에는 불확실성이 크다.고래 보호가 화석연료 배출의 면죄부가 돼서는 안 된다고래 개체군을 회복시키는 일은 생물다양성과 해양 생태계, 탄소순환에 모두 도움이 된다. 그러나 고래가 흡수하거나 심해로 보내는 탄소량은 인류가 석탄과 석유, 가스를 태워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를 상쇄할 수준이 아니다.고래 탄소의 가치를 과장하면 기업이 직접 배출을 줄이는 대신 고래 보호사업에 비용을 지불하고 ‘탄소중립’을 주장할 위험이 있다. 측정하기 어려운 미래의 흡수량을 현재의 확실한 화석연료 배출과 맞바꾸면 대기 중 이산화탄소는 실제로 증가할 수 있다.고래 보호는 배출 감축의 대체재가 아니라 별도의 필수 과제여야 한다. 화석연료 사용과 산업 공정의 배출을 먼저 빠르게 줄이고, 동시에 선박 충돌과 혼획, 소음, 오염으로부터 고래를 보호해야 한다.탄소가격을 활용하더라도 판매 가능한 상쇄배출권보다 해양보전기금이나 생물다양성 재원으로 설계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탄소량을 과도하게 약속하지 않으면서 고래 보호의 다양한 공익적 가치를 지원하는 방식이다.고래가 보내는 경고는 ‘숫자 밖의 자연’을 보라는 것고래는 몸속에 탄소를 저장하고 영양분을 이동시키며, 죽은 뒤에도 심해 생물에게 삶의 터전을 제공한다. 한 마리의 거대한 동물이 표층의 식물플랑크톤부터 심해의 미생물까지 연결한다.이 사실은 고래를 보호해야 할 새로운 이유를 제공한다. 동시에 자연을 탄소 몇 톤과 화폐가치로만 평가하려는 접근의 한계도 보여준다.고래 한 마리를 나무 몇만 그루로 바꾸어 계산하면 이해하기는 쉽다. 그러나 그 숫자만 강조하면 해역마다 다른 생태계와 불확실한 탄소 흐름, 고래 자체의 생명과 문화적 가치는 사라진다.고래는 인류의 탄소배출을 대신 처리해주는 거대한 정화장치가 아니다. 고래가 건강하게 살아가는 바다는 먹이망과 영양순환, 생물학적 탄소펌프가 함께 작동하는 바다다. 고래가 보내는 경고는 자연을 새로운 배출권으로 상품화하기 전에, 탄소를 내뿜는 인간 사회의 구조부터 바꾸라는 요구에 가깝다.
  • 북위 80도 넘어선다 … 차세대 쇄빙연구선, 2030년 북극 투입

    북위 80도 넘어선다 … 차세대 쇄빙연구선, 2030년 북극 투입

    보도자료
    2026-09-14 07:26:17 안영준
    [데일리환경=안영준기자 dailyt@naver.com] 해양수산부는 11일 경남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서 차세대 쇄빙연구선 착공식을 열었다. 새 연구선은 2009년 취항한 아라온호에 이은 두 번째 쇄빙연구선으로, 아라온호보다 쇄빙능력이 약 50% 향상된다.  ▲ 출처=해양수산부 2029년 완공과 시험항해를 거쳐 2030년부터 북극 연구에 투입된다. LNG와 저유황유를 함께 쓰는 이중연료체계와 탈부착형 모듈 연구시설을 갖춘다. ▲ 출처=해양수산부 지금 이런 조치가 필요한 이유는 아라온호 한 척이 남극과 북극을 오가면서 이동시간이 길고 현장 연구기간이 부족했다. 특히 북위 80도 이상 고위도 북극해 접근에 제한이 있어 해빙, 어족자원, 해저지질과 기후변화를 장기간 관측할 새 플랫폼이 필요했다.새 연구선은 강한 쇄빙능력으로 다년빙 해역 접근성을 높이고, 연구목적에 따라 장비를 바꾸는 모듈형 시설로 활용도를 높인다. 북극항로의 해빙상태와 안전운항 자료, 수산자원과 해저지질 등 다양한 관측을 한 선박에서 수행한다.아라온호가 남극, 새 연구선이 북극을 전담하면 남·북극 연구항해 일수는 연 약 85일에서 약 270일로 세 배 이상 늘어난다. 이는 기후예측, 해수면 변화, 생태계와 자원 조사, 조선·기자재 기술 축적에 도움이 될 수 있다.북극 연구 확대가 곧 환경보전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선박 운항 자체의 배출과 소음, 외래생물·오염 위험을 줄여야 하고, 북극항로와 자원개발을 위한 자료가 생태계 압력 증가로 연결되지 않도록 연구윤리와 공개 원칙이 필요하다.연구기관은 관측자료의 공개 시기와 형식, 국제공동연구 참여기준을 명확히 해야 한다. 조선업계는 이중연료체계의 실제 배출량과 메탄슬립, 기자재 국산화율을 검증하고, 정부는 건조비뿐 아니라 장기 운영·정비비도 투명하게 관리해야 한다.앞으로 2029년 완공, 시험항해, 2030년 정식 취항까지 설계변경과 공정·안전·예산 관리가 이어진다. 쇄빙성능, 연료효율, 연구장비 검증, 국제협력 과제 수, 공개 데이터 활용도와 환경관리 실적을 단계별로 확인이 필요하다.
