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환경
    • HOME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생활
    • 세계
    • IT/과학
    • 보도자료
    • 인사/부고/사고
    • 오피니언
    • 지면보기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생활
  • 세계
  • IT/과학
  • 보도자료
  • 인사/부고/사고
  • 오피니언
0000년 00월 00일 모바일버전 전체기사

정진욱

기자가 쓴 기사
  • [정기자의 뉴스정원] 클래식이 좋다면 9월엔 경북 성주로 가자 ... ‘김현철의 클래식 무곡’ 개최

    [정기자의 뉴스정원] 클래식이 좋다면 9월엔 경북 성주로 가자 ... ‘김현철의 클래식 무곡’ 개최

    공연/전시
    2026-09-08 07:22:40 정진욱
    가을빛이 조금씩 깊어지는 9월의 토요일, 때로는 우아하게 흐르고 때로는 경쾌하게 춤추는 클래식 선율이 경북 성주군의 저녁을 물들인다. ▲ 성주군, ‘김현철의 클래식 무곡’(이미지출처=성주문화예술회관) 성주문화예술회관은 오는 19일 오후 5시 대공연장에서 ‘김현철의 웃음과 감동 클래식 무곡’을 선보인다.이번 공연은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고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추진하는 ‘2026 공연예술 지역 유통지원 사업’ 선정작이다. 수준 높은 공연예술 작품을 지역에 유통해 수도권과 지역 간 문화 향유 격차를 줄이고, 군민들이 우수한 문화 공연을 만날 수 있도록 마련됐다.무대는 어렵고 낯설게 느껴질 수 있는 클래식 음악에 방송인 김현철 특유의 재치 있는 해설을 더한 하이브리드 클래식 콘서트로 꾸며진다. 익숙한 클래식 명곡에 오페라 아리아와 춤이 어우러져 초보 관객부터 클래식 애호가까지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연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연주는 35인조 클래식 전문 연주단체인 VMG오케스트라가 맡는다. VMG오케스트라는 깊이 있는 음악성과 정교한 앙상블을 바탕으로 클래식 음악의 본질적인 아름다움을 전해온 단체다. 풍부한 현악기의 울림과 섬세한 해석, 균형감 있는 사운드로 클래식의 전통성과 현대적 감각이 조화를 이루는 무대를 펼친다. ▲ 공연 출연진1(이미지출처=성주문화예술회관) ▲ 공연 출연진2(이미지출처=성주문화예술회관) 공연에는 예술감독 송화진을 비롯해 지휘자 김판주, 테너 오의영, 메조소프라노 김혜원, 프로댄서 김대민과 조은진이 출연한다. 웅장한 오케스트라 연주와 성악가들의 목소리, 무용수들의 역동적인 움직임이 한데 어우러지며 ‘듣는 클래식’을 넘어 눈과 귀로 함께 즐기는 무대를 완성한다.1부는 지휘자 김판주와 VMG오케스트라가 경쾌한 춤의 선율로 공연의 문을 연다.‘왈츠의 왕’으로 불리는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오페레타 ‘봄의 소리’ 작품 410을 비롯해 표트르 일리치 차이콥스키의 오페라 ‘예브게니 오네긴’ 가운데 ‘폴로네즈’ 작품 24가 연주된다.이어 테너 오의영이 아구스틴 라라의 ‘그라나다’와 콘수엘로 벨라스케스의 ‘베사메 무초’를 들려준다. 1부 마지막에는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트리치 트라치 폴카’ 작품 214가 연주돼 객석에 명랑하고 생기 넘치는 기운을 전한다.2부는 김현철의 유쾌한 해설과 함께 보다 친숙하고 극적인 음악으로 채워진다.조르주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 서곡을 시작으로 메조소프라노 김혜원이 ‘하바네라’와 ‘집시의 노래’를 부른다. 사랑의 유혹과 자유로운 영혼, 뜨거운 생명력이 담긴 비제의 음악은 가을 저녁 객석에 강렬한 인상을 남길 예정이다.요하네스 브람스의 ‘헝가리 무곡’ 제1번과 제5번, 제6번도 무대에 오른다. 특히 제5번에는 무용이 더해져 빠르게 교차하는 리듬과 열정적인 몸짓이 음악의 에너지를 더욱 생생하게 전달한다.공연의 마지막은 자크 오펜바흐의 오페레타 ‘지옥의 오르페’ 가운데 ‘캉캉’이 장식한다.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빠르고 익살스러운 선율이 무대를 달구며 웃음과 감동으로 이어진 클래식 여행의 대미를 장식한다. ▲ 프로그램 안내(이미지출처=성주문화예술회관) ‘무곡’은 본래 춤을 위해 만들어졌거나 춤의 리듬과 형식을 바탕으로 작곡된 음악이다. 왈츠와 폴카, 폴로네즈, 헝가리 무곡처럼 각 나라와 시대의 정서를 품은 무곡은 클래식 음악 가운데서도 특히 리듬이 선명하고 친근하다. 이번 공연은 가만히 앉아 듣는 음악이라는 클래식의 고정관념을 넘어, 선율이 몸짓이 되고 리듬이 하나의 이야기가 되는 순간을 보여준다.김현철의 재치 있는 입담은 곡과 작곡가에 얽힌 이야기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내며 관객과 무대 사이의 거리를 좁힌다. 웃음으로 시작한 해설이 음악을 이해하는 길을 열고, 그 끝에서 오케스트라의 깊은 울림과 클래식이 지닌 감동을 만나게 하는 구성이다.공연은 8세 이상 관람할 수 있으며 관람료는 전석 2만 원이다. 해당 금액은 공모사업 선정에 따른 전석 할인 가격으로 일반 관객을 비롯해 예술회원, 청소년, 다자녀 가정, 장애인 등에게 동일하게 적용된다.예매는 성주문화예술회관 홈페이지에서 모바일과 인터넷으로 할 수 있으며 카드 결제만 가능하다. 자세한 사항은 성주문화예술회관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공연 프로그램은 현장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정기자의 뉴스정원] 눈 쌓인 거인의 정원을 몰래 찾은 아이들이 앉았던 나무에만 봄이 찾아와, 결국 거인이 쌓았던 벽들을 허물고 정원을 개방한다는 오스카 와일드(Oscar Wilde)의 단편 소설 "거인의 정원(The Selfish Giant)"처럼, 담장 밖 뉴스들은 잠시 지우고, '정기자의 뉴스정원'에서는 세상에 채 알려지지 않은 숨은 보석 같은 문화 뉴스들만 골라 시민 여러분께 개방해 드리겠습니다.."정기자의 뉴스정원"은 시민들 제보에 의해 운영되고 있습니다. 세상에 채 알려지지 않은 신간 소개, 공연 소식, 전시 등 문화 소식, 예술가나 다양한 인물들의 소식들을 정기자(jnoog@naver.com)에게 사진과 간단한 내용을 적어 제보해 주시면 됩니다.
  • [정기자의 뉴스정원] 마음을 지켜준 ‘최애’를 말하다 … 달빛마루도서관, 최애자랑대회 연다

    [정기자의 뉴스정원] 마음을 지켜준 ‘최애’를 말하다 … 달빛마루도서관, 최애자랑대회 연다

    공연/전시
    2026-09-08 07:22:23 정진욱
    ▲ 최애자랑대회(이미지출처=달빛마루도서관 공식 계정) 누구에게나 마음 한쪽에 조용히 불을 밝혀주는 존재가 있다. 힘든 날 다시 펼쳐보는 책일 수도 있고, 창가에서 새잎을 틔우는 화분이나 오래 곁을 지켜준 사람, 이름만 들어도 미소가 번지는 가수와 만화 속 주인공일 수도 있다.서울 성북구 달빛마루도서관이 시민들의 이처럼 소중한 ‘최애’를 한자리에 불러 모은다.달빛마루도서관은 오는 9월 19일 오후 2시 ‘2026 달빛마루도서관 최애자랑대회’를 열고, 자신이 좋아하고 마음을 지켜주는 존재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줄 참여자를 모집한다.이번 행사는 도서관이 책을 읽는 공간을 넘어, 각자의 취향과 추억을 나누는 마을의 이야기마당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 마련됐다. 발표 주제에는 별도의 제한이 없다. 엄마와 가족, 반려견, 아이돌, 게임, 애니메이션 캐릭터, 만화, 식물, 책 등 자신에게 소중한 것이라면 무엇이든 무대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참여 자격에도 나이와 지역 등의 제한이 없다. 개인뿐 아니라 팀으로도 신청할 수 있지만 실제 발표자는 한 명이어야 한다. 발표 시간은 한 사람당 최대 5분이며, 이야기와 영상 감상 등 발표 구성은 자유롭게 꾸밀 수 있다.발표자는 추첨으로 선발한다. 선정된 참가자는 자신이 준비한 프레젠테이션과 영상, 사진 또는 실물 자료 등을 도서관에 전달한 뒤 행사 당일 발표에 나선다. 다만 살아 있는 동물을 발표 장소에 직접 데려오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 (이미지출처=기자가 시민 이해를 위해 ChatGPT생성) 모든 발표가 끝나면 축제 참여자들의 현장 투표가 이어진다. 이른바 ‘최애의 최애’를 뽑는 시간이다. 가장 많은 표를 받은 발표자의 이야기는 하루의 자랑으로 끝나지 않는다. 달빛마루도서관은 오는 10월 이후 우승자의 최애를 주제로 도서관 로비 전시를 열 계획이다. 발표자에게도 소정의 선물이 주어진다.도서관 서가에는 수많은 사람의 삶과 마음이 책의 형태로 꽂혀 있다. 이번 대회는 그 서가 밖에 살아 있는 시민들의 이야기를 펼쳐놓는 자리다. 누군가에게는 평범해 보이는 물건과 존재가 다른 누군가에게는 무너지는 마음을 붙잡아준 작은 기둥이었다는 사실도 발견할 수 있다.참가 신청은 온라인 신청을 통해 받는다. 자세한 사항은 성북구립도서관 공식 공지에서 확인하거나 달빛마루도서관으로 문의하면 된다. [정기자의 뉴스정원] 눈 쌓인 거인의 정원을 몰래 찾은 아이들이 앉았던 나무에만 봄이 찾아와, 결국 거인이 쌓았던 벽들을 허물고 정원을 개방한다는 오스카 와일드(Oscar Wilde)의 단편 소설 "거인의 정원(The Selfish Giant)"처럼, 담장 밖 뉴스들은 잠시 지우고, '정기자의 뉴스정원'에서는 세상에 채 알려지지 않은 숨은 보석 같은 문화 뉴스들만 골라 시민 여러분께 개방해 드리겠습니다.."정기자의 뉴스정원"은 시민들 제보에 의해 운영되고 있습니다. 세상에 채 알려지지 않은 신간 소개, 공연 소식, 전시 등 문화 소식, 예술가나 다양한 인물들의 소식들을 정기자(jnoog@naver.com)에게 사진과 간단한 내용을 적어 제보해 주시면 됩니다.
  • [정기자의 뉴스정원] “겁먹지 마, 우리의 계절은 이제 시작이니까” … 소피 데뷔 쇼케이스 ‘Don’t panic!’

    [정기자의 뉴스정원] “겁먹지 마, 우리의 계절은 이제 시작이니까” … 소피 데뷔 쇼케이스 ‘Don’t panic!’