  • 김위상, 용산기지 인근 지하수서 벤젠 기준치 335배…주택공급보다 ‘오염 정화’가 먼저

    김위상, 용산기지 인근 지하수서 벤젠 기준치 335배…주택공급보다 ‘오염 정화’가 먼저

    정치
    2026-09-13 16:44:53 이정윤
    [데일리환경= 안상석기자] 정부가 주택공급 후보지로 검토해 온 용산 미군기지 인근 지하수에서 1급 발암물질인 벤젠이 기준치의 최대 335배를 넘는 수준으로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는 같은   관측정에서 기준치의 1,234배를 넘는 벤젠이 검출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용산기지 개발에 앞서 오염 실태 파악과 정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특히 용산기지 주변에서는 2000년대부터 오염 조사와 정화 작업이 이어져 왔음에도 최근까지 고농도의 벤젠이 확인되고 있다는 점에서 단순한 개발 일정의 문제가 아니라 시민 건강과 직결된 환경안전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김위상 의원(사진)이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용산 미군기지 주변 유해물질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4월 지하철 6호선 녹사평역 주변 지하수 조사 지점 8곳에서 벤젠이 검출됐다.이 가운데 한 관측정에서는 벤젠이 5.033mg/L 검출돼 지하수 수질기준(생활용수) 0.015mg/L의 약 335배에 달했다.더욱 우려되는 것은 지난해 조사 결과다. 지난해 11월 같은 관측정에서는 벤젠 농도가 18.515mg/L까지 올라 기준치의 약 1,234배를 기록했다.벤젠은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사람에게 발암성이 있는 물질인 ‘그룹 1’로 분류하고 있는 물질이다.조사 대상인 톨루엔과 에틸벤젠, 크실렌 등도 일부 지점에서 검출됐지만 기준치를 초과하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20년 넘게 이어진 오염 논란…왜 아직 고농도 벤젠 나오나이번 조사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단순히 ‘335배’라는 숫자만이 아니다. 지난해 같은 관측정에서 1,234배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기준치를 크게 초과한 벤젠이 확인됐다는 점이다.오염농도가 지난해보다 낮아졌다고 해서 해당 지역의 오염 문제가 해결됐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하수 오염은 지하수의 흐름과 강우량, 계절, 오염원의 위치 등에 따라 측정 지점별 농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따라서 특정 시점의 농도 증감만으로 정화 성과를 평가하기보다 장기간의 농도 변화와 오염물질 이동 경로를 함께 분석할 필요가 있다.특히 외부 관측정에서 고농도 벤젠이 반복적으로 확인되고 있는 만큼 오염원이 어디에 있는지, 지하수를 따라 어느 범위까지 이동하고 있는지에 대한 정밀조사가 중요해졌다.환경전문가 “주택 짓기 전 오염원과 확산경로 확인이 우선”환경전문가들은 용산기지와 같은 대규모 오염 우려 지역을 주거지역으로 활용하려면 일반적인 개발사업보다 훨씬 엄격한 사전조사와 위해성 검증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한 환경·토양오염 전문가는 “벤젠이 기준치를 수백 배 초과해 반복적으로 검출됐다면 단순히 해당 관측정의 수치만 볼 것이 아니라 오염원의 위치와 지하수 흐름, 토양오염 정도, 주변으로의 확산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어 “특히 주택은 시민들이 장기간 생활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개발 이후 문제가 발견되는 방식이어서는 안 된다”며 “정화가 완료됐다는 행정적 판단뿐 아니라 실제 주거환경에서 인체 위해성이 충분히 낮아졌는지를 확인하는 검증 절차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전문가들은 기지 내부 오염 실태를 충분히 확인하지 못한 상태에서 주변 측정 결과만으로 전체 오염 규모를 단정하는 것 역시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현재 공개된 자료만으로 ‘기지 내부가 주변보다 더 심각하다’고 단정하기보다는 기지 내부와 경계부, 주변 지역을 연계한 토양·지하수 조사자료를 확보해 실제 오염범위를 과학적으로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용산공원 주택공급 논의…개발 가능 면적보다 ‘안전한 땅인가’ 먼저 따져야녹사평역은 정부가 용산공원 내 주택공급 대상지로 검토해 온 장교숙소 등과 가까운 지역이다.국토교통부는 그동안 용산공원 가운데 녹지 기능이 훼손된 부지 등을 활용한 공공주택 공급 가능성을 검토해 왔다.하지만 주택공급 논의에 앞서 해당 지역이 실제 주거용지로 사용해도 안전한 수준인지 확인하는 절차가 우선돼야 한다.특히 토양과 지하수 오염은 아파트 건설 과정에서 토지를 굴착하거나 지하공간을 개발할 경우 새로운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까지 고려해야 한다. 