    공연/전시
    2026-09-08 07:21:57 정진욱
    ▲ 소피 데뷔 쇼케이스 ‘Don’t panic!’(사진출처=소피 sns 공식계정) 누구에게나 아직 익지 않은 계절이 있다. 다른 이의 시간은 새빨간 토마토처럼 눈부신데, 자신의 하루만 미지근하게 머물러 있는 듯한 순간이다.그런 날의 마음에 “겁먹지 말라”고 말을 거는 공연이 열린다.싱어송라이터 소피(sophy)가 오는 9월 12일 토요일 오후 6시 서울마포음악창작소(옛 뮤지스땅스) 라이브홀에서 데뷔 쇼케이스 ‘Don’t panic!’을 개최한다.공연은 약 80분 동안 진행되며 관람 연령은 만 7세 이상, 입장권은 전석 5만5천 원이다. 예매는 멜론티켓을 통해 진행되고 있다. 공연예술통합전산망과 공연 안내에 따르면 이번 무대는 소피가 자신의 새 이름과 음악 세계를 온전히 내보이는 첫 쇼케이스다.‘새벽공방 희연’에서 ‘소피’로 … 익숙한 이름을 내려놓다소피는 낯선 신인이면서 동시에 오랫동안 청춘의 새벽을 노래해 온 익숙한 음악인이다. 그는 듀오 ‘새벽공방’의 희연으로 약 10년 동안 활동한 뒤, 올해 새로운 활동명 ‘소피’를 내걸고 홀로서기에 나섰다.‘소피’라는 이름에는 자신의 작은 철학을 음악으로 들려주겠다는 뜻이 담겼다. ‘소피’라는 발음에서 ‘필로소피(philosophy)’를 떠올렸고, 이에 맞춰 1인 레이블 이름도 ‘포켓필로소피(Pocket Philosophy)’로 정했다.음악의 방향도 한층 선명해졌다. 포크를 바탕으로 한 서정적인 정서에 미니멀하고 빈티지한 밴드 사운드를 더하고, 문학적인 우리말 가사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 소피가 찾아낸 새로운 색깔이다. 화려한 장식보다 한 사람의 목소리와 마음이 오래 남는 음악을 택한 셈이다. 소피 인터뷰‘데뷔 쇼케이스’라는 표현도 그래서 남다르다. 음악을 처음 시작하는 무대라기보다, 익숙했던 이름을 내려놓고 ‘소피’라는 이름으로 다시 태어나는 첫 무대에 가깝다.덥고 눅눅한 청춘을 닮은 첫 EP ‘한여름 토마토’이번 공연의 중심에는 소피의 첫 EP ‘한여름 토마토’가 놓인다.지난 6월 23일 발매된 앨범에는 ‘곱슬머리’, ‘한여름 토마토’, ‘Don’t panic!’, ‘첨벙첨벙’, ‘긴 낮’, ‘그런 줄도 모르고’ 등 모두 6곡이 수록됐다. 소피는 앨범 전곡의 이야기를 직접 쓰고 음악으로 빚으며, 뜨겁고 눅눅한 여름을 통과하는 청춘의 마음을 한 편의 성장담처럼 엮었다. 미러볼뮤직 앨범 정보앨범 속 토마토는 자신의 계절을 만나 가장 붉게 익어가는 사람들을 상징한다. 누군가는 벌써 환하게 여물었지만, 아직 자신의 때를 만나지 못한 사람은 그 곁에서 조바심을 낸다. 소피는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며 느꼈던 열등감과 초라함을 감추지 않는다.그러나 노래는 자책에만 머물지 않는다. 제멋대로 꼬여버린 곱슬머리처럼 마음까지 엉킨 날에도 웃어보고, 발이 닿지 않는 바다 같은 꿈을 향해 다시 헤엄친다. 미성숙함을 실패가 아닌 성장의 한때로 받아들이는 순간, 여름은 견뎌야 할 계절에서 사랑할 수 있는 계절로 바뀐다.쇼케이스에서는 이 앨범의 수록곡 전곡과 아직 발표하지 않은 노래, 소피가 평소 아끼던 커버곡 등이 밴드 세트로 펼쳐질 예정이다. 노래 사이에는 곡이 태어난 사연과 새 이름으로 출발하기까지의 이야기도 관객에게 들려준다.가장 다정한 주문, “Don’t panic!”공연 제목이 된 ‘Don’t panic!’은 앨범의 세 번째 수록곡이다. 벅스 곡 정보에 따르면 작사·작곡·편곡과 보컬을 모두 소피가 맡았다. 소피는 이 곡을 다른 누군가보다 자기 자신에게 먼저 들려주고 싶었던 위로라고 설명한다. 다른 사람의 장점은 쉽게 발견하면서도 정작 자신에게는 엄격했던 마음을 잠시 내려놓고, 세상과 사람들도 자신을 생각보다 다정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을지 모른다고 되뇌는 노래다.제목의 느낌표도 눈길을 끈다. ‘당황하지 말라’는 차가운 명령이라기보다, 아침마다 도망치고 싶었던 사람의 등을 가볍게 두드리는 밝은 주문에 가깝다. 완벽한 날개가 없어도 날아볼 수 있고, 무거운 마음은 잠시 그늘에 내려놓아도 된다는 메시지가 경쾌한 리듬을 타고 흐른다.첫 단독 무대에 서는 소피 자신에게도 꼭 필요한 말이다. 새 이름과 새 음악을 품고 관객 앞에 나서는 떨림까지 공연의 한 부분이 된다. ▲ 스페셜 게스트 싱어송라이터 연서(사진출처=소피 sns 공식계정) 연서가 건넬 또 하나의 동화…‘걱정괴물’ 함께 부른다이날 공연에는 싱어송라이터 연서가 스페셜 게스트로 출연한다.연서는 2023년 첫 싱글 ‘아이’를 통해 이름을 알렸다. 잊혀가는 동심과 서툰 사랑, 마음속 깊이 남아 있는 추억을 동화 같은 노랫말과 포근한 음색으로 들려주는 음악인이다. 데뷔곡 ‘아이’에는 싱어송라이터 겸 기타리스트 적재가 기타 연주자로 참여해 곡의 따뜻한 결을 더했다.연서는 음악에 여러 감정과 고민, 꿈을 담아 청자에게 공감과 위로를 건네고자 한다. 첫 싱글 당시에도 어린 왕자의 장미처럼 표현에는 서툴지만 미워할 수 없는 마음을 노래하며 ‘순수한 진심으로 동화를 노래하는 싱어송라이터’라는 인상을 남겼다. 지니뮤직 연서 소개이번 쇼케이스에서는 소피와 연서가 ‘걱정괴물’을 함께 부르는 협업 무대가 마련된다. 연서의 대표적인 감성이 담긴 다른 노래들도 들려줄 예정이다.불안과 비교의 마음을 햇볕 아래 꺼내놓는 소피, 그리고 마음속 작은 아이와 걱정을 동화처럼 어루만지는 연서. 서로 다른 목소리를 지닌 두 싱어송라이터는 ‘위로’라는 한 지점에서 만난다.아직 익지 않았기에 더 빛나는 밤한여름을 지나 초가을의 문턱에 열리는 이번 쇼케이스는 계절과 계절 사이에 선 사람들을 위한 공연이기도 하다.꿈은 여전히 멀고, 자신의 시간만 더디게 흐르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그러나 토마토가 저마다 다른 속도로 붉어지듯 사람의 삶에도 각자의 제철이 있다. 아직 익지 않았다는 것은 늦었다는 뜻이 아니라, 여전히 익어가는 중이라는 의미인지도 모른다.9월 12일 저녁, 소피는 서울마포음악창작소의 작은 무대에서 새 이름을 처음 크게 불러본다. 그리고 자신처럼 서툰 계절을 건너는 이들에게 노래로 말할 것이다.겁먹지 말라고. 몇 번의 아침을 피해 달아났더라도 태양은 다시 뜨고, 아직 오지 않은 우리의 계절은 이제 막 시작되고 있다고.[정기자의 뉴스정원] 눈 쌓인 거인의 정원을 몰래 찾은 아이들이 앉았던 나무에만 봄이 찾아와, 결국 거인이 쌓았던 벽들을 허물고 정원을 개방한다는 오스카 와일드(Oscar Wilde)의 단편 소설 "거인의 정원(The Selfish Giant)"처럼, 담장 밖 뉴스들은 잠시 지우고, '정기자의 뉴스정원'에서는 세상에 채 알려지지 않은 숨은 보석 같은 문화 뉴스들만 골라 시민 여러분께 개방해 드리겠습니다.."정기자의 뉴스정원"은 시민들 제보에 의해 운영되고 있습니다. 세상에 채 알려지지 않은 신간 소개, 공연 소식, 전시 등 문화 소식, 예술가나 다양한 인물들의 소식들을 정기자(jnoog@naver.com)에게 사진과 간단한 내용을 적어 제보해 주시면 됩니다.
  • [정기자의 뉴스정원] 소설 '거인의 정원'을 통해 바라 본, 높은 담을 허무는 소소한 골목길 문화들

    [정기자의 뉴스정원] 소설 '거인의 정원'을 통해 바라 본, 높은 담을 허무는 소소한 골목길 문화들

    문화/생활
    2026-09-07 07:11:59 정진욱
    ▲ 오스카 와일드 '거인의 정원 The Selfish Giant'(사진출처=시민들 이해를 위해 AI생성) 높은 담장은 정원을 지킬 수 있었지만 봄까지 가두지는 못했다. 담장 너머에서 들려온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작은 발걸음은 거인이 지켜온 견고한 세계를 조금씩 흔들었다. 처음에는 돌 하나가 움직였고, 작은 틈이 생겼으며, 마침내 닫혀 있던 정원으로 봄이 들어왔다.우리 도시의 오래된 골목에서 피어나는 작은 문화도 이와 닮았다.몇 평 남짓한 독립서점, 관객 몇 명을 앞에 둔 소규모 공연, 이름 없는 작가의 첫 전시, 주민들이 손수 마련한 골목 축제는 거대한 문화의 담장과 비교하면 작고 연약해 보인다. 그러나 바로 그런 작은 움직임들이 사람들이 쌓아 올린 무관심의 벽에 틈을 내고, 닫혀 있던 도시의 마음으로 새로운 계절을 불러들인다.아름다움 뒤에 인간의 슬픔을 심은 작가, 오스카 와일드아일랜드 더블린에서 태어난 오스카 와일드(Oscar Wilde·1854~1900)는 소설과 희곡, 시와 동화를 넘나들며 아름다움과 인간의 욕망, 위선과 사랑을 섬세하게 그려낸 작가다.화려한 재치와 날카로운 풍자로 빅토리아 시대 영국 사회를 사로잡았지만, 그의 동화에는 웃음보다 가난한 이들과 외로운 존재를 향한 깊은 연민이 흐른다. 겉으로는 아름다운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소유와 희생, 배제와 용서, 죽음과 구원에 관한 질문이 숨어 있다."거인의 정원(The Selfish Giant)"은 1888년 5월 출간된 동화집 "행복한 왕자와 다른 이야기들(The Happy Prince and Other Tales)"에 실린 다섯 작품 가운데 하나다. 이 책에는 "행복한 왕자"와 "나이팅게일과 장미" 등 와일드의 대표 동화도 함께 수록됐다. 아이들을 내쫓자 정원에서 봄이 사라졌다오랜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거인은 자신의 정원에서 뛰노는 아이들을 발견한다. 그는 정원은 오직 자신의 것이라며 아이들을 쫓아내고, 누구도 들어오지 못하도록 높은 담장을 세운다.아이들의 웃음이 사라진 뒤 정원에는 기이한 일이 벌어진다. 세상 모든 곳에 봄이 왔지만 거인의 정원만은 겨울에 붙들린다. 나무에는 꽃이 피지 않고 새도 노래하지 않는다. 눈과 서리, 북풍과 우박만이 텅 빈 정원을 차지한다.그러던 어느 날, 담장에 난 작은 틈으로 아이들이 몰래 들어온다. 아이들이 나뭇가지에 올라앉자 얼어붙었던 나무마다 꽃이 피고 새들이 돌아온다. 아이가 앉은 곳마다 겨울이 물러나고 봄이 깨어난 것이다.하지만 정원 한구석에는 여전히 겨울이 남아 있었다. 키 작은 아이 하나가 나무에 오르지 못한 채 울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모습을 본 거인은 처음으로 자신의 잘못을 깨닫는다.봄을 막아선 것은 매서운 북풍이 아니었다. 자신이 세운 높은 담장이었다.거인은 조심스럽게 작은 아이를 들어 나뭇가지에 올려놓는다. 그 순간 나무에 꽃이 피고 아이는 거인의 목을 끌어안는다. 아이의 포옹은 굳게 닫힌 정원보다 먼저 거인의 마음에 세워진 담장을 허문다.거인은 도끼를 들고 나가 자신이 세운 담장을 무너뜨린다. 그리고 정원을 아이들에게 돌려준다. 담장이 사라진 자리에 아이들의 웃음이 흐르고, 오랫동안 멈춰 있던 계절도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다.작은 아이에게 숨겨진 이야기 …  겨울 너머 ‘낙원의 정원’으로"거인의 정원"은 아이들이 봄을 되찾는 이야기로만 끝나지 않는다. 작품 후반에는 이 동화가 품고 있는 또 하나의 상징이 모습을 드러낸다.세월이 흘러 늙은 거인은 자신이 나무에 올려주었던 작은 아이를 다시 만난다. 아이의 두 손과 두 발에는 상처가 나 있다. 거인이 누가 너를 다치게 했느냐며 분노하자 아이는 그것을 사랑이 남긴 상처라고 말한다. 이어 거인에게 자신의 정원, 곧 낙원으로 함께 가자고 한다.그날 오후 사람들은 꽃이 가득 핀 나무 아래에서 평온하게 숨을 거둔 거인을 발견한다.이 결말 때문에 작은 아이는 흔히 예수 그리스도를 상징하는 존재로 해석된다. 손과 발의 상처, 사랑을 통한 용서, 낙원으로의 초대가 작품 전체를 단순한 계절 동화가 아닌 회개와 구원의 이야기로 확장한다. 거인이 무너뜨린 것은 돌로 쌓은 담장만이 아니라 타인을 밀어내며 스스로를 가뒀던 마음의 벽이었다.오늘의 거인은 누구이며, 높은 담장은 어디에 있는가오늘날의 거인은 특정한 한 사람이 아닐지도 모른다.유명한 예술만 예술이라고 여기고, 많은 관객이 모이는 무대만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시선이 거인이 될 수 있다. 자본과 이름, 규모와 흥행이 만든 문화의 경계도 높은 담장이 된다. 그 담장 바깥에는 알려지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햇빛을 받지 못하는 수많은 이야기가 남아 있다.골목의 작은 서점에서 조용히 독자를 기다리는 한 권의 책, 낡은 건물의 지하 연습실에서 이어지는 젊은 음악가의 연주, 오래된 주택을 고쳐 만든 작은 전시장, 주민 몇 사람이 의자를 나르고 조명을 매달아 완성한 공연도 그중 하나다.이들은 거대한 문화산업의 중심에서는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한 사람이 찾아와 책을 펼치고, 몇 명의 관객이 음악에 귀를 기울이며, 이웃이 전시장을 들여다보는 순간 골목에는 이전과 다른 공기가 흐르기 시작한다.작은 문화가 세상의 모든 담장을 한꺼번에 무너뜨리지는 못한다. 다만 오랫동안 움직이지 않던 돌 하나를 흔들 수는 있다. 그 돌 사이로 빛이 들어오고, 한 사람의 발길이 지나가며, 또 다른 사람의 마음이 열린다. 그렇게 생긴 작은 틈들이 이어질 때 담장은 더 이상 예전처럼 단단할 수 없다. ▲ 독립서점과 공방, 작은 공연이 어우러져 오래된 골목에 사람과 봄을 불러들이는 모습(사진출처=시민들 이해를 위해 AI생성) 담장 너머의 작은 문을 여는 ‘정기자의 뉴스정원’‘정기자의 뉴스정원’은 세상에 채 알려지지 않은 골목의 문화와 작은 예술을 찾아 시민들에게 소개한다.이름 없는 작가의 첫 책과 소규모 전시, 동네 공연과 독립서점의 이야기, 지역에서 자기만의 예술세계를 일구는 사람들을 만난다. 화려한 조명이나 거대한 무대보다 그 안에 담긴 진심과 시간, 사람의 온기를 들여다본다.그것은 단순히 작은 문화행사를 알리는 일이 아니다. 높은 담장 뒤에 가려진 정원을 발견하고, 그곳으로 시민들이 들어갈 수 있는 작은 문을 내는 일이다.세상에 널리 알려지지 않은 신간과 공연, 전시, 문화행사 또는 소개하고 싶은 예술가와 특별한 이웃의 소식이 있다면 사진과 간단한 내용을 정기자에게 보내면 된다.문화소식 제보: jnoog@naver.com정기자의 한마디거인의 담장은 단번에 무너지지 않는다. 처음에는 골목에서 들려오는 작은 노랫소리 하나가 돌을 흔들고, 이름 없는 작가의 문장 한 줄이 틈을 만든다. 작은 전시를 찾아온 한 사람의 발걸음과 이웃끼리 건넨 인사 한마디가 그 틈을 조금 더 넓힌다.소소한 골목 문화가 소중한 까닭은 규모가 작아서가 아니다. 거대하고 견고해 보이는 문화의 담장을 가장 낮은 곳에서부터 조금씩 무너뜨리고 있기 때문이다.담장이 무너진 자리에는 길이 생긴다. 그 길을 따라 사람들이 만나고, 외면받던 이야기가 햇빛을 보며, 오래 겨울에 머물던 도시의 한구석에 봄이 찾아온다.‘정기자의 뉴스정원’이 작은 문화뉴스를 찾아 시민들에게 소개하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나의 작은 소식이 당장 세상을 바꾸지는 못해도, 누군가의 마음에 난 담장을 흔들 수는 있다. 그런 흔들림이 모이면 높은 벽도 끝내 무너진다.오스카 와일드의 정원에 봄을 데려온 것은 거대한 영웅이 아니었다. 담장의 틈을 지나온 아이들의 작은 발걸음이었다. 오늘 우리 골목에서 피어나는 소소한 문화 역시, 도시의 봄을 불러오는 바로 그 발걸음이다.
  • [정기자의 뉴스정원] 가을밤, 서울의 달빛이 골목경제를 깨운다