정화 범위와 비용, 정화에 필요한 기간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공급 물량과 개발 일정부터 제시할 경우 향후 사업비 증가나 사업 지연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김위상 의원은 “용산기지 주변에서도 다량의 오염물질이 지속 검출되는 만큼 내부 오염은 더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택지나 공원을 조성하기에 앞서 오염물질 정화부터 확실히 처리하는 것이 순서일 것”이라고 말했다.  용산의 질문은 ‘몇 가구 짓나’가 아니라 ‘사람이 살아도 안전한가’다서울 도심 한복판의 대규모 부지를 활용해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정책적 필요성은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주택공급의 시급성이 환경안전 검증보다 앞설 수는 없다.지난해 기준치의 1,234배, 올해 335배라는 벤젠 검출 결과는 가볍게 넘길 숫자가 아니다. 더욱이 장기간 오염 문제가 제기돼 온 지역에서 최근까지 기준치를 크게 초과한 벤젠이 확인됐다면 정부와 서울시는 개발계획에 앞서 오염의 원인과 범위, 정화 가능성을 시민에게 투명하게 설명해야 한다.무엇보다 현재 공개된 주변 조사 결과만으로 용산기지 전체의 안전성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 반대로 확인되지 않은 내부 오염도를 추정해 위험을 과장해서도 안 된다.필요한 것은 정확한 자료다.기지 내부와 외부의 토양·지하수 오염 현황을 최대한 공개하고, 오염원이 어디에 있는지, 지하수를 따라 어디까지 이동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얼마 동안 정화해야 하는지를 과학적으로 검증해야 한다.주택공급 정책도 이 결과 위에서 논의돼야 한다. 정화 기간과 비용을 제대로 산정하지 않은 채 공급 규모와 개발 일정부터 결정한다면 결국 사업 지연과 추가 비용은 국민 부담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있다.용산기지는 서울에 마지막으로 남은 대규모 국가 공간 가운데 하나다. 그래서 더욱 서두를 이유가 없다.정부가 먼저 답해야 할 질문은 ‘용산에 몇 가구를 공급할 수 있는가’가 아니라 ‘이 땅이 시민과 아이들이 수십 년 동안 살아도 안전한가’​다. 오염 정화와 안전성 검증 없이 주택공급 숫자부터 앞세운다면 용산 개발은 주거정책이 아니라 또 다른 환경 갈등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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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환경 기술]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 연구진 ... 물속 미세플라스틱 99% 자석으로 걷어낸다

    세계
    2026-09-13 08:34:25 유승철
    [데일리환경=유승철 기자] 세계 환경 기술은 '지구촌 기후위기 시대'를 맞아 탄소중립 실천과 환경오염에 대응하기 위해 세계 각국에서 개발되는 혁신 기술과 연구를 소개하는 기획 연재입니다. 기술의 원리와 환경적 가치를 짚어보고, 국내 도입 가능성과 해결해야 할 과제를 함께 살펴봄으로써 미래의 청정한 자연환경을 보전할 실질적인 해법을 모색합니다. ▲ 물속 미세·나노플라스틱을 철 기반 자기 사슬로 포획한 뒤, 촉매 열분해를 거쳐 염화철과 수소 생산용 철·탄소 나노복합체로 전환하는 과정(이미지출처=Chen et al., Nature Communications(2026), CC BY 4.0)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작은 플라스틱 입자를 자석으로 걷어내고, 수거한 플라스틱을 수소 생산에 활용할 수 있는 촉매로 전환하는 자원순환 기술이 개발됐다.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학교(UNSW)와 로열멜버른공과대학교(RMIT), 시드니공과대학교(UTS) 등이 참여한 국제 연구진은 물속 미세·나노플라스틱을 99% 이상 제거하면서 회수된 폐기물까지 유용한 자원으로 전환하는 ‘동적 자기 포획–촉매 열분해(DynMagCap–CatPyr)’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이번 연구는 2026년 8월 6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공개됐으며, 9월 3일 최종 기록본이 게재됐다. 연구는 호주연구위원회(ARC)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물속에서 스스로 만들어지는 ‘자기 사슬’현재 미세플라스틱 제거에는 흡착, 응집, 부상분리, 막여과, 자기분리 등의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플라스틱의 크기와 종류가 다양하고 물의 산도나 염분, 유기물 등 수질 조건에 따라 제거 성능이 크게 달라지는 문제가 있다.기존 자기분리 기술은 미리 제작한 자성 입자를 물에 넣어 플라스틱과 결합시키는 방식이다. 자성 입자 제조 과정이 복잡하고, 물속 미세플라스틱과 충분히 접촉하지 못하면 제거 효율이 낮아질 수 있다.연구진이 개발한 ‘동적 자기 포획’ 기술은 물속 미세플라스틱 표면에 철 이온(Fe³⁺)을 먼저 흡착시킨 뒤 수소화붕소칼륨(KBH₄)을 투입한다. 