    [정기자의 뉴스정원] 가을밤, 서울의 달빛이 골목경제를 깨운다

    사회 일반
    2026-09-07 07:11:51 정진욱
    해가 진다고 도시의 하루까지 끝나야 하는 것은 아니다. 사무실의 불이 하나둘 꺼진 뒤에도 누군가는 그림 앞에 머물고, 누군가는 강변을 달리며, 또 누군가는 골목의 작은 탁자에 앉아 늦은 저녁을 나눈다.서울시가 시민의 저녁을 도시의 새로운 시간으로 확장하는 ‘서울형 야간경제’ 정책을 본격화한다. 단순히 상점의 영업시간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문화·체육·관광·상권·교통·안전을 하나의 밤길로 잇겠다는 구상이다.서울시가 발표한 ‘24시간 활력경제도시 서울’ 계획에 따르면, 현재 주 1회 야간 개방하는 시립 박물관과 미술관 등 8개 문화시설은 오는 9월부터 순차적으로 주 5일, 오후 9시까지 문을 연다. ▲ 저녁식사 후에도 가능해진 미술관 데이트(사진출처=시민들 이해를 위해 AI생성) 낮에는 쉽게 만나기 어려웠던 박물관의 유물과 미술관의 그림이 퇴근길 시민을 기다리게 되는 셈이다. 서울공예박물관 야외마당을 비롯해 세종문화회관 옥상과 뒤뜰, 대학로의 무대 뒤편 등 도심 속 닫혀 있던 공간도 새로운 야간문화 무대로 활용될 예정이다.문화시설에서 나온 발걸음은 골목과 시장으로 이어진다. 야외에서 음식과 이야기를 나누는 ‘서울 달빛야장’은 올해 5곳에서 출발해 2028년 25곳으로 확대된다. DDP·남산·광화문·한강은 서울의 밤을 대표하는 4대 야간 랜드마크로 육성한다.수변의 밤도 한층 밝아진다. 서울시는 현재 19곳인 ‘서울 물빛나루’를 2030년까지 40곳으로 늘리고, 2028년까지 25개 자치구마다 지역의 역사와 생활문화를 담은 ‘생활형 야간명소’를 조성할 계획이다.퇴근 후 운동할 공간도 넓어진다. 학교와 공원 등에 마련된 체육시설 269곳은 시설 여건에 따라 최대 자정까지 운영한다. 한강과 지천의 체육시설 259곳에는 조명과 이용환경을 개선해 밤에도 걷고 뛰고 운동할 수 있도록 한다.서울의 야간경제를 완성하는 마지막 퍼즐은 교통이다. 오는 10월부터 주요 야간명소와 지하철역을 연결하는 심야 ‘반딧불이버스’가 운행을 시작한다. 기존 심야 N버스와 함께 문화시설과 야시장, 수변공간에서 집까지 이어지는 밤의 동맥 역할을 맡는다.서울시는 이번 계획을 통해 5년 뒤 연간 외국인 관광객 3,000만 명을 유치하고, 소상공인의 야간매출 비중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기대하는 추가 야간소비 규모는 약 5조 원이다. ▲ 한강의 밤과 소상공 경제 활성화 기대(사진출처=시민들 이해를 위해 AI생성) 그러나 밤이 길어진 만큼 도시가 짊어져야 할 책임도 무거워진다. 인파 밀집과 범죄, 소음, 쓰레기, 심야 노동자의 안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화려한 야간경제는 일부 상권만을 위한 불빛에 머물 수 있다.서울시는 주요 야간거점을 중점관리구역으로 지정하고 AI 기반 인파 감지 CCTV와 경찰 순찰을 강화한다. 내년부터는 ‘서울보안관’을 도입하고, 야간경제의 지원 근거를 담은 기본조례도 마련할 방침이다.야간경제의 성패는 얼마나 늦게까지 불을 밝히느냐에 있지 않다. 시민이 안심하고 밤을 누릴 수 있는지, 골목의 작은 가게와 문화예술인에게도 그 빛이 고르게 닿는지에 달려 있다.박물관에서 만난 오래된 시간이 달빛야장의 따뜻한 국물 한 그릇으로 이어지고, 강변을 달리던 시민이 동네 서점과 카페 앞에서 잠시 발걸음을 멈추는 도시. 서울이 꿈꾸는 밤은 잠들지 않는 도시가 아니라, 낮에 잃어버린 삶의 여백을 되찾는 도시인지도 모른다.[정기자의 뉴스정원] 눈 쌓인 거인의 정원을 몰래 찾은 아이들이 앉았던 나무에만 봄이 찾아와, 결국 거인이 쌓았던 벽들을 허물고 정원을 개방한다는 오스카 와일드(Oscar Wilde)의 단편 소설 "거인의 정원(The Selfish Giant)"처럼, 담장 밖 뉴스들은 잠시 지우고, '정기자의 뉴스정원'에서는 세상에 채 알려지지 않은 숨은 보석 같은 문화 뉴스들만 골라 시민 여러분께 개방해 드리겠습니다..세상에 채 알려지지 않은 신간 소개, 공연 소식, 전시 등 문화 소식, 예술가나 다양한 인물들의 소식들을 정기자(jnoog@naver.com)에게 사진과 간단한 내용을 적어 제보해 주시면 됩니다.
  • 경북 성주군에서 만나는 대구 미술의 흐름 … 2026 대구문화예술회관 소장작품 순회전 ‘이음’ 개최

    경북 성주군에서 만나는 대구 미술의 흐름 … 2026 대구문화예술회관 소장작품 순회전 ‘이음’ 개최

    공연/전시
    2026-09-07 07:11:40 정진욱
    경북 성주군은 오는 7일부터 20일까지 성주문화예술회관 1층 전시실에서 '2026 대구문화예술회관 소장작품 순회전' 기증작 특별전 '이음’을 개최한다. ▲ 2026 대구문화예술회관 소장작품 순회전 ‘이음’ (이미지출처=성주문화예술회관) 이번 전시는 대구문화예술회관 미술관이 새롭게 소장한 작품 가운데 주요 기증작을 선별해 대구·경북 지역 주민들에게 소개하는 순회전이다. 지역 간 문화예술 교류를 넓히고, 시민들이 거주지 가까이에서 수준 높은 미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마련됐다.대구문화예술회관의 2026년 소장작품 순회전은 4월부터 11월까지 대구·경북 지역 문화예술기관 4∼5곳을 직접 찾아가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특히 문화예술 향유 기회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지역 주민들의 예술 접근성을 높이고 대구와 경북의 상생 협력 및 지속적인 문화 교류를 강화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전시 제목인 ‘이음’은 개인이 소중히 간직해 온 작품이 기증을 통해 공공의 컬렉션으로 이어지고, 다시 시민과 다음 세대의 문화 경험으로 연결되는 과정을 뜻한다. 한 점의 작품을 매개로 기증자와 시민, 과거와 현재, 세대와 장르가 서로 만난다는 의미도 담겼다.이번 순회전의 바탕이 된 작품들은 2025년 대구문화예술회관 미술관에 기증된 신소장품이다. 기증에는 김영길 전 영진전문대학교 교수와 천석 박근술 작가의 유족 박은미 씨, 리안갤러리, ‘2025 올해의 청년작가’ 참여 작가인 신준민·이재호 등이 참여했다.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본전시에서는 회화와 수채화, 사진, 서예, 자료 등 70여 점이 소개된 바 있다. 작품들은 한국 수채화와 지역 근현대미술의 축적된 시간, 영남 서화의 계보, 국내외 동시대 미술의 다양한 감각을 폭넓게 보여준다. 한국 수채화의 거목으로 평가받는 이경희를 비롯한 지역 작가들의 작품과 석재 서병오, 긍석 김진만, 죽농 서동균, 천석 박근술로 이어지는 영남 서화의 흐름도 이번 전시의 배경을 이룬다.해외 및 국내 동시대 작가들의 작품은 기증이 과거의 작품을 보존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재의 실험과 미래의 해석을 연결하는 통로라는 점을 보여준다. 관람객들은 서로 다른 시대와 장르의 작품을 통해 대구·경북 미술의 전통과 변화, 공공 미술관 컬렉션이 형성되는 과정까지 함께 살펴볼 수 있다.미술품 기증은 작품의 소유권을 옮기는 행위를 넘어 개인의 안목과 문화적 자산을 사회와 나누는 공공적 실천으로 평가된다. 기증된 작품은 전문적인 보존과 연구를 거쳐 전시와 교육에 활용되며, 시민과 다음 세대가 함께 누리는 문화유산으로 남게 된다.전시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되며 관람료는 무료다. 연령 제한 없이 누구나 관람할 수 있다. 행사는 성주군이 주최하고 성주문화예술회관이 주관하며 대구문화예술회관이 제작했다.자세한 문의나 내용은 성주문화예술회관을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살롱 안의 기자] 열아훕 살에 펜을 놓은 ‘비운의 방랑 시인’ ... 세상에 너무 일찍 도착한 천재 시인 '랭보'를 만나다

    [살롱 안의 기자] 열아훕 살에 펜을 놓은 ‘비운의 방랑 시인’ ... 세상에 너무 일찍 도착한 천재 시인 '랭보'를 만나다

    책
    2026-09-04 07:41:13 정진욱
    ▲ 신간 및 인문학 제보, 정진욱 기자 jnoog@naver.com 출퇴근 전철 안에서, 야외 카페나 집에서 만나는 짧은 여백. 기자가 한 권의 책과 한 사람의 생애를 통해 인문학의 한 조각을 건넨다. 오늘 살롱에서 만나볼 인물은 프랑스 문단을 가로지른 찬란한 유성이자 현대시의 지형을 바꾼 시인, 아르튀르 랭보(Arthur Rimbaud·1854~1891)다.너무 일찍 세상에 등장한 어린 천재1854년 10월 20일 프랑스 북동부 샤를빌에서 태어난 랭보는 일찍부터 비범한 언어 감각을 드러냈다. 열 살 무렵부터 라틴어로 글을 짓고, 십 대 중반에는 이미 완숙한 시를 써 교사와 주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그러나 조숙한 재능의 이면에는 답답한 현실이 놓여 있었다. 군인이었던 아버지는 집을 떠났고, 랭보는 독실하고 엄격한 어머니 밑에서 성장했다. 학교와 종교, 가정의 규율이 소년을 단단히 붙잡았지만, 그의 정신은 그 울타리를 견디지 못했다.1870년 프랑스와 프로이센 사이에 전쟁이 일어나 사회가 혼란에 빠지자 랭보는 여러 차례 집을 나섰다. 기차에 몸을 싣거나 때로는 걸어서 파리를 향했다. 그에게 가출은 철없는 일탈이 아니라 자신을 가두는 세계로부터 언어와 자유를 되찾으려는 몸부림에 가까웠다.열여섯 살 소년, 파리 문단을 흔들다1871년, 열여섯 살의 랭보는 이미 이름을 알리고 있던 시인 폴 베를렌에게 자신의 시를 보냈다. 소년의 재능에 충격을 받은 베를렌은 그를 파리로 불러들였다.이 무렵 랭보가 쓴 대표작 가운데 하나가 〈취한 배〉다. 정박할 항구를 잃고 격랑 속을 떠도는 배의 환상적인 여정을 그린 이 시는 훗날 랭보 자신의 생애를 예고하는 듯하다. 그는 전통적인 운율과 질서를 깨뜨리고, 감각과 이미지가 서로 뒤섞이는 새로운 언어를 만들려 했다.랭보는 시인이란 평범한 눈으로 볼 수 없는 것을 보기 위해 자신의 감각을 흔들고 뒤집어야 하는 존재라고 생각했다. 아름다운 것만 노래하는 대신 추함과 광기, 욕망과 죄의식까지 언어 속으로 끌어들였다.그가 문단에 등장한 시간은 짧았지만, 시가 이전과 같은 방식으로 존재할 수 없도록 만든 흔적은 깊었다.베를렌과의 사랑, 그리고 브뤼셀의 총성파리에서 만난 랭보와 열 살 연상의 유부남 시인 베를렌은 격렬한 연인 관계로 발전했다. 두 사람은 파리와 브뤼셀, 런던을 떠돌며 함께 시를 쓰고 가난과 방탕, 갈등의 시간을 통과했다.서로의 문학적 재능을 자극한 관계였지만, 사랑만큼 상처도 깊었다. 불안과 질투, 술과 폭력이 뒤엉키면서 두 사람의 관계는 파국으로 치달았다.1873년 7월 10일, 브뤼셀의 한 호텔에서 술에 취한 베를렌이 떠나려는 랭보를 향해 권총을 발사했다. 총탄은 랭보의 왼쪽 손목을 다치게 했다. 베를렌은 체포돼 징역 2년을 선고받았고, 두 시인의 불꽃 같던 동행도 사실상 막을 내렸다.랭보는 고향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그해 봄부터 여름까지 붙들고 있던 원고를 완성했다. 사랑의 폐허와 시적 야망의 좌절, 종교와 도덕에 대한 반항, 자기 자신을 향한 환멸이 한데 뒤엉킨 작품, "지옥에서 보낸 한 철"이었다.삶의 잿더미에서 쓴 "지옥에서 보낸 한 철""지옥에서 보낸 한 철"은 랭보가 1873년 브뤼셀에서 자신의 뜻으로 인쇄한 유일한 단행본이다. 본문 마지막에는 ‘1873년 4월~8월’이라는 집필 시기가 적혀 있다. 이 작품은 일반적인 서정시집과는 다르다. 산문과 시, 고백과 환상, 독백과 자기 심문이 뒤섞인 긴 산문시에 가깝다.‘나쁜 피’, ‘지옥의 밤’, ‘어리석은 처녀와 지옥의 신랑’, ‘착란’, ‘불가능’, ‘섬광’, ‘아침’, ‘작별’로 이어지는 글에는 뚜렷한 사건보다 한 인간의 의식이 무너졌다가 다시 일어서려는 과정이 담겨 있다.작품 속 화자는 자신이 걸어온 삶을 되돌아보며 신앙과 도덕, 사랑과 욕망, 시인으로서의 야심을 차례로 의심한다. 자신의 방황을 변명하는가 싶다가도 곧바로 스스로를 조롱한다. 구원을 갈망하면서도 다시 절망 속으로 몸을 던지고, 새로운 아침을 바라보다가도 그 빛을 쉽게 믿지 못한다.그래서 이 책을 읽는 일은 한 청년의 고백을 엿보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인간이 자기 안에 세워놓은 가장 어두운 법정에 들어가, 스스로 피고인이자 검사이며 재판관이 되는 장면을 지켜보는 일에 가깝다.랭보가 말한 ‘지옥’은 어디인가랭보의 지옥을 한 가지 의미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그것은 죄와 심판을 연상시키는 종교적 지옥이면서, 사랑이 파괴된 자리다. 자신이 꿈꾸었던 시적 이상에 도달하지 못한 예술가가 경험하는 정신적 파국이며, 자기혐오와 오만이 끊임없이 충돌하는 내면의 감옥이기도 하다.동시에 그의 지옥은 당시의 현실과 맞닿아 있다. 엄격한 가정과 학교, 종교적 권위, 전쟁과 정치적 혼란, 체면과 질서를 앞세운 19세기 프랑스 부르주아 사회는 예민한 소년에게 숨 막히는 감옥처럼 다가왔을 것이다.다만 이를 ‘귀족 사회에 대한 고발’로만 읽는 것은 작품의 폭을 좁힐 수 있다. 랭보가 저항한 대상은 특정 계급만이 아니라 권위와 위선, 획일적인 도덕으로 개인의 욕망과 언어를 길들이려는 사회 전체에 가까웠다.그러나 그는 모든 책임을 세상에 돌리지 않는다. 자신 역시 오만과 욕망, 폭력성과 독단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사실을 잔인할 만큼 정직하게 응시한다.그런 의미에서 "지옥에서 보낸 한 철"은 세상을 향해 던진 고발장이면서, 자기 자신을 피고석에 세운 심문 기록이다.열아홉 살의 책, 스무 살 무렵의 침묵랭보는 "지옥에서 보낸 한 철"을 펴낸 뒤 곧바로 공식적인 ‘절필 선언’을 남기지는 않았다. 이후에도 산문시집 "일루미나시옹"에 포함될 일부 작품을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하지만 스무 살 무렵부터 그는 문학 작품을 사실상 더 쓰지 않았다. 문학사 전체를 뒤흔든 시인이 자신의 재능이 막 피어나던 시기에 돌연 펜을 놓은 것이다.그가 왜 시를 버렸는지는 지금도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언어로 세계를 바꾸려 했던 실험에 환멸을 느꼈을 수도 있고, 시가 자신을 구원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을 수도 있다. 혹은 문학보다 더 멀고 낯선 삶을 직접 통과해 보고 싶었는지도 모른다.확실한 것은 랭보가 시인의 명성을 붙들고 살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그는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을 미련 없이 버리고, 전혀 다른 생애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시인을 버리고 세계를 떠돈 방랑자절필 이후 랭보의 삶은 한 편의 모험담처럼 이어졌다. 그는 유럽 여러 나라를 떠돌고 네덜란드 식민지군에 입대해 인도네시아 자바섬까지 갔다가 탈영했다. 키프로스에서는 채석장 감독으로 일했고, 마침내 아라비아반도의 아덴과 동아프리카 하라르에 정착했다.그곳에서 그는 커피와 가죽, 상아 등 여러 물품을 거래하는 상인이 됐다. 한때 총기를 운송·거래하는 사업에도 관여했지만, 그의 후반생 전체를 단순히 ‘무기상’이라는 한 단어로 규정하는 것은 다소 과장된 표현이다. 그는 상인이자 탐험가였으며, 아프리카 내륙의 지리와 언어를 기록한 관찰자이기도 했다.시인은 사라지고 현실적인 장부와 거래, 험난한 이동만 남은 듯했다. 그러나 사막을 횡단하고 낯선 도시를 오가던 그의 모습은 어쩌면 이미 〈취한 배〉 속에 나타나 있었는지도 모른다. 항구를 떠난 배처럼 그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계속 흘러갔다.서른일곱 살, 너무 짧았던 두 번째 생애1891년 랭보는 오른쪽 무릎에 심각한 통증을 느꼈다. 프랑스 마르세유로 돌아와 다리를 절단하는 수술까지 받았지만 병세는 나아지지 않았다.그해 11월 10일, 그는 서른일곱 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그가 아프리카의 흙먼지 속에서 상인으로 살아가는 동안 프랑스에서는 베를렌을 비롯한 문인들이 랭보의 작품을 알리기 시작했다. 《일루미나시옹》은 1886년 랭보가 관여하지 않은 채 출간됐고, 그가 문학을 등진 사이 그의 이름은 오히려 문학의 중심으로 들어오고 있었다.랭보는 자신이 훗날 현대시의 선구자로 추앙받으리라는 사실을 충분히 알지 못한 채 눈을 감았다. 그러나 그의 언어는 초현실주의와 실존주의를 비롯한 현대 문학과 예술에 깊은 영향을 남겼다. 앙드레 지드와 알베르 카뮈는 물론, 음악가 밥 딜런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예술가가 그에게서 영감을 받았다.기자의 책갈피 "우리 안의 지옥을 빠져나오는 법"랭보의 문장이 150여 년이 지난 오늘에도 아프게 다가오는 이유는 무엇일까.지금도 사회가 정한 성공과 정상성의 기준에서 벗어난 사람은 쉽게 문제적인 존재로 취급된다. 누구보다 민감하게 시대의 모순을 감지하는 청소년과 청년의 목소리는 종종 철없음이나 반항이라는 말로 축소된다.정해진 길을 의심하면 방황한다고 말하고, 남들과 다른 감각으로 세계를 바라보면 적응하지 못한다고 평가한다. 그렇게 세상의 잣대가 한 사람의 내면으로 들어오면 그는 마침내 자기 자신을 미워하기 시작한다.랭보가 빠져나오려 했던 지옥은 사라진 과거가 아닐지 모른다. 위선적인 질서에 순응하라는 압력 속에, 타인의 기준으로 자신의 가치를 판단하는 마음속에, 그리고 스스로를 끊임없이 피고석에 세우는 우리의 내면에 그 지옥은 되풀이된다.하지만 "지옥에서 보낸 한 철"의 마지막에는 희미하게나마 ‘아침’과 ‘작별’이 놓여 있다. 완전한 구원의 선언은 아니지만, 자신의 지옥을 똑바로 바라본 사람이 더는 그곳에 머물지 않겠다는 움직임이다.랭보는 평생 시를 쓰지 않았다. 그러나 불과 몇 해 동안 남긴 문장으로 수많은 사람에게 새로운 언어의 문을 열어주었다.어쩌면 한 인간의 삶은 얼마나 오래 빛났는가보다, 잠시라도 얼마나 강렬하게 어둠을 밝혔는가로 기억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랭보는 너무 일찍 타올랐고 너무 빨리 사라졌다. 하지만 그 짧은 빛은 아직도 우리에게 묻고 있다.지금 당신을 가두고 있는 지옥은 어디인가. ▲ 아르튀르 '랭보'(이미지출처=ChatGPT) - 아르튀르 랭보의 '지옥에서 보낸 한 철' -옛날에, 내 기억이 정확하다면,내 삶은 모든 마음이 열리고 모든 포도주가 흐르는 축제였다.어느 날 저녁, 나는 '미(美)'를 무릎 위에 앉혔다.그리고 그녀가 쓰다는 것을 알았다.그리하여 그녀에게 욕설을 퍼부었다.나는 정의에 맞서 무장을 갖추었다.나는 도망쳤다. 오 마녀들이여, 오 불행이여, 오 증오여,내 보물은 바로 너희들에게 맡겨졌다!나는 내 안에서 인간의 희망을 모두 지워버리는 데 성공했다.인간의 희망의 목을 누르기 위해,나는 사나운 짐승처럼 음침하게 솟구쳤다.나는 사형 집행인을 불러들여,죽어가며 그들의 총 자루를 깨물고자 했다.나는 재앙을 불러들여, 모래와 피로 목이 막히고자 했다.불행은 나의 신(神)이었다.나는 흙탕물 속에 누웠다. 나는 범죄의 공기에 몸을 말렸다.그리고 광기에게 아주 멋진 장난을 쳤다.그리고 봄은 나에게 희극배우의 무서운 웃음을 가져다주었다.그런데 아주 최근에, 내가 비명을 지르기 직전,옛 축제의 열쇠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거기서라면 아마도 내 식욕이 되살아날지도 모른다.친절이 바로 그 열쇠이다.이런 영감이 나오다니, 내가 꿈을 꾸었던 것인가!"너는 여전히 하이에나로구나..." 마귀가 소리친다,그토록 멋진 제비꽃을 나에게 씌워 주었던 마귀가."너의 그 모든 욕망과, 너의 이기심과,너의 모든 대죄(大罪)로 죽음을 얻어라."아! 나는 그 모든 것을 너무 많이 받았다.하지만, 친애하는 사탄이여, 당신에게 청하노니,그렇게 분노에 찬 눈빛을 거두어 주시오!그리고 몇 가지 뒤늦은 비열함을 기다리며,글쓰기에 있어 묘사하거나 성찰하는 재능이 부족한 사람을 위해,내 끔찍한 단망록(斷忘錄)에서 몇 장을 찢어 당신에게 바친다.
  • [자원순환의 날] 버리는 사회에서 돌려 쓰는 사회로 … “쓰레기 줄이는 시민의 하루가 지구를 바꾼다”

    [자원순환의 날] 버리는 사회에서 돌려 쓰는 사회로 … “쓰레기 줄이는 시민의 하루가 지구를 바꾼다”

    환경
    2026-09-03 07:08:03 정진욱
    매년 9월 6일은 ‘자원순환의 날’이다. 한 번 쓰고 버리는 소비 방식에서 벗어나 제품과 자원을 가능한 한 오래 사용하고, 폐기물을 다시 생산 과정으로 돌려보내자는 취지로 마련된 환경기념일이다. ▲ 자원순환의 날을 맞아 시민들이 세제 리필과 고장 난 물건 수리, 장난감 나눔, 투명 페트병·캔 분리배출에 참여하는 모습(이미지출처=독자 이해를 위해 ChatGPT제작) 기후에너지환경부는 ‘폐기물도 소중한 자원’이라는 국민적 인식을 확산하고 생활 속 자원순환 실천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2009년부터 9월 6일을 자원순환의 날로 지정해 기념하고 있다. 날짜에 사용된 숫자 ‘9’와 ‘6’은 서로 뒤집으면 같은 형태가 된다는 점에서 자원이 끊임없이 순환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대한민국 정책브리핑올해로 18회를 맞은 자원순환의 날 기념행사는 9월 4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열린다. 올해 주제는 ‘약속을 넘어 실천으로, 탈플라스틱 순환경제’다. 기념행사에서는 자원순환 정책과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 순환이용성 평가제도 등을 소개하고 폐플라스틱·커피박·종이팩·폐섬유 등을 활용한 체험 프로그램과 자원순환 마켓도 운영한다. ‘재활용’보다 먼저 해야 할 일자원순환이라고 하면 흔히 쓰레기를 종류별로 나눠 버리는 모습을 떠올린다. 하지만 제대로 된 자원순환은 분리배출보다 앞선 단계에서 시작된다.가장 우선해야 할 행동은 불필요한 물건을 사지 않고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것이다. 폐기물이 된 뒤 재활용하는 것보다 애초에 폐기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편이 자원과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그다음은 아직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다시 쓰고, 고장 난 물건을 수리하며,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다른 사람과 나누는 일이다. 중고 거래와 의류·장난감 나눔, 다회용기 이용, 리필제품 구매도 모두 자원순환에 포함된다.제품을 더 이상 사용할 수 없을 때 비로소 올바른 분리배출이 필요하다. 재활용품에 음식물이나 이물질이 남아 있거나 서로 다른 재질이 섞여 있으면 선별과 재활용이 어려워진다. 내용물을 비우고, 가볍게 헹구고, 재질별로 분리한 뒤 지정된 장소에 배출하는 기본 원칙이 중요한 이유다.시민이 실천할 수 있는 ‘자원순환 7계명’첫째, 장바구니와 텀블러, 다회용기를 생활화한다. 배달음식을 주문할 때는 일회용 수저와 빨대를 받지 않는 선택도 가능하다.둘째, 필요한 만큼만 구매한다. 특히 식재료는 냉장고에 있는 품목을 확인한 뒤 구입하고, 유통기한이 가까운 식품부터 사용하는 습관을 들인다.셋째, 리필제품과 포장이 적은 제품을 선택한다. 세제와 화장품 등의 용기를 반복해 사용하면 새 용기 생산과 폐기 과정에서 발생하는 자원 소비를 줄일 수 있다.넷째, 고장 난 제품은 버리기 전에 수리 가능성을 확인한다. 가전제품과 가구, 의류의 사용기간을 늘리는 것은 새 제품 생산에 필요한 원료와 에너지를 아끼는 방법이다.다섯째, 사용하지 않는 의류·책·장난감·생활용품은 중고 판매나 기부, 교환을 통해 필요한 사람에게 전달한다.여섯째, 투명 페트병은 내용물을 비우고 헹군 뒤 라벨을 제거해 압착한다. 종이상자는 테이프와 송장, 비닐 코팅 부분을 제거하고 펼쳐 배출한다. 여러 재질이 섞여 분리가 어려운 제품은 지역별 배출기준을 확인해야 한다.일곱째, 폐건전지와 형광등, 의약품, 소형 폐가전은 일반 종량제 봉투에 넣지 말고 별도 수거함이나 지정된 회수처를 이용한다.생산 단계부터 바뀌어야 완성되는 순환경제시민의 실천만으로 모든 폐기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제품을 만드는 기업도 수리와 부품 교체가 쉽고, 사용 후 재활용하기 좋은 제품을 설계해야 한다. 불필요한 이중·삼중 포장을 줄이고 재생원료 사용을 확대하는 것도 필요하다.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지역마다 다른 분리배출 기준을 시민이 쉽게 이해하도록 안내하고, 재활용품이 실제 원료와 제품으로 다시 사용될 수 있도록 선별·세척·재생시설을 확충해야 한다. 재사용 용기 회수망과 수리센터, 공유·나눔 공간 같은 생활 기반시설도 중요하다.자원순환은 쓰레기를 어디에 버릴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다. 어떤 제품을 만들고, 무엇을 구입하며, 얼마나 오래 사용한 뒤 어떤 방식으로 다시 순환시킬 것인가를 결정하는 경제와 생활 방식의 전환이다.기자의 시선분리배출을 열심히 한다는 이유로 일회용품을 마음껏 소비해도 되는 것은 아니다. 재활용 과정에도 수거와 운송, 세척, 파쇄, 재생을 위한 에너지와 비용이 들어간다. 오염되거나 여러 재질이 결합된 제품은 분리배출을 해도 실제 재활용으로 이어지지 못할 수 있다.자원순환의 출발점은 쓰레기통 앞이 아니라 물건을 구매하기 직전이다. ‘정말 필요한가’, ‘다시 채워 쓸 수 있는가’, ‘고쳐서 더 사용할 수 있는가’를 한 번 더 묻는 시민의 선택이 생산 방식까지 바꾼다.9월 6일 하루의 기념행사보다 중요한 것은 나머지 364일의 습관이다. 쓰지 않는 물건 하나를 나누고, 일회용품 하나를 거절하며, 버리려던 제품 하나를 고쳐 쓰는 작은 행동이 모일 때 자원순환은 구호가 아니라 일상이 된다.
  • 한국신체장애인복지회, 이순신 ‘백의종군길 670㎞ 도보행진’ 동참