이 과정에서 철 기반의 미세한 자기 사슬과 기포가 현장에서 생성돼 플라스틱 입자들을 감싸고 서로 연결한다.이렇게 자성을 갖게 된 플라스틱 응집체에 외부 자기장을 가하면 입자들이 자석 방향으로 이동하면서 물에서 분리된다. 별도로 제작한 자성 나노입자를 투입하는 대신, 오염수 안에서 자성 구조가 직접 만들어지는 것이 특징이다.PVC부터 폴리스티렌까지 99% 이상 제거연구진은 폴리염화비닐(PVC), 폴리스티렌(PS), 폴리메틸메타크릴레이트(PMMA), 열가소성 폴리우레탄(TPU) 등 성질이 서로 다른 플라스틱을 대상으로 실험했다.그 결과 초기 산도 pH 3∼11의 넓은 조건에서 99% 이상의 미세·나노플라스틱 제거율을 기록했다. 수돗물뿐 아니라 생활하수와 바닷물에서도 안정적인 제거 성능이 확인됐다.실험실 규모의 연속처리 장치는 시간당 4.5리터의 물을 처리했다. 미세플라스틱 농도가 리터당 1그램인 조건에서는 시간당 약 4.5그램을 제거했다.연구진은 처리 용량을 시간당 1㎥ 수준으로 확대하려면 철 이온이 플라스틱 표면에 흡착되는 시간을 확보하기 위한 약 1㎥ 규모의 전처리 공간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했다. 따라서 이번 결과는 상용 설비가 완성됐다는 의미라기보다, 연속처리와 규모 확대 가능성을 실험적으로 확인한 단계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걷어낸 플라스틱, 다시 폐기하지 않는다이번 연구에서 주목할 대목은 플라스틱을 물에서 제거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는 점이다.자석으로 회수된 플라스틱과 철 성분의 혼합물을 2단계 촉매 열분해하면 PVC에 포함된 염소는 염화철(FeCl₂) 형태로 고정된다. PVC를 바로 태울 때 발생할 수 있는 염소계 유해가스의 배출 가능성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남은 플라스틱의 탄소와 철 성분은 고온 처리 과정에서 철·탄소(Fe/C) 나노복합체로 전환된다. 연구진은 이 물질을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촉매 전극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오염물질을 한곳에 모은 뒤 다시 매립하거나 소각하는 기존 처리방식과 달리, 포획 과정에서 사용한 철과 폐플라스틱을 새로운 촉매 소재로 되돌린다는 점에서 순환경제적 의미가 있다.기술경제성 분석에서는 미세플라스틱 농도가 리터당 1그램인 실험 조건에서 포획 비용이 플라스틱 1그램당 약 0.0035달러로 산정됐다. 다만 실제 하천이나 정수원에 존재하는 미세플라스틱 농도는 실험 조건보다 훨씬 낮을 수 있어, 현장에서는 플라스틱 단위 질량당 약품 사용량과 처리비용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국내 적용 시 기대효과국내에서는 하·폐수처리장 방류수와 산업폐수, 항만·양식장 주변 해역, 폐플라스틱 재활용시설 세척수 등에 우선 적용을 검토할 수 있다.장점은 다음과 같다.1. 플라스틱 종류와 크기가 섞여 있어도 높은 제거율을 기대할 수 있다.2. 수돗물·하수·해수 등 서로 다른 수질에 대응할 가능성이 확인됐다.3. 막여과 설비에서 발생하는 막 오염과 잦은 교체 부담을 보완할 수 있다.4. 회수한 플라스틱을 염화철과 수소 생산용 촉매로 전환해 2차 폐기물 발생을 줄일 수 있다.5. 국내 철강·석유화학·수처리 산업을 연계한 새로운 자원순환 공정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 국내 도입 전 풀어야할 과제(출처=시민 이해를 위해 AI 제작) 국내 도입 전 풀어야 할 과제반면 실제 적용에 앞서 다음 문제를 검증해야 한다.철염과 수소화붕소칼륨을 지속해서 투입해야 하므로 약품비와 공급 안정성을 따져야 한다.플라스틱 농도가 낮은 일반 하천이나 정수원에서는 제거량 대비 약품 사용량이 커질 수 있다.처리수에 남는 철·붕소 성분을 추가로 제거해야 한다. 연구진은 역삼투압 처리를 통해 잔류 붕소를 약 3.5㎎/L에서 0.4㎎/L 수준으로 낮췄다.두 단계 열분해 가운데 고온 공정은 약 1073K, 섭씨 약 800도에서 이뤄져 상당한 에너지가 필요하다.열분해에 사용되는 전력이 화석연료 중심이라면 전체 탄소감축 효과가 줄어들 수 있다.실제 하수에는 미세플라스틱 외에도 유기물, 중금속, 의약물질 등이 섞여 있으므로 장기 운전과 부산물 안전성 검증이 필요하다.결국 이 기술의 국내 접목 가능성을 판단하려면 제거율만 볼 것이 아니라 약품 생산, 전력 사용, 잔류물 처리, 회수 촉매의 수명까지 포함한 전 과정 평가가 필요하다. 재생에너지와 폐열을 열분해 공정에 활용하고, 플라스틱 농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산업폐수부터 실증한다면 경제성과 환경성을 함께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어제자 글로벌 환경 이슈] 중남미, ‘이동경로 자연채권’ 기준 마련 ... 철새가 금융의 길잡이로

    [어제자 글로벌 환경 이슈] 중남미, ‘이동경로 자연채권’ 기준 마련 ... 철새가 금융의 길잡이로

    세계
    2026-09-13 08:34:20 유승철