    한국신체장애인복지회, 이순신 ‘백의종군길 670㎞ 도보행진’ 동참

    인권/복지
    2026-09-02 10:44:05 정진욱
    한국신체장애인복지회가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백의종군 여정을 따라 걷는 ‘제2회 백의종군길 670㎞ 도보행진’에 동참한다. ▲ 지난 8월 31일, '한국신체장애인복지회'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 한국신체장애인복지회는 지난 8월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백의종군길의 역사적 가치를 알리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사회적 연대를 넓히기 위해 도보행진에 참여한다고 밝혔다.기자회견에는 복지회와 백의종군길 추진위원회를 비롯해 방송언론소비자주권연대, 서민민생대책위원회, 노동계 및 산악마라톤 관련 단체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행진의 취지를 설명하고 백의종군길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추진을 위한 국민적 관심과 지지를 요청했다.서울 의금부 터에서 경남 합천까지백의종군길은 1597년 정유재란 당시 투옥과 문초를 겪은 이순신 장군이 백의종군 명령을 받고 이동했던 길이다.이번 도보행진은 옛 의금부 터가 있는 서울 종로 종각 일대에서 출발해 남산과 남태령을 지나 경기 수원, 충남 아산·공주, 전북 전주·남원, 전남 구례·순천, 경남 하동·산청을 거쳐 합천에 이르는 약 670㎞ 구간을 따라가는 방식으로 추진된다.한국관광공사의 걷기여행 정보서비스 ‘두루누비’도 서울에서 합천까지 이어지는 약 670㎞ 구간을 ‘이순신 백의종군길’로 소개하고 있다. 이순신 장군은 1597년 4월 의금부에서 풀려난 뒤 합천 초계의 도원수 진영으로 향했다. 한국관광공사 두루누비복지회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역사 현장을 걸으며 이순신 장군의 책임감과 인내, 애민정신을 되새기겠다는 계획이다. 단순한 완주 경쟁보다 참가자들의 신체적 여건과 이동권을 고려한 참여 방식을 마련하는 것도 이번 행사의 주요 과제로 꼽힌다.복지회 측은 “국가적 위기와 개인적 고난 속에서도 나라와 백성을 위해 걸었던 이순신 장군의 백의종군길은 오늘날 어려움을 겪는 시민들에게도 용기와 희망을 전하는 역사적 공간”이라고 밝혔다.이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역사의 길을 걸으며 사회적 연대와 화합의 가치를 나누고, 백의종군길이 지닌 역사·문화적 의미를 국내외에 알리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덧붙였다.10월 12일 서울시의회서 출정식본격적인 도보행진에 앞서 공식 출정식은 오는 10월 12일 오후 2시 서울시의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다.출정식에서는 백의종군길의 역사적 의미와 보존·활용 방안을 설명하는 대국민 보고회가 진행될 예정이다. 추진위원회가 추진 중인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구상과 향후 활동 계획도 소개된다.공식 홍보대사로 위촉된 청소년 다문화 합창단 ‘레인보우 합창단’의 해외 공연 연계 프로젝트도 공개할 예정이다. 추진위는 미국과 유럽 등지의 공연을 통해 이순신 장군의 애국·애민정신과 백의종군길의 가치를 알린다는 구상이다.다만 백의종군길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는 현재 추진단체가 제시한 장기 목표로, 실제 등재를 위해서는 문화유산의 범위와 진정성·완전성에 대한 조사, 지방자치단체 및 정부 협의, 국내 잠정목록 등재와 유네스코 심사 등 여러 절차가 필요하다.역사 기념 넘어 ‘모두가 걸을 수 있는 길’로이번 행진의 의미는 이순신 장군의 구국정신을 기리는 데만 있지 않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장거리 역사길에 참여한다는 점에서 이동권과 무장애 관광환경을 점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670㎞ 전 구간을 하나의 역사문화길로 발전시키려면 정확한 노선 고증과 안내체계 구축뿐 아니라 휠체어 이용 가능 구간, 경사도, 보행로 폭, 장애인 화장실과 숙박시설 등의 정보도 함께 제공돼야 한다. 참가자의 장애 유형과 건강 상태에 맞춰 구간별 참여, 보조 인력, 의료·안전 지원체계를 마련하는 일도 필요하다.백의종군길의 가치는 과거의 고난을 재현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장애 여부나 나이와 관계없이 시민 누구나 안전하게 걸으며 역사를 체험할 수 있을 때, 이 길은 현재와 미래 세대를 잇는 살아 있는 문화유산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행사 개요]- 행 사 명 : 제2회 백의종군길 670km 도보행진- 출 정 식 : 2026년 10월 12일(월) 14:00 / 서울시의회 의원회관 대회의실- 행진코스 : 서울 종로 종각(의금부 터) ~ 남산 ~ 남태령 ~ 수원 ~ 아산 ~ 공주 ~ 전주 ~ 구례 ~ 순천 ~ 하동 ~ 산청 ~ 경남 합천 (총 670km)- 주최/주관 : 백의종군길 추진위원회- 참여/후원 : (사)한국신체장애인복지회, 방송언론소비자주권연대, 서민민생대책위원회, 한국노총 섬유건설노동조합연맹, 산악마라톤연맹, 서울특별시의회 이정미 의원 등
  • 20시간 날아 서울로 … 미국 스타일 컨설턴트가 주목한 ‘K-이미지 컨설팅’

    20시간 날아 서울로 … 미국 스타일 컨설턴트가 주목한 ‘K-이미지 컨설팅’

    패션/뷰티
    2026-09-02 10:43:51 정진욱
    미국에서 남성 스타일 컨설턴트로 활동하는 코스타리카 출신 루이스 바라호나가 한국형 이미지 컨설팅 시스템을 배우기 위해 서울을 찾았다.  ▲ (좌측부터) 홍정화 컬러에이치 대표, 루이스 바라호나 남성 스타일 컨설턴트 단순한 퍼스널컬러 진단을 넘어 얼굴과 체형, 직업적 역할까지 연결하는 국내 이미지 컨설팅 기법이 해외 전문가의 교육 수요로 이어진 사례다.홍정화 컬러에이치 대표는 바라호나가 약 20시간의 비행 끝에 서울을 방문해 5일간의 집중교육을 마치고 귀국했다고 30일 밝혔다.현지에서 패션을 전공한 바라호나는 남성 고객을 대상으로 스타일 컨설팅을 제공하며 소셜미디어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그는 한국의 이미지 컨설팅 방식을 배우기 위해 인스타그램을 통해 여러 교육기관을 검색하고 직접 문의한 끝에 컬러에이치를 교육기관으로 선택했다.최종 결정을 이끈 것은 홍 대표와의 온라인 상담이었다. 바라호나는 화상회의를 통해 교육 내용과 컨설팅 철학을 확인한 뒤 서울행 항공권을 예약한 것으로 전해졌다.컬러에이치가 중국과 싱가포르 등 아시아권 수강생을 교육한 적은 있지만, 미국에서 활동하는 현직 컨설턴트가 전문교육을 받기 위해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퍼스널컬러 20시간, 패션 15시간 집중교육교육은 회사 소속 전문 통역가가 참여한 가운데 5일 동안 진행됐다. 과정은 퍼스널컬러 교육 20시간과 패션 이미지 교육 15시간 등 총 35시간으로 구성됐다.바라호나는 교육 기간 '퍼스널컬러컨설턴트 1급(민간자격 2025-005448)'과 '패션이미지컨설턴트(민간자격 2025-003260)'’ 과정을 이수하고, 컬러에이치가 자체적으로 활용하는 얼굴 이미지 분석 방법도 익혔다. 다만 등록 민간자격은 국가가 자격의 전문성이나 교육 품질을 공인했다는 의미와는 구별된다. 민간자격의 등록 여부와 발급기관 등은 민간자격정보서비스에서 확인할 수 있다.홍 대표가 짧은 교육 일정에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진단 기법 자체보다 컨설턴트가 고객을 바라보는 태도와 상담 기준이었다.홍 대표는 “어떤 색이 어울리는지를 찾아주는 기술만큼 사람을 어떻게 바라보고, 컨설팅 과정에서 무엇을 중요하게 다뤄야 하는지를 전달하는 데 집중했다”고 말했다.컬러에이치의 이미지 컨설팅은 퍼스널컬러 진단을 출발점으로 얼굴 유형과 골격, 체형을 분석한 뒤 고객의 직업과 사회적 역할, 대외 활동 환경에 맞는 이미지를 설계하는 방식이다. 외형을 단순히 꾸미는 서비스라기보다 고객이 전달하려는 신뢰도와 전문성, 브랜드 정체성을 시각적으로 구성하는 데 초점을 둔다.“한국에 더 오래 머물지 못해 아쉬워”바라호나는 교육을 마친 뒤 남긴 후기에서 “가르치고 설명하는 방식과 오랜 경험을 공유해준 덕분에 모든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며 “한국에 더 오래 머물 수 없었다는 점이 유일하게 아쉽다”고 밝혔다.이어 “오랜 기간 구축해온 교육 체계가 소중하고 가치 있다고 생각한다”며 해외에서도 참여할 수 있는 온라인 강좌 개설을 요청했다. 온라인 과정이 마련되면 가장 먼저 신청하겠다는 뜻도 전했다.홍 대표는 “한국의 이미지 컨설팅을 해외 전문가들과 공유할 수 있는 글로벌 무대를 위한 온라인 교육과정 개설도 검토해보고 싶다”고 말했다.홍 대표는 퍼스널이미지협회 회장을 맡고 있으며 서울여자대학교 인재개발센터 이미지메이킹연구소장과 동서울대학교 외래교수를 지냈다. 컬러에이치 측은 현재까지 50여 종의 자체 진단 도구를 개발하고 1만 건 이상의 진단 경험을 축적했다고 설명했다.기자의 시선, ‘K-퍼스널컬러’, 체험 관광을 넘어 교육산업으로 갈 수 있을까이번 방문 관련 뉴스는 한 외국인 수강생의 이색적인 서울행에만 그치지 않고, K-뷰티의 영향력이 화장품과 피부관리 제품을 넘어 ‘한국식 진단과 상담 방법’이라는 서비스 영역으로 확장될 가능성을 보여 주고 있다.한국의 퍼스널컬러 진단은 이미 외국인 관광객이 서울에서 경험하는 K-뷰티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았다. 해외 매체도 한국 여행 중 퍼스널컬러 진단을 받는 현상을 ‘뷰티 관광’의 한 흐름으로 조명해왔다. 2026 코리아뷰티페스티벌에서도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퍼스널컬러 프로그램이 운영되는 등 관광과 체험 서비스의 결합이 이어지고 있다. 주목할 대목은 소비자가 진단을 받으러 오는 단계를 넘어 해외 현직 컨설턴트가 한국의 교육 체계를 배우러 왔다는 점이다. 이는 한국형 퍼스널컬러와 이미지 분석이 하나의 ‘교육 콘텐츠’로 수출될 수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온라인 강의와 다국어 교재, 해외 강사 인증 과정 등을 체계화한다면 시간과 장소의 제약을 넘어 새로운 전문서비스 시장을 만들 수 있다.그러나 해외 진출을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피부색과 체형, 미적 기준이 다양한 고객에게 한국의 분류법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지 검증해야 한다. 진단 결과가 컨설턴트의 주관에 따라 달라지는 문제를 줄이기 위한 표준화된 기준과 평가 방식도 필요하다.결국 K-이미지 컨설팅의 경쟁력은 ‘한국에서 유행하는 색상 분류법’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다양한 문화와 인종을 포괄하는 분석 데이터, 재현 가능한 진단 기준, 고객의 직업과 정체성을 존중하는 상담 철학이 함께 갖춰져야 한다. 이번 20시간의 서울행이 일회성 화제가 아니라 전문서비스의 글로벌 무대 수출의 출발점이 되려면, 이제는 개인의 경험과 노하우를 국제적으로 검증 가능한 교육 체계로 전환해야 할 때다.
  • 한국무역협회·포항공과대학교, 기업 경영진 대상 ‘제5기 AI CEO과정’ 운영

    한국무역협회·포항공과대학교, 기업 경영진 대상 ‘제5기 AI CEO과정’ 운영

    교육
    2026-09-02 10:43:45 정진욱
    한국무역협회와 포항공과대학교(POSTECH)가 기업 경영진과 핵심 인재를 대상으로 인공지능(AI) 기술과 산업 전환 전략을 교육하는 ‘제5기 AI CEO과정’을 운영한다. ▲ 한국무역협회·포항공과대학교, 기업 경영진 대상 ‘제5기 AI CEO과정’ (이미지출처=한국무역협회) 이번 과정은 ‘대한민국을 이끄는 AI 리더의 선택’을 주제로 9월 2일부터 12월 2일까지 총 13주간 진행된다. 교육 장소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트레이드타워 51층 한국무역협회 대회의실이다.교육 대상은 기업·기관의 경영진과 임원, 핵심 인재, AI 관련 전문직 종사자 등 약 30명이다. 단순한 기술 소개를 넘어 기업 경영자가 AI 산업의 흐름을 이해하고, 실제 경영과 사업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전략을 세우도록 돕는 데 초점을 맞췄다.교육은 매주 수요일 오후 4시부터 오후 9시까지 진행된다. 1교시와 2교시 강의에 이어 저녁 식사와 네트워킹 시간이 마련돼 교육생 간 산업 경험과 사업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과정 첫날인 9월 2일에는 입학식과 함께 김도연 울산대학교 이사장의 ‘AI 시대, 막 오른 지적(知的) 혁명’ 특강이 열린다.이어 2주차에는 ‘AI 에이전트 시대, 기업은 어떻게 다시 설계되는가’와 ‘AI 리터러시: 딥러닝의 본질과 패러다임의 이해’를 주제로 강의가 진행된다. 오순영 수석 솔루션즈 아키텍트와 이남훈 포스텍 인공지능대학원 교수가 강사로 참여한다.3주차 과정에서는 스마트팩토리의 핵심 기술인 알고리즘과 함께 조직 변화를 주도하는 방법을 다룬다. 4주차에는 대규모언어모델(LLM)에서 에이전틱 AI와 피지컬 AI로 이어지는 기술 변화와 생성형 AI의 미래를 살펴본다.5주차에는 시각 컴퓨팅 시스템의 AI 기반 설계·제어 기술과 멀티모달 AI 시대의 기업 전환 전략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포스텍 컴퓨터공학과 교수진과 글로벌 AI 기업 실무 전문가가 기업 사례와 실제 도입 전략을 제시한다.10월 14일에는 포항연수와 함께 서영주 포스텍 인공지능대학원 학장의 ‘AI 시대의 도전과 대응’ 특강이 예정돼 있다.후반부 교육과정은 AI 인프라, 문서지능, 기업 AX(AI Transformation), 피지컬 AI, 로봇, 제조업 혁신 등 산업 현장과 밀접한 주제로 구성됐다.AI 인프라 분야에서는 빠르고 확장 가능하면서 비용 효율적인 시스템 구축 방안을 살펴본다. 기업 AX 과정에서는 에이전틱 AI 시대의 문서지능과 실제 기업 활용 사례를 소개한다.피지컬 AI 교육에서는 로봇용 거대 파운데이션 모델의 현재와 미래, 스스로 배우고 일하는 로봇 기술, 가상환경에서 학습한 로봇이 현실 세계에서 작동하도록 하는 기술 등을 다룬다. 안혜민 포스텍 전자전기공학과 교수, 백승민 LG전자 로봇선행연구소 소장, 곽수하 포스텍 인공지능대학원 교수 등이 강사로 나선다.제조 분야에서는 인공지능을 통한 제조산업 혁신과 제조 AX, 자율제조 핵심 기술, 기업 구축 사례를 소개한다. 유환조 포스텍 컴퓨터공학과 교수와 제조·AI 분야 기업 전문가들이 실제 산업 현장에서의 적용 가능성과 과제를 제시할 예정이다.마지막 단계에서는 AI 시대 리더에게 요구되는 경영전략과 법률 리스크를 다룬다. 김지현 SK경영경제연구소 부사장이 ‘에이전트 시대, 리더의 AI와 AX 리더십’을 강의하고, 고인선 법무법인 원 파트너변호사가 ‘AI 시대의 법률 리스크와 경영전략’을 설명한다. 수료식은 12월 2일 열린다.등록금은 900만원이다. 한국무역협회 회원사 가운데 선착순 10개사는 등록금의 10%를 할인받을 수 있다. 교육과정을 마친 참가자에게는 포스텍 총장과 한국무역협회장 공동 명의의 이수증이 수여된다. 포스텍·무역아카데미 동문 및 원우회 활동 자격도 부여된다.한국무역협회와 포스텍은 이번 교육을 통해 기업 경영진이 AI를 특정 부서의 기술적 도구가 아닌 조직과 사업모델을 재설계하는 핵심 경영요소로 이해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교육 관련 문의는 한국무역협회 무역아카데미와 포스텍 인공지능연구원을 통해 할 수 있다. 강사진과 강의 일정은 운영 상황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
  • “견딜 틈조차 없다” … 5년마다 하얗게 질리는 지구의 산호초

    “견딜 틈조차 없다” … 5년마다 하얗게 질리는 지구의 산호초

    환경
    2026-09-01 13:40:51 정진욱
    바닷속 열대우림으로 불리는 산호초가 무너지고 있다. 문제는 한 차례의 대규모 백화가 아니다. 해수온이 내려가 산호가 회복되기도 전에 다음 해양 폭염이 덮치면서 산호초의 생명력이 단계적으로 낮아지는 악순환이 고착되고 있다. ▲ 뜨거운 바다, 하얗게 변한 산호초(사진출처=시민 이해를 위해 ChatGPT 생성) 세계산호초모니터링네트워크(GCRMN)는 31일 공개한 ‘2025 세계 산호초 현황’ 보고서에서 세계 산호초가 회복과 손실을 반복하면서 전체 면적이 계속 낮아지는 이른바 ‘계단식 쇠퇴’ 국면에 들어섰다고 경고했다.이번 보고서는 123개 국가·지역의 산호초 지점 3만6000여 곳에서 수행된 8만7000건 이상의 조사자료를 종합한 결과다. 분석 기간은 40년이 넘는다. 단일 지역이나 특정 백화 사례가 아니라 지구 전체 산호초의 장기 변화를 추적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수십 년이던 백화 간격, 이제 5~6년에 한 번과거 대규모 산호 백화 사이에는 수십 년의 간격이 있었다. 손상된 산호가 다시 성장하고 어린 산호가 자리를 잡을 시간이 있었다는 의미다. 그러나 최근 대규모 백화는 평균 5~6년마다 발생하고 있다. 발생 빈도가 사실상 두 배 가까이 높아졌다는 게 연구진의 분석이다.산호 백화는 수온 상승 등으로 스트레스를 받은 산호가 몸속에 공생하던 미세조류를 밖으로 내보내면서 하얗게 변하는 현상이다. 공생조류는 광합성을 통해 산호가 필요로 하는 에너지의 상당 부분을 공급한다. 이를 잃은 산호는 영양 부족과 질병에 취약해진다.백화가 곧바로 산호의 죽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수온이 빠르게 정상화되고 추가적인 스트레스가 줄어들면 공생조류를 다시 받아들여 회복할 수 있다. 하지만 고수온이 오래 지속되거나 백화가 짧은 간격으로 반복되면 결국 폐사할 가능성이 커진다.지금 산호초에 부족한 것은 회복 능력이 아니라 ‘회복할 시간’인 셈이다.2010년 이후 꺾인 산호초의 회복력세계 산호 피복률은 약 40년 동안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지만 2010년을 전후해 흐름이 급격하게 바뀌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0~2024년 세계 경산호 피복률은 장기적인 과거 평균보다 9.5% 낮았다.산호초가 강한 회복력을 보여준 사례도 있다. 2016년 대규모 백화로 세계 산호 피복률이 6.6% 줄었지만, 2017~2019년에는 약 6%가 회복됐다. 환경이 안정되면 산호초가 상당 부분 되살아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그러나 2023년 시작된 대규모 백화는 전 세계 산호초 분포 면적의 약 77%에 영향을 미치며 관측 사상 가장 광범위한 백화로 기록됐다. 회복과 손실이 반복되더라도 매번 완전한 회복에는 이르지 못하면서 산호초의 전체 수준이 계단을 내려가듯 낮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특히 해양 폭염이 강해지고 해수면 온도가 상승할수록 다음 백화가 찾아오는 시점은 더 빨라질 수 있다. GCRMN 연구진은 온실가스 배출 감축이 지연될 경우 산호초의 손실이 되돌리기 어려운 상태로 굳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 산호초의 조용한 쇠퇴(사진출처=시민 이해를 위해 ChatGPT 생성) 산호초 붕괴는 바다만의 문제가 아니다산호초는 지구 해저 면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지만 전체 해양생물의 약 25%가 의존하는 핵심 서식지다. 작은 물고기와 무척추동물의 은신처이자 산란장이고, 대형 어류로 이어지는 먹이사슬의 출발점이다.산호초가 사라지면 생물다양성만 줄어드는 것이 아니다. 산호초 주변 어장에 생계를 의존하는 주민들의 수입과 식량 공급이 흔들리고, 다이빙과 휴양을 기반으로 한 관광산업도 타격을 받는다.천연 방파제로서의 기능도 약해진다. 산호초는 외해에서 밀려오는 파도의 힘을 줄여 폭풍과 침식으로부터 해안을 보호한다. 산호 구조물이 붕괴하면 파랑 에너지가 해안에 직접 전달돼 저지대 마을과 도로, 관광시설의 침수·침식 위험이 커질 수 있다.산호 백화는 수면 아래에서 벌어지는 생태 현상이지만 그 피해는 어시장과 관광지, 해안 마을의 삶으로 올라온다.배출 감축과 지역 관리, 동시에 이뤄져야산호초 위기의 근본 원인은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온실가스 증가와 해양 온난화다. 지역 단위의 복원사업만으로 지구적인 해수온 상승을 막을 수는 없다. 보고서는 온실가스의 신속한 감축이 산호초 생존을 위한 최우선 조건이라고 강조했다.동시에 남획과 해안 난개발, 생활하수, 농업 유출수, 플라스틱 오염 등 지역의 스트레스 요인을 줄여야 한다. 오염과 남획으로 이미 약해진 산호초는 같은 고수온에도 더 큰 피해를 보기 때문이다.해양보호구역을 지정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어업과 개발을 관리하고, 고수온에 상대적으로 강한 산호를 보전·증식하는 대책도 필요하다. 백화 발생 전후의 변화를 조기에 파악할 수 있도록 위성자료와 현장 관측을 결합한 상시 감시체계도 확대해야 한다.기자의 시선, 하얀 산호는 바다가 보내는 ‘시간표’다산호초의 위기는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된 재난이 아니다. 온실가스 감축을 미뤄온 시간이 바닷속에 하얀 골격으로 쌓인 결과다.산호는 아직 회복할 능력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 수온이 안정된 시기에는 상당한 회복력도 보여줬다. 그러나 인간이 산호에게 허락한 회복 시간은 수십 년에서 불과 5~6년으로 줄었다. 이제 문제는 산호가 견딜 수 있느냐가 아니라, 우리가 산호에게 살아날 시간을 돌려줄 수 있느냐다.‘계단식 쇠퇴’의 끝에는 산호만 없는 바다가 기다리는 것이 아니다. 물고기와 어민, 관광업과 해안 마을이 함께 내려가는 계단이 놓여 있다. 산호초의 백화는 바다가 보내는 마지막 장식적 경고가 아니라 인간 사회의 안전망이 풀리고 있다는 현실적인 신호다.
  • [기후 위기] 비 한 방울 없었는데 산이 무너졌다 … 네팔 덮친 ‘빙하 재앙’, 12년 전 경고가 현실로

    [기후 위기] 비 한 방울 없었는데 산이 무너졌다 … 네팔 덮친 ‘빙하 재앙’, 12년 전 경고가 현실로

    환경
    2026-08-31 10:23:26 정진욱
    비가 내리지 않았는데 거대한 홍수가 산골 마을을 집어삼켰다. 하늘이 아니라 산에서 물과 흙, 바위, 얼음이 한꺼번에 쏟아졌다. 수천 년 동안 히말라야 고산지대를 지탱하던 빙하와 암반이 무너지면서 계곡은 순식간에 거대한 흙탕물의 통로로 변했다.지난 26일 오전 네팔 중북부 라수와 지역과 중국 티베트 지룽현 접경에서 발생한 대재앙은 기존의 ‘폭우 뒤 홍수’라는 재난 상식을 뒤집었다. 당시 피해 지역 상공은 대체로 맑았고 대홍수를 일으킬 만한 집중호우도 관측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보테코시강과 트리슐리강의 수위는 불과 30분 만에 최대 9m가량 치솟았다. ▲ 히말라야 빙하 붕괴, 네팔 구조 현장(사진출처=AI ChatGPT 생성) 29일 외신과 현지 당국 집계를 종합하면 네팔에서 최소 626명, 티베트에서 7명이 숨졌으며 실종자는 양쪽 지역을 합쳐 약 3000명에 이른다. 사망·실종자 집계가 계속 변하고 있어 피해 규모는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이재민과 긴급 지원이 필요한 주민도 9만 명을 넘어섰다. 도로와 교량, 학교, 병원, 수력발전 시설까지 광범위하게 파괴되면서 구조와 구호 활동도 난항을 겪고 있다. ‘지진 홍수’에서 ‘빙하·암석 붕괴’로사고 직후에는 티베트 지역에서 감지된 지진이 빙하를 무너뜨렸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위성영상과 지진파를 다시 분석한 전문가들은 지진이 원인이 아니라 빙하와 암석이 무너지면서 발생한 충격이 지진처럼 관측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위성영상에는 해발 약 5200m 지점의 빙하 일부가 떨어져 나가 약 1200m 아래 계곡으로 추락한 흔적이 포착됐다. 거대한 얼음덩어리가 암석과 토사를 끌고 내려오면서 ‘얼음·암석 눈사태’를 만들었고, 이 잔해가 강을 막아 일종의 천연댐을 형성한 것으로 분석된다.뒤에서 불어난 강물이 이 임시 댐을 무너뜨리자 얼음과 바위, 진흙, 물이 뒤섞인 대규모 토석류가 좁은 계곡을 따라 폭발적으로 내려갔다. 일반 홍수보다 밀도와 파괴력이 훨씬 큰 흐름이었다. 물만 밀려온 것이 아니라 산의 일부가 통째로 이동한 셈이다.로이터통신 분석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사고 당일 이례적으로 높은 기온에 따른 빠른 눈·얼음 융해가 붕괴 규모를 키웠을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다만 특정 빙하의 붕괴를 기후변화 하나만으로 단정하려면 현장조사와 장기 기후자료 분석이 더 필요하다. 지금까지 확인된 것은 ‘빙하 붕괴→얼음·암석 눈사태→강 차단→천연댐 붕괴→돌발홍수’로 이어진 복합재난의 윤곽이다. 12년 전 EBS가 경고한 ‘빙하 쓰나미’이번 참사 이후 2014년 방송된 EBS 다큐멘터리 ‘하나뿐인 지구-히말라야의 대재앙, 빙하 쓰나미’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당시 제작진은 에베레스트 인근 해발 약 5000m의 임자 빙하호를 찾아갔다. 50여 년 전 작은 연못에 불과했던 곳이 빙하가 녹으면서 길이 2.3㎞, 너비 580m, 수심 100m에 이르는 거대한 호수로 변한 현장을 보여줬다.프로그램은 빙하호를 막고 있는 불안정한 흙과 돌의 자연제방이 무너지면 막대한 물과 토사가 하류를 덮치는 ‘빙하호 범람홍수(GLOF)’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산악통합개발센터 관계자는 당시 네팔 히말라야의 빙하호 가운데 21개가 잠재적 위험성을 지닌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EBS가 다룬 재난과 이번 사고를 동일한 사건으로 규정해서는 안 된다. 당시 다큐멘터리는 주로 팽창한 빙하호의 자연제방이 무너지는 재난을 경고했지만, 이번 사고는 빙하와 암석 자체가 계곡으로 붕괴해 강을 막은 뒤 그 천연댐이 터진 것으로 추정된다.발생 방식은 다르지만 두 사건을 관통하는 핵심은 같다. 기후변화로 히말라야의 얼음 환경, 즉 ‘빙권’ 전체가 빠르게 불안정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12년 전 경고는 특정 날짜와 장소를 맞힌 예언이라기보다, 온난화로 축적된 위험이 언젠가 대재앙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과학적 경고였다.만년설은 왜 비가 오지 않아도 무너졌나빙하는 단순히 산 위에 쌓인 눈이 아니다. 압축된 얼음이 중력에 따라 매우 천천히 이동하는 거대한 자연 구조물이다. 빙하는 경사면과 암석을 붙잡고, 얼어 있는 지반과 영구동토는 산악지대의 접착제 역할을 한다.기온이 오르면 빙하 표면뿐 아니라 내부와 바닥에도 녹은 물이 스며든다. 이 물은 빙하와 암반 사이의 마찰력을 낮춰 얼음의 이동을 빠르게 만들 수 있다. 얼었다 녹기를 반복하는 암석의 균열은 점점 넓어지고 영구동토가 녹으면 암벽을 붙잡던 힘도 약해진다.이 상태에서는 집중호우가 없어도 급격한 기온 상승이나 눈·얼음의 융해, 빙하 내부 압력 변화, 작은 낙석 등이 대규모 붕괴의 방아쇠가 될 수 있다. 폭우는 여러 원인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문제는 위험의 연쇄성이다.빙하가 무너지면 눈사태로 끝나지 않는다. 얼음과 암석이 강을 막고, 새 호수를 만들고, 그 호수가 다시 터지면서 하류를 덮친다. 산사태가 도로와 통신망을 끊으면 구조가 늦어지고, 식수·위생 시설이 파괴되면 감염병 위험까지 커진다. 하나의 기후 충격이 홍수와 산사태, 고립, 식수난, 에너지 공급 중단으로 번지는 ‘재난의 도미노’다.AP통신은 현재 사고 현장 상류에도 얼음과 토사가 강을 막아 형성된 새로운 호수들이 남아 있다. 수백만㎥의 물을 가둔 것으로 추정되는 호수가 다시 무너질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구조대와 하류 주민에게 2차 대피 경보가 내려졌다. 히말라야 빙하, 10년 사이 소실 속도 65% 빨라져이번 참사를 우연한 산악사고로만 보기 어려운 배경에는 히말라야 전역에서 관측되는 급격한 빙하 감소가 있다.국제산악통합개발센터(ICIMOD)에 따르면 힌두쿠시·히말라야 지역의 빙하 소실 속도는 2011∼2020년 이전 10년보다 65% 빨라졌다. 현재와 같은 온실가스 배출 경로가 계속되면 이 지역 빙하는 2100년까지 현재 부피의 최대 80%를 잃을 수 있다. 홍수와 산사태 같은 산악재난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세계기상기구(WMO) 아시아 기후 보고서는 고산아시아에서 관측한 빙하 24곳 가운데 23곳이 2023∼2024년 질량을 잃었다고 밝혔다. 겨울철 적설 감소와 여름철 극심한 고온이 빙하 손실을 가속한 것으로 분석됐다.히말라야는 남극과 북극에 이어 지구에서 가장 많은 얼음을 보유해 ‘제3의 극지’로 불린다. 이곳에서 발원하는 강은 남아시아와 동아시아 약 19억 명의 식수와 농업·발전용수를 뒷받침한다.단기적으로는 빙하가 빠르게 녹아 홍수와 빙하호 붕괴 위험이 커진다. 장기적으로 빙하가 줄어들면 건기에 공급되는 물이 감소해 식수·농업·에너지 위기로 이어진다. 지금은 물이 너무 많아 재난이 발생하지만, 미래에는 물이 부족해지는 이중 위기가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가난한 산악국가가 떠안는 기후위기의 불평등네팔의 세계 온실가스 배출 비중은 극히 작다. 그러나 기후변화 피해는 가장 가혹하게 받고 있다. 가파른 산악지형과 좁은 계곡에 마을과 도로, 수력발전소가 밀집해 있고, 고가의 위성·레이더·지진계·수위계와 통신망을 촘촘하게 구축하기도 어렵다.위험한 빙하와 빙하호를 모두 실시간 감시하려면 국경을 넘는 자료 공유도 필수적이다. 이번처럼 위험이 티베트에서 시작돼 네팔로 내려오는 경우 중국 측 위성·수문·지진 정보가 수분 안에 전달돼야 한다. 강은 국경을 따르지 않지만 재난정보는 여전히 국경에 막혀 있다.앞으로 필요한 것은 단순한 복구가 아니다. 위험 빙하와 암벽의 위성 감시, 계곡 상류 지진·음향센서와 수위계 설치, 하류 마을의 사이렌·휴대전화 경보, 고지대 대피로와 대피소 확보가 동시에 추진돼야 한다. 수력발전소와 교량도 과거 강수량이 아니라 빙하 붕괴와 토석류까지 반영한 새로운 위험 기준으로 설계해야 한다.선진국은 온실가스 감축과 함께 네팔 같은 취약국의 조기경보·재난 대응에 필요한 기후재원을 부담해야 한다. 기후위기를 만든 책임은 불균등한데 피해와 복구비용을 재난 당사국에만 떠넘기는 것은 또 다른 불평등이다.기자의 시선 "산이 보내온 경고, 지금은 생명을 구할 시간"12년 전 EBS가 전한 경고가 오늘 다시 소환되는 이유는 방송이 미래를 정확히 예언했기 때문이 아니다. 과학이 오래전부터 위험의 방향을 알렸지만 세계가 충분히 행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만년설’이라는 이름은 얼음이 영원히 안전하다는 뜻이 아니다. 지구 평균기온이 오를수록 산을 지탱하던 얼음과 영구동토가 풀리고, 과거에는 안정적이던 경사면이 어느 순간 붕괴할 수 있다. 이제 폭우가 없었다는 사실은 안심의 근거가 되지 않는다. 기후위기는 하늘뿐 아니라 산과 바다, 얼어붙은 땅속에서도 시작된다.인류는 네팔 참사를 먼 나라에서 일어난 특이한 자연재해로 소비해서는 안 된다. 온실가스 감축을 미룰수록 극지와 고산지대에 축적된 위험은 더 크고 예측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되돌아온다. 지구촌 기후위기를 생존의 문제로 받아들이고, 감축과 적응을 동시에 서둘러야 할 때다.그러나 지금 가장 시급한 것은 원인 논쟁이나 책임 공방이 아니다. 실종자의 생존 가능성이 남아 있는 시간 동안 모든 역량을 수색과 구조에 집중해야 한다. 끊어진 도로와 통신을 복구하고 고립된 주민에게 식수·의약품·식량과 임시 거처를 제공해야 한다. 상류에 남은 천연댐과 빙하를 실시간으로 감시해 구조대와 주민이 2차 재난에 희생되는 일도 막아야 한다.국경과 정치적 이해를 넘어 위성자료와 구조기술, 헬기, 수색견, 의료진, 신원확인 장비를 신속하게 지원해야 한다.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지금, 한 명이라도 더 살리기 위한 안전한 구조와 빈틈없는 현장 지원이 무엇보다 우선이다. 기후위기에 대한 각성과 행동은 바로 그 생명을 지키는 일에서 시작돼야 한다.
  • 커피 한 잔에 따라오는 종이띠 … 컵홀더를 줄이면 나무 수백만 그루를 살릴 수 있다