    ▲ 글로벌 플라이웨이 정상회의 현장사진(출처=중남미개발은행 CAF 공식 웹) [데일리환경=유승철 기자] 하늘을 가로지르는 철새의 이동경로가 앞으로 중남미와 카리브해 지역의 환경사업과 기반시설 투자를 평가하는 새로운 기준으로 활용된다.중남미개발은행(CAF)은 버드라이프 인터내셔널, 미국 국립오듀본협회와 함께 철새와 서식지 보전 효과를 과학적으로 평가하는 ‘철새 이동경로 자연채권 프레임워크(Flyways Nature Bond Framework)’를 완성했다고 11일 밝혔다.이 기준은 케냐 나이로비에서 열린 ‘글로벌 플라이웨이 정상회의(Global Flyways Summit)’를 계기로 공개됐다. 개발사업에 필요한 금융을 공급할 때 경제성뿐만 아니라 철새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까지 심사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철새 보호 효과를 금융 심사에 반영프레임워크는 특정 사업이 철새와 서식지 보전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지를 판단하기 위한 과학·환경 기준을 제시한다.평가 항목에는 철새에게 중요한 지역인지, 자연기반해법이 적용되는지, 시설물이 새에게 안전하게 설계됐는지, 환경·사회적 위험을 적절히 관리하는지 등이 포함된다. 사업 시행 이후에는 철새 개체군과 서식지 변화를 지속해서 관찰하고 평가하도록 했다.앞으로 CAF는 이 기준을 활용해 중남미와 카리브해 지역에서 금융지원 가능성이 있는 사업을 선별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2050년까지 아메리카 대륙을 이동하는 대표 철새 개체군의 10%를 보호하는 데 기여한다는 목표다.이 사업은 CAF와 버드라이프, 오듀본이 공동으로 추진하는 ‘아메리카 철새 이동경로 이니셔티브(Americas Flyways Initiative)’의 하나다. 이 계획은 북극권에서 남미 최남단 티에라델푸에고까지 이어지는 35개국의 주요 철새 이동경로를 대상으로 생태계 보전과 지역개발을 연결한다. 아메리카 철새 289종 감소세프레임워크가 마련된 배경에는 빠르게 진행되는 철새 개체군 감소가 있다.공식 발표에 따르면 아메리카 대륙의 철새 가운데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289종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에서 번식하는 철새 개체군은 1970년 이후 약 25억 마리 감소했으며, 중남미와 카리브해 지역에서는 별도로 460종이 위협받고 있다.철새는 여러 국가의 습지와 숲, 초원, 해안지역을 계절에 따라 이동한다. 한 국가가 서식지를 잘 보호하더라도 이동 중간에 머무는 다른 지역이 파괴되면 개체군 전체가 감소할 수 있다.이에 따라 철새 보전은 개별 보호구역을 관리하는 수준을 넘어 이동경로 전체를 하나의 연결된 생태계로 다뤄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 주요 발표 내용(출처=시민 이해를 위해 AI제작) 습지와 숲을 ‘경제적 기반시설’로철새 이동경로를 따라 보전되는 습지와 산림, 초원, 연안 생태계는 새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다.습지는 홍수 때 물을 저장하고, 산림과 초원은 대기 중 탄소를 흡수한다. 해안습지와 맹그로브는 폭풍과 해일의 충격을 줄이고 어업과 지역주민의 생계를 지탱한다.따라서 철새 서식지를 보호하는 사업에 자연채권을 활용하면 생물다양성 보전과 탄소저장, 수자원 보호, 기후재난 대응이라는 여러 효과를 동시에 기대할 수 있다.기존의 녹색채권이 재생에너지와 친환경 교통, 건축물의 에너지 효율 등에 집중했다면 이번 프레임워크는 ‘철새 개체군과 생태계가 실제로 회복되는가’를 금융 심사의 중심에 놓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이번 소식은 환경적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진전으로 평가할 만하다. 생물다양성 보전을 선언이나 캠페인에 머물게 하지 않고, 대규모 개발금융의 사업 선정 기준으로 끌어들였기 때문이다.그러나 자연채권이라는 이름만으로 환경적 성과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철새 개체수 증가와 서식지 회복 효과를 장기간 측정하지 않으면 환경보호를 내세운 새로운 금융상품에 그칠 수 있다.특히 도로·항만·공항·송전선·풍력발전시설처럼 철새 이동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기반시설이 ‘조류 친화적’이라는 평가를 받으려면 충돌·서식지 단절·빛공해·소음 등 구체적인 위험을 공개해야 한다. 사업을 추진하는 기관과 투자자가 자체적으로 성과를 평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외부 전문가와 지역사회가 검증에 참여하는 장치도 필요하다.국내에 주는 교훈우리나라는 동아시아-대양주 철새 이동경로의 중심에 놓여 있다. 서천 유부도, 순천만, 낙동강 하구, 천수만, 철원평야 등은 국제적으로 중요한 철새 서식지이지만 개발과 관광, 에너지시설 확대에 따른 압력을 받고 있다.이번 발표가 주는 교훈은 자연을 보호하려면 예산을 투입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금융과 개발사업의 의사결정 단계부터 생태계 가치를 반영해야 한다는 점이다.국내에서도 지방채나 녹색채권을 발행할 때 ‘습지 몇 곳을 정비했는가’와 같은 사업량뿐 아니라 철새 개체군이 실제로 회복됐는지, 이동경로가 연결됐는지, 지역주민에게 어떤 혜택이 돌아갔는지를 측정할 필요가 있다.철새는 국경을 모르지만 인간의 개발사업과 금융은 행정구역과 수익성의 경계 안에서 움직인다. 생태계 보전의 성패는 결국 금융의 흐름을 자연의 흐름과 얼마나 조화롭게 연결하느냐에 달려 있다.
  • 용산공원에 1만3천~2만호 주택 검토…“공급 속도보다 토양안전·공원 원칙 먼저 따져야”

    용산공원에 1만3천~2만호 주택 검토…“공급 속도보다 토양안전·공원 원칙 먼저 따져야”

    사회
    2026-09-11 22:20:41 이정윤
    주택 전문가 “서울 공급 확대 필요하지만 공원 훼손 따른 사회적 비용까지 비교해야”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이 용산 미군반환부지 가운데 본체부지 외곽을 활용해 최소 1만3천호에서 최대 2만호 규모의 청년주택 공급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용산공원 개발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커지고 있다.서울의 주택난과 청년층의 주거 부담을 고려하면 도심 내 주택공급 확대 필요성 자체를 부정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장기간 미군기지로 사용돼 토양·지하수 오염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된 용산공원 부지를 대규모 주택공급 대상지로 활용하는 문제는 공급 물량이나 속도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훼손부지’ 개발 어디까지…용산구 “공원 전체 잠식 우려”용산구에 따르면 정부·여당에서 검토되는 공급 대상은 용산어린이정원과 방위사업청 부지, 군인아파트 및 장교숙소 부지 등 용산공원 본체부지 외곽이다.용산구는 이들 지역을 이른바 ‘훼손부지’로 분류해 개발할 경우 공원 조성 원칙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본체부지 안에도 기존 건축물이 산재해 있는 만큼 같은 논리를 확대 적용할 경우 향후 개발 대상이 계속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것이다.'용산공원 조성 특별법'에 따라 추진돼 온 국가공원 조성 취지를 고려하면 주택공급을 위해 일부 지역의 용도를 변경하는 문제는 단순한 부지 활용 차원을 넘어 공원의 장기적인 성격과 범위를 바꾸는 사안이다.용산공원은 서울 도심의 대규모 녹지라는 의미뿐 아니라 오랜 기간 외국군 주둔지로 사용된 역사적 특수성을 가진 공간이다. 따라서 개발 여부를 결정하기 전에 공원의 역사·문화적 가치와 시민에게 돌아갈 공공적 편익까지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  토양 전문가 “주택 건설 앞서 오염 범위와 정화 가능성부터 확인해야”특히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부분은 토양과 지하수의 안전성이다.용산구는 지난 4월 녹사평역 주변 지하수 수질검사에서 기준치를 335배 초과한 벤젠이 검출됐다는 점을 들어 미군기지 내부에 대한 정밀한 환경조사가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토양환경 전문가들은 오염이 의심되는 부지에 대규모 주택을 건설하려면 단순히 일부 지점의 측정 결과만으로 안전성 여부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오염물질의 종류와 농도, 수직·수평적인 오염 범위, 지하수 이동에 따른 확산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조사한 뒤 정화 방법과 소요 기간을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특히 대규모 굴착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염토를 외부로 반출할 경우 운반 과정의 비산먼지와 교통량 증가, 처리지역에서의 2차 환경부담 등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 결국 핵심은 ‘개발이 가능한가’보다 ‘어떤 수준까지 정화해야 시민이 장기간 거주해도 안전한가’를 먼저 확인하는 데 있다.  주택 전문가 “2만호 숫자보다 실제 공급 시기·비용 따져봐야”주택정책 측면에서도 보다 냉정한 분석이 필요하다.주택 전문가들은 서울 도심의 공급 부족과 높은 주거비를 고려할 때 역세권과 유휴 국공유지 등 가용 부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데 대체로 이견이 크지 않다고 본다. 특히 청년층을 위한 부담 가능한 주택을 직주근접 지역에 공급하는 것은 정책적으로 의미가 있다.다만 용산공원처럼 환경정화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부지는 일반적인 유휴 국공유지와 동일하게 평가하기 어렵다. 1만3천~2만호라는 공급 규모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토양정화 비용과 기간, 기반시설 확충비, 교통대책, 공원 축소에 따른 사회적 비용까지 포함해 실제 공급 효과를 따져야 한다.환경정화와 도시계획 변경, 기반시설 조성 등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면 ‘신속한 주택공급’이라는 정책 목표와 실제 입주 시점 사이에 상당한 차이가 발생할 수도 있다.  주택공급과 국가공원, 양자택일 접근 벗어나야용산구는 여의도공원이나 올림픽공원, 서울숲을 주택공급을 이유로 개발하기 어려운 것처럼 용산공원 역시 미래세대에 남겨야 할 국가적 자산이라는 입장이다. 대신 역세권 고밀개발과 유휴 국공유지 활용, 재건축·재개발 활성화 등을 대체 공급방안으로 제시하고 있다.