    커피 한 잔에 따라오는 종이띠 … 컵홀더를 줄이면 나무 수백만 그루를 살릴 수 있다

    환경
    2026-08-28 09:47:26 정진욱
    카페 테이블 위 차가운 아이스커피 한 잔에도 갈색 종이 컵홀더가 끼워져 있다. 뜨거운 음료로부터 손을 보호하기 위해 등장한 제품이지만 최근에는 차가운 음료에도 관행적으로 제공된다. 컵홀더는 컵에 비하면 작고 가볍다. 사용 시간은 길어야 수십 분이다. 소비자가 음료를 다 마시고 나면 컵과 뚜껑, 빨대와 함께 버려진다. 한 장만 보면 사소해 보이지만 전국 수천만 명의 반복 소비를 합산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일반적인 종이 컵홀더는 골이 있는 종이와 표면지를 접착한 소형 골판지 제품이다. 제품 규격에 따라 한 장의 무게는 약 2.5∼4g이다. 해외 포장업체가 공개한 사양을 보면 7온스용 무인쇄 홀더는 2.5g, 8온스용은 2.8g, 12·16온스용은 3.6g, 인쇄된 일부 제품은 4g가량이다. 컵홀더 제품 사양국내에서도 골판지형, 엠보싱형, 합지형, 크라프트지형, 백색 인쇄형 등 다양한 홀더가 사용된다. 고급 컬러인쇄를 위해 별도의 표면지를 붙이는 합지제품은 공정과 원료가 더 늘어날 수 있다.전 국민 하루 2장이라면 1년에 373억장2026년 7월 기준 대한민국 주민등록인구는 5,108만8,284명이다. 외국인은 제외된 숫자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모든 국민이 하루에 컵홀더를 2장씩 사용한다고 가정하면 연간 사용량은 다음과 같다.5,108만8,284명 × 하루 2장 × 365일= 연간 약 372억9,445만장이는 실제 소비량 통계가 아니라 사용자가 제시한 조건에 따른 최대 가상 시나리오다. 영유아와 커피를 마시지 않는 사람까지 포함하므로 실제 시장 규모로 해석해선 안 된다. 반대로 관광객과 외국인, 한 사람이 하루 여러 잔을 사는 경우는 제외돼 있다.컵홀더 한 장의 무게에 따라 필요한 종이량은 크게 달라진다. 가운데 값인 3.6g을 적용하면 연간 약 13만4,000톤이다. 10톤 트럭 약 1만3,400대에 실어야 하는 무게다. 같은 트럭을 일렬로 세운다고 가정하면 수십㎞에 이른다.컵홀더는 작지만 ‘작아서 많이 써도 괜찮은 물건’은 아니다. 작기 때문에 사용량과 폐기량이 잘 보이지 않는 물건에 가깝다.나무 몇 그루를 심는 효과인가종이를 나무 그루 수로 환산할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종이 1톤은 나무 17그루”라는 수치가 널리 쓰이지만 나무의 종류와 크기, 펄프 수율, 재생원료 비율에 따라 달라진다. 제지업계에서는 재생종이 1톤이 약 17그루의 나무 사용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을 일반적인 비교지표로 사용해 왔다. MIT와 미국 여러 공공기관도 같은 수준의 환산치를 소개한다.이 계수를 적용하면 전 국민이 하루 2장씩 사용하던 컵홀더를 1년 동안 전혀 사용하지 않을 경우 원료 기준 효과는 다음과 같다. 중간값을 적용하면 약 228만 그루다.다만 이를 “컵홀더를 없애면 숲에 있는 나무 228만 그루가 실제로 벌목되지 않는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컵홀더에는 폐골판지 등 재생섬유가 상당 부분 들어갈 수 있고, 새 목재도 제재 부산물이나 산림관리 과정의 원료를 사용할 수 있다. 종이 수요 감소가 산림 벌채량과 일대일로 연결되는 것도 아니다.따라서 ‘228만 그루’는 물리적으로 심어진 나무 숫자가 아니라 절감된 종이 원료를 이해하기 위한 비교값이다.탄소로 환산하면 약 6만6,000톤유럽골판지제조업연합회는 평균적인 골판지 제품의 탄소발자국을 1톤당 약 491㎏CO₂e로 산정했다. 원료 생산부터 골판지 제조까지의 산업 평균값으로 제품과 국가, 전력 구성, 재생원료 비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유럽골판지제조업연합회이 값을 컵홀더에 적용하면 전 국민 하루 2장 사용을 모두 줄였을 때 피할 수 있는 생산단계 온실가스는 약 4만6,000∼7만3,000톤CO₂e다. 이 계산에는 접착제와 컬러잉크, 개별 포장, 국내외 운송, 카페 배송, 수거와 소각·매립에 따른 배출이 완전히 반영되지 않았다. 실제 제품의 전 과정 배출량은 공급망과 폐기 방식에 따라 더 커지거나 작아질 수 있다.반대로 컵홀더를 줄이는 대신 종이컵을 두 겹으로 사용하거나 더 두꺼운 이중벽 컵으로 바꾼다면 감축효과가 사라질 수도 있다. 환경정책은 홀더 하나만 떼어 볼 것이 아니라 컵·뚜껑·빨대·포장봉투까지 함께 보는 전 과정 평가가 필요하다.탄소흡수 기준으로는 성목 약 460만∼1,100만 그루‘나무를 심는 효과’는 원료 절감과 탄소흡수 두 가지 방식으로 표현할 수 있다. 두 숫자는 의미가 다르다.국립산림과학원이 제시한 국내 성목의 연간 이산화탄소 흡수량은 수종에 따라 차이가 난다. 30년생 소나무는 연간 약 6.6㎏, 벚나무는 약 9.5㎏, 참나무류는 약 10.8㎏, 은행나무는 약 14.2㎏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것으로 소개됐다. 산림청 도시숲 자료, 국립산림과학원 벚나무 연구컵홀더 감축으로 연간 약 4만6,000∼7만3,000톤CO₂e를 줄인다고 가정하면 다음과 같은 연간 흡수량에 해당한다.- 30년생 소나무 기준 약 690만∼1,110만 그루- 벚나무 기준 약 480만∼770만 그루- 은행나무 기준 약 320만∼520만 그루중간 시나리오인 6만5,900톤CO₂e를 벚나무 한 그루의 연간 흡수량 9.5㎏으로 나누면 약 694만 그루다.그러나 “컵홀더를 줄이면 나무 694만 그루를 심은 것과 완전히 같다”는 표현도 엄밀하게는 맞지 않는다. 나무는 심는 즉시 성목 수준의 탄소를 흡수하지 않는다. 생장과 고사, 산불, 관리과정까지 고려해야 한다.정확한 표현은 “컵홀더 생산단계에서 줄인 탄소량이 성숙한 벚나무 약 694만 그루의 연간 흡수량과 비슷하다”다.현실적인 10% 감축만 해도 적지 않다전 국민이 컵홀더를 한 번에 모두 끊는 시나리오는 현실성이 낮다. 뜨거운 음료에는 화상 예방과 단열을 위해 홀더가 필요할 수 있다.그러나 차가운 음료, 매장 안에서 바로 마시는 음료, 손으로 잡기에 충분히 식은 음료까지 자동으로 홀더를 끼우는 관행은 바꿀 수 있다.홀더 한 장을 3.6g으로 가정한 감축률별 결과는 다음과 같다. 10%만 줄여도 종이 약 1만3,400톤과 생산단계 온실가스 약 6,600톤CO₂e를 줄이는 계산이 나온다. 전국 모든 카페가 아이스음료에 자동 제공하는 홀더만 중단해도 상당 부분 접근할 수 있는 수치다.재생지 홀더는 정말 친환경인가시중의 갈색 크라프트 컵홀더는 겉보기에는 모두 재생지처럼 보인다. 그러나 갈색이라는 이유만으로 100% 재생원료 제품이라고 판단해선 안 된다. 표백하지 않은 새 펄프도 갈색이고, 재생지에도 품질유지를 위해 새 섬유가 들어갈 수 있다.골판지는 구조적으로 재생섬유를 많이 활용하는 품목이다. 유럽 일부 자료에서는 골판지 원료의 약 80%가 재생종이·판지에서 나온다고 설명한다. 나머지 새 섬유는 반복 재활용 과정에서 짧아진 섬유를 보강하기 위해 필요하다. 종이섬유는 품질을 유지한 채 무한히 재활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국제지연합회가 공개한 2024년 국내 종이 회수·재활용률은 89.1%다.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높은 회수율이 모든 컵홀더가 다시 컵홀더로 만들어진다는 뜻은 아니다.종이 재활용에는 질적 차이가 있다. 깨끗한 골판지와 사무용지를 분리하면 고품질 재생원료가 되지만 음식물, 커피, 물기, 비닐 코팅지가 섞이면 품질이 떨어진다. 젖은 컵홀더는 곰팡이와 악취를 발생시키고 선별과정에서 폐기될 가능성이 커진다.재생지 생산에도 수거와 운송, 이물질 제거, 해리, 세척, 탈수, 건조를 위한 에너지와 물이 필요하다. 재생지이기 때문에 탄소가 ‘0’이 되는 것은 아니다.일부 탄소계수 자료에서는 새 골판지보다 재생 골판지의 배출량이 낮지만 그 차이는 전력 구성과 공정에 따라 크지 않을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재생지는 자원순환의 중요한 수단이지만 감량보다 앞선 해법은 아니다.환경정책의 우선순위는 명확하다.사용하지 않기 → 덜 사용하기 → 반복 사용하기 → 깨끗하게 재활용하기컵홀더보다 더 큰 것은 컵과 뚜껑컵홀더만 줄이면 일회용 커피의 환경문제가 해결될 것처럼 말해서도 안 된다.일회용 종이컵은 물이 새지 않도록 안쪽에 폴리에틸렌 등 얇은 플라스틱층을 붙인다. 일반 폐지와 함께 배출하면 제지공정에서 코팅층을 분리해야 한다. 내용물이 남아 있거나 플라스틱 뚜껑·빨대가 섞이면 재활용은 더 어려워진다.스코틀랜드 정부의 일회용컵 환경평가에서는 섬유 기반 일회용 음료컵 한 개의 전 과정 탄소를 약 17.2gCO₂e로 제시한다. 국가와 제품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컵 자체의 환경영향이 홀더보다 훨씬 클 수 있음을 보여준다. 컵홀더 3.6g에 골판지 탄소계수 0.491㎏CO₂e/㎏을 적용하면 생산단계 배출량은 한 장당 약 1.8gCO₂e다. 컵과 뚜껑, 빨대, 홀더, 포장봉투가 모두 붙으면 작은 부속품의 배출이 쌓인다.따라서 컵홀더 감축은 출발점이지 종착점이 아니다. 가장 큰 효과는 다회용컵 사용과 매장 내 일회용컵 감축, 뚜껑과 빨대의 선택 제공에서 나온다.아이스커피에도 홀더가 필요한가첨부된 현장사진에는 투명한 아이스컵에 갈색 골판지 홀더가 끼워져 있다. 뜨거운 컵에서 손을 보호하기 위한 본래 기능과는 다른 사용이다.아이스음료의 홀더는 결로로 손이 젖는 것을 막고 컵을 쉽게 잡게 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로고가 인쇄된 홀더는 광고판 역할도 한다. 그러나 모든 아이스음료에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특히 매장 안 테이블에서 마시는 음료라면 들고 이동하는 시간이 짧다. 직원이 습관적으로 홀더를 끼우는 대신 고객이 요청할 때만 제공하는 ‘선택 제공’으로 바꿀 수 있다.뜨거운 음료도 온도와 컵 구조가 모두 다르다. 이중벽 종이컵에 다시 홀더를 끼우거나, 컵 두 개를 겹치고 홀더까지 사용하는 것은 과잉포장에 가깝다. 온도별 안전시험을 통해 실제 필요한 경우만 제공해야 한다.카페가 바꿀 수 있는 일곱 가지첫째, 홀더를 기본 제공 품목에서 요청 품목으로 바꿔야 한다. 주문 화면에 “컵홀더 필요” 선택란을 두고 기본값은 ‘필요 없음’으로 설정할 수 있다.둘째, 아이스음료와 매장 내 음료에는 원칙적으로 제공하지 않아야 한다. 결로가 심하거나 고객이 요청하는 경우만 예외로 두면 된다.셋째, 뜨거운 음료도 실제 표면온도를 측정해 제공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직원 개인의 판단보다 음료 종류와 온도에 따른 표준이 효율적이다.넷째, 재생원료 함량을 제품에 표시해야 한다. ‘친환경 크라프트’ 같은 모호한 표현 대신 재생섬유 비율, 인쇄 잉크, 코팅 여부, 재활용 방법을 공개해야 한다.다섯째, 과도한 전면 컬러인쇄와 합지를 줄여야 한다. 컵홀더를 일회용 광고물로 사용할수록 잉크와 별도 표면지가 추가된다. 무인쇄 재생골판지와 도장 방식의 소형 로고가 대안이 될 수 있다.여섯째, 반복 사용 가능한 개인용 슬리브를 도입하되 새 제품을 무차별 배포해선 안 된다. 면·실리콘·합성수지 홀더도 제조과정에서 환경부담이 발생한다. 실제로 수십∼수백 회 사용할 고객에게만 제공해야 의미가 있다.일곱째, 카페는 홀더 구매량과 감축량을 공개해야 한다. “친환경 캠페인”이라는 문구보다 지난해 100만장을 구매했고 올해 30만장을 줄였다는 실적이 더 중요하다.정부 정책에서 빠져 있는 ‘종이 부속품’일회용품 정책은 주로 컵과 빨대, 비닐봉투에 집중돼 왔다. 컵홀더와 냅킨, 영수증, 컵받침 같은 소형 종이제품은 개별적으로 작다는 이유로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정부가 컵홀더 하나하나에 부담금을 부과하는 방식은 행정비용이 더 클 수 있다. 대신 대형 프랜차이즈에 컵과 뚜껑, 빨대, 홀더를 합친 음료 포장재 총량을 공개하게 할 필요가 있다.점포 수와 음료 판매량 대비 포장재 사용량을 공시하면 업체 간 비교도 가능하다. 감축목표를 달성한 기업에는 폐기물부담금이나 환경인증에서 혜택을 주고, 과도한 이중포장을 계속하는 기업에는 책임을 강화하는 방식이다.소규모 카페에는 무인쇄 재생지 홀더 공동구매, 다회용컵 세척, 분리수거함 설치 비용을 지원할 수 있다. 환경비용을 영세점주에게만 떠넘기면 값싼 일회용품으로 되돌아갈 가능성이 크다.기자의 시선 "재생지는 대안일 뿐 …가장 친환경적인 홀더는 만들지 않은 홀더”컵홀더 한 장은 너무 작아 환경문제로 보이지 않는다. 종이로 만들어졌고 재활용도 가능하니 플라스틱보다 마음의 부담도 적다. 바로 그 지점에 함정이 있다.종이는 재생 가능한 자원이지만 무한한 자원은 아니다. 나무를 기르고 펄프를 만들고 종이를 건조하려면 땅과 물, 에너지가 필요하다. 재생지는 다시 펄프로 만드는 과정이 필요하고, 짧아진 섬유를 보충하기 위해 새 펄프도 들어간다.무엇보다 종이라는 이유로 필요하지 않은 물건까지 사용해도 된다는 결론은 성립하지 않는다.전 국민 하루 2장이라는 극단적 가정에서는 한 해 종이 9만3,000∼14만9,000톤, 원료 환산 나무 160만∼250만 그루, 생산단계 온실가스 4만6,000∼7만3,000톤이라는 결과가 나온다. 실제 소비는 이보다 적겠지만 작은 물건의 반복이 만드는 규모를 보여주기에는 충분하다.그렇다고 뜨거운 음료의 홀더까지 무조건 없애서는 안 된다. 화상 예방과 장애인·고령자의 안전한 그립은 환경구호보다 우선한다. 필요한 사람에게 필요한 만큼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기업은 재생지 홀더를 내놓으며 친환경을 강조한다. 그러나 새 홀더를 계속 대량 생산하면서 재생원료 비율만 높이는 것은 문제의 절반만 해결하는 방식이다. 재생은 폐기 이후의 대책이고 감량은 생산 이전의 대책이다.사진 속 아이스커피의 갈색 띠가 던지는 질문은 단순하다.“이 물건은 정말 필요했는가.”소비자가 주문할 때 한 번 묻고, 직원이 홀더를 끼우기 전에 한 번 더 묻는다면 수십억 장이 줄어들 수 있다. 가장 친환경적인 컵홀더는 재생지 100% 제품이 아니라 처음부터 만들 필요가 없었던 컵홀더다.
  • 사람 대신 키오스크 … 무인점포 1만2천 곳 시대, 사라지는 골목의 일자리