정부가 풀어야 할 숙제는 분명하다. 서울의 주택 부족과 청년 주거 문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현안이다. 그렇다고 주택공급이라는 명분만으로 한번 조성하면 되돌리기 어려운 국가공원의 미래를 충분한 검증 없이 결정하는 것 역시 경계해야 한다.용산공원 문제에서 필요한 것은 ‘개발이냐 보존이냐’라는 단순한 선택이 아니다. 정부가 실제 주택공급안을 추진한다면 정확한 대상 부지와 공급 규모, 토양오염 조사 결과, 정화 비용과 기간, 교통·환경영향, 대체 주택공급지와의 경제성까지 공개하고 비교하는 과정이 먼저다.특히 시민의 장기 거주 공간이 될 주택이라면 토양과 지하수 안전 문제에는 정치적 타협의 여지가 없어야 한다. 주택은 다른 부지에서도 공급할 수 있지만 훼손된 국가공원의 역사·생태적 가치는 되돌리기 어렵다.용산공원을 둘러싼 이번 논쟁은 결국 서울에 몇 채의 주택을 더 공급하느냐만의 문제가 아니다. 주택공급의 시급성과 환경안전, 국가공원의 공공성 가운데 무엇을 어떤 기준으로 조정할 것인지 정부가 객관적인 자료와 사회적 논의를 통해 답해야 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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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람사르 습지 밤섬, 고령인력 5명이 지킨다…서울시 생태관리 이대로 괜찮나

    사회
    2026-09-11 15:33:07 이정윤
    서울 도심 한가운데 자리한 람사르 습지 밤섬의 생태환경이 생태계교란 식물과 비점오염, 토사 퇴적, 민물가마우지 배설물 등 복합적인 압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매년 약 2억 원의 예산을 들여 교란식물 제거와 생태변화 관찰을 진행하고 있지만 광범위한 섬 지역의 교란식물을 고령의 기간제 근로자 5명이 제거하는 방식으로 관리하고 있어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의 관리체계가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더욱이 밤섬에서는 제초장비의 소음까지 제한할 정도로 정온 상태를 엄격하게 관리하면서도 인근에서 열리는 대규모 축제가 야생조류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체계적인 모니터링이 부족했던 것으로 나타나 서울시 생태보전 정책의 일관성도 따져볼 필요가 있다.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홍재희 부위원장(강서5), 노연수 의원(노원4), 목소영 의원(성북2)은 지난 10일 밤섬을 찾아 생태환경과 관리 실태를 점검했다.이번 현장점검은 제339회 임시회 미래한강본부 업무보고에서 제기된 여의도 불꽃축제의 탄소배출과 밤섬 생태계 교란 가능성에 대한 후속 조치로 이뤄졌다.철새 1만여 마리 찾는 도심 습지…교란식물 확산밤섬은 1999년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됐으며 2012년에는 람사르 습지로 등록됐다.매년 약 40종, 1만여 마리의 철새가 찾는 것으로 알려진 밤섬은 고밀도로 개발된 서울 도심 한가운데 자리한 생태 거점이라는 점에서 보전 가치가 크다.그러나 현장에서 확인된 밤섬의 관리 여건은 이 같은 생태적 가치에 비해 취약하다는 지적이다.현재 서울시는 매년 약 2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교란식물을 제거하고 생태변화 관찰조사를 진행하고 있다.하지만 기후변화와 도시화 등의 영향 속에서 가시박과 환삼덩굴 등 식물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고유 식생을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광범위한 지역을 기간제 근로자 5명이 직접 제거하는 방식으로 관리하고 있어 번식력이 강한 교란식물의 확산 속도를 따라가기 어렵다는 현장의 목소리도 나왔다.단순히 매년 일정 면적의 교란식물을 제거하는 반복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식생 변화와 확산 원인을 분석한 중·장기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교란식물만 문제가 아니다…오염·토사·가마우지 피해까지밤섬을 위협하는 요인은 교란식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서강대교 등 주변 교량과 도로에서 강우 시 유입될 수 있는 비점오염원, 상류에서 흘러온 토사의 퇴적에 따른 수로 변화, 민물가마우지 배설물로 인한 수목 피해 등 다양한 문제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토사가 지속적으로 쌓여 수로가 정체되거나 물의 흐름이 변할 경우 습지의 수환경과 식생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어 장기적인 지형 변화에 대한 조사도 필요하다.다만 물길 확보를 위한 준설은 신중해야 한다.수로를 확보한다는 목적으로 토사를 제거하더라도 저서생물과 수생생물의 서식환경을 교란하거나 습지의 자연적인 퇴적·침식 과정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생태전문가 “준설부터 해서는 안 돼…밤섬 전체 생태 변화 먼저 분석해야”생태 분야에서는 밤섬처럼 보호 가치가 높은 습지는 개별 현상이 나타날 때마다 제거·준설하는 방식보다 장기간 축적된 생태자료를 바탕으로 관리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생태전문가들은 “가시박 등 교란식물 제거는 필요하지만 제거 면적이나 투입 인력만으로 성과를 평가하면 다음 해 다시 같은 문제가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며 “어떤 지역에서 확산되는지, 고유 식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등을 장기간 추적해 집중 관리지역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한다.토사 퇴적과 수로 정체 문제 역시 물길을 확보하기 위해 곧바로 준설하는 방식에는 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전문가들은 “습지의 퇴적과 침식은 자연적인 지형 형성과정의 일부일 수 있기 때문에 준설 필요성을 판단하기 전에 수리·수문과 식생, 조류, 저서생물 등에 대한 조사가 선행돼야 한다”며 “람사르 습지의 경우 인위적인 개입은 최소화하되 반드시 필요한 경우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한다.제초기 소음은 관리하면서 대형 축제 영향은 조사 부족이번 점검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밤섬 주변에서 발생하는 인위적 교란에 대한 관리다.밤섬은 생태·경관보전지역 특성상 교란식물 제거를 위한 장비를 반입할 때도 소음 등 생태계 영향을 고려해야 할 정도로 엄격하게 관리되고 있다.반면 인근에서 대규모 행사가 열릴 경우 발생하는 강한 빛과 소음, 대규모 인파, 교통량 증가 등이 야생조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체계적인 모니터링이 부족했던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철새가 대규모로 찾는 지역이라는 점에서 행사 당일뿐 아니라 행사 전후 조류의 개체 수와 행동 변화 등을 장기간 비교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불꽃축제가 실제 밤섬 생태계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지는 조사 없이 단정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객관적인 사전·사후 조사가 필요하다.행사의 존재 자체를 환경 훼손으로 규정하기보다 소음·빛·미세먼지 등 환경 변화와 조류의 이동·휴식·번식 행동을 과학적으로 측정해 영향을 판단해야 한다.“고령인력 5명이 낫 들고 버티는 방식으로는 한계”노연수 의원은 “고령 인력 5명이 낫을 들고 버티는 지금의 관리 방식으로는 밤섬의 자연성을 지켜낼 수 없다”고 지적했다.이어 물길 순환을 위한 부분 준설 검토와 생태계교란 식물의 전문적인 제거체계 구축, 비점오염 차단시설 보완, 대규모 도심축제의 누적 영향 조사 등을 요구했다.다만 향후 관리인력을 늘리거나 전문용역을 투입하더라도 단순히 제거 작업량을 확대하는 방식보다는 밤섬의 생태적 특성에 맞는 전문인력과 장기적인 관리계획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람사르 습지’라는 이름만으로 밤섬은 지켜지지 않는다밤섬은 서울의 평범한 하중도가 아니다.수많은 차량이 오가는 교량과 고층건물이 둘러싼 도심 한복판에서 철새와 식물이 살아가는 보기 드문 생태공간이자 국제적으로 보전 가치를 인정받은 람사르 습지다.그런 밤섬의 교란식물 관리가 사실상 고령의 기간제 근로자 5명의 손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현실은 서울시가 밤섬의 생태적 가치에 걸맞은 관리체계를 갖추고 있는지 질문하게 한다.매년 2억 원을 투입해 교란식물을 제거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러나 다음 해 다시 자라난 식물을 또 제거하는 방식만 반복한다면 예산을 투입하고도 생태계의 근본적인 변화를 막기 어렵다.비점오염과 토사 퇴적, 수로 변화, 가마우지로 인한 수목 피해 역시 각각 별개의 문제가 아니다. 한강의 물 흐름과 도시개발, 기후변화, 생물종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일 가능성을 함께 살펴야 한다.대규모 축제 문제도 감정적으로 접근할 사안은 아니다. 불꽃축제가 밤섬 생태계를 훼손한다고 미리 결론 내릴 것이 아니라 실제 영향을 측정할 장기적인 자료부터 확보해야 한다. 영향이 확인된다면 그때 행사 방식과 시간, 조명·소음 저감 대책을 과학적 근거에 따라 조정하는 것이 환경행정의 순서다.무엇보다 서울시는 ‘교란식물을 몇㎡ 제거했는가’가 아니라 ‘밤섬의 생물다양성과 자연성이 실제 유지되고 있는가’를 관리의 성과지표로 삼아야 한다.람사르 습지라는 명칭이 밤섬의 생태계를 저절로 지켜주는 것은 아니다.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도심 습지라면 그 이름에 걸맞은 예산과 전문인력, 그리고 장기간 축적된 과학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관리체계가 뒤따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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