    사람 대신 키오스크 … 무인점포 1만2천 곳 시대, 사라지는 골목의 일자리

    노동
    2026-08-27 11:37:50 정진욱
    최근 빠르게 편의점 계산대에서 점원이 사라지고 있다. 아이스크림 할인점과 밀키트 판매점, 문구점, 사진관, 카페, 세탁소, 반려동물용품점까지 무인영업이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다.문 앞에는 ‘24시간 무인운영’이라는 안내가 붙고, 계산대 자리는 키오스크와 폐쇄회로(CC)TV가 대신한다. 소비자는 상품의 바코드를 직접 찍고 카드로 결제한다. 문제가 생기면 점주와 전화하거나 화면 속 상담원을 불러야 한다. 업계에서는 2025년 말 전국 무인매장을 약 1만2,000곳으로 추산한다. 3년 전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다만 정부가 ‘무인점포’를 별도 산업분류로 집계하지 않아 정확한 전체 숫자는 없다. 프랜차이즈와 포털 등록업체를 중심으로 한 추산치이며, 개인 점포와 부분 무인매장까지 포함하면 실제 규모는 더 클 가능성이 있다. 무인점포의 증가를 두고 흔히 “최저임금이 올라 사람 대신 기계를 쓴 결과”라고 설명한다. 인건비 상승이 중요한 원인인 것은 맞다. 하지만 최저임금 하나만으로 무인화 전체를 설명하기는 어렵다.매출 정체와 높은 임대료, 구인난, 야간·주말 근무 기피, 배달플랫폼 수수료, 전기요금, 카드수수료, 프랜차이즈 비용이 동시에 작용한다. 반대로 키오스크와 CCTV, 원격출입관리 시스템의 가격이 낮아진 것도 무인화를 앞당겼다. 코로나19 시기 비대면 소비가 확산한 영향도 남아 있다.최저임금 근로자 한 명, 월급여 215만원2026년 적용 최저임금은 시간당 1만320원이다. 2025년 1만30원보다 290원, 2.9% 올랐다. 하루 8시간 기준 8만2,560원이며 주 40시간, 월 209시간으로 환산하면 월 215만6,880원이다. 업종과 사업장 규모에 관계없이 동일하게 적용된다. 그러나 사업주가 체감하는 고용비용은 월급으로 끝나지 않는다. 사용자가 부담하는 국민연금·건강보험·고용보험·산재보험, 퇴직급여, 연차휴가, 휴일·야간근로 가산수당, 채용과 교육비용을 더해야 한다.최저임금 수준의 정규직 한 명을 고용할 경우 사업주가 부담하는 직접비용은 근로조건에 따라 월 240만∼270만원 안팎까지 높아질 수 있다. 야간이나 휴일 근무가 많으면 비용은 더 커진다. 이는 업종과 보험료율, 근로시간에 따른 설명용 범위로 개별 사업장의 실제 비용과는 차이가 난다.반면 무인점포는 초기 시설비와 월 관리비를 감수하면 영업시간을 늘리면서 상시 근무자를 줄일 수 있다. 월 250만원의 인건비를 절감한다고 가정하면 2,000만원의 무인설비 투자비를 단순 계산으로 8개월 만에 회수할 수 있다.하지만 이 계산에는 점주의 노동이 빠져 있다. 상품 발주와 진열, 유통기한 확인, 청소, 재고조사, 고객 민원, 기기 장애, 절도 대응은 여전히 사람이 맡는다. ‘무인’이라는 표현과 달리 점주가 여러 차례 매장을 방문하거나 가족이 무급으로 관리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결국 무인점포는 노동을 완전히 제거했다기보다 계산과 고객응대 노동을 줄이고, 남은 업무를 점주·가족·외주업체·원격관제 인력에게 옮긴 사업모델에 가깝다.무인화로 가장 먼저 사라지는 ‘첫 일자리’무인화의 충격은 노동시장 전체에 똑같이 나타나지 않는다.편의점과 소매점, 카페 계산업무는 청년에게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첫 일자리였다. 경력단절 여성과 중장년에게는 재취업 통로였고, 고령자에게는 비교적 진입장벽이 낮은 생계형 일자리였다.매장 한 곳에서 하루 16시간을 2교대로 운영하면 통상 2∼3명 이상의 인력이 필요하다. 이를 완전 무인으로 바꾸면 상시 일자리는 크게 줄어든다. 전국 1만2,000개 무인점포를 모두 기존 유인매장의 대체라고 가정할 수는 없지만 점포당 1명만 줄어도 1만2,000개의 지역 일자리가 영향을 받는 셈이다.반면 자동화는 새로운 일자리도 만든다. 키오스크 개발과 유지보수, CCTV 관제, 결제보안, 물류, 데이터 분석, 청소·진열 대행 같은 업무다. 문제는 사라지는 일자리와 새로 생기는 일자리의 지역·기술 수준이 다르다는 데 있다.골목에서 사라지는 것은 디지털 기술이 없어도 시작할 수 있었던 대면 일자리다. 새로 생기는 일자리는 본사나 전문업체에 집중되고 기술교육이 필요하다. 일자리 수뿐 아니라 노동시장 진입 사다리의 손실을 살펴야 하는 이유다.값싼 무인창업, 폐업 위험은 가볍지 않다무인점포는 종업원이 없어 창업이 쉬워 보인다. 그러나 진입장벽이 낮다는 것은 경쟁자의 진입도 쉽다는 뜻이다. 비슷한 상품을 판매하는 매장이 인근에 잇따라 생기면 매출은 빠르게 나뉜다.낮은 객단가도 문제다. 하루 매출이 적은 점포는 임대료와 카드수수료, 전기요금, 로열티, 폐기·분실 비용을 제하고 나면 점주의 관리노동에 대한 보상조차 남지 않을 수 있다. 무인점포가 늘어나는 동시에 폐점 매장도 증가하는 이유다.완전 무인 편의점이 지속적으로 늘기만 한 것도 아니다. GS25의 완전 무인점포는 2019년 7곳에서 2022년 85곳으로 증가했지만 2025년 상반기에는 76곳으로 줄었다. 유동인구가 많고 즉각적인 고객응대가 필요한 상권에서는 완전 무인보다 낮에는 직원이 근무하고 심야에만 무인으로 전환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이 현실적이라는 의미다. 절도 비용은 점주와 경찰, 사회가 나눠 부담무인점포 확대와 함께 절도 문제도 커졌다.경찰 통계에 따르면 전국 무인점포 절도는 2021년 3,514건에서 2022년 6,018건, 2023년 1만847건으로 늘었다. 2025년에는 1만1,015건으로 집계됐다는 보도도 나왔다. 피해액이 몇천 원에 불과하더라도 점주는 CCTV 영상을 확인하고 신고자료를 만들어야 한다. 경찰은 출동·영상분석·피의자 확인 절차를 밟는다. 청소년이 연루되면 학교와 보호자까지 대응에 나선다.인건비를 절감한 사업모델의 방범비용 일부가 경찰과 지역사회로 이전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모든 점포에 직원을 강제로 배치할 수는 없지만 출입인증, 사각지대 제거, 실시간 경고방송, 비상통화, 현금 없는 결제 같은 최소한의 방범기준은 필요하다.청년 고용하면 기업에 최대 720만원정부는 청년 신규채용을 유도하기 위해 ‘청년일자리도약장려금’을 운영한다.2026년 수도권 유형은 수도권에 있는 5인 이상 우선지원대상기업이 취업애로청년을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6개월 이상 고용을 유지하면 기업에 1년간 최대 720만원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월평균 60만원에 해당한다.비수도권에서는 5인 이상 우선지원대상기업과 중견기업이 청년을 정규직으로 채용해 6개월 이상 유지할 경우 기업에 최대 720만원을 지급한다. 해당 기업에서 6개월 이상 근속한 청년에게도 지역에 따라 2년간 480만∼720만원의 근속 인센티브가 지급된다. 청년은 원칙적으로 만 15∼34세이며 수도권은 장기실업, 고졸 이하 학력, 국민취업지원제도 참여 등 ‘취업애로청년’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군 복무기간에 따라 연령이 연장될 수 있고 기업별 인원한도와 매출요건, 감원방지 규정 등이 적용된다. 신청은 채용 이후가 아니라 원칙적으로 사업 참여 승인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 세부 요건은 고용24와 관할 운영기관에서 확인해야 한다. 문제는 무인화를 고민하는 동네 편의점과 카페 상당수가 5인 미만 사업장이라는 점이다. 일부 예외 업종과 기업이 있지만 영세점포는 기본요건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크다. 고용을 가장 고민하는 사업장과 고용장려금이 실제 도달하는 사업장 사이에 틈이 존재한다.중장년 채용에는 고용촉진장려금 활용중장년이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채용에 지원금이 지급되는 것은 아니다. 취업지원프로그램 이수, 장기실업, 여성가장, 장애인 등 법령상 취업취약계층 요건을 충족해야 고용촉진장려금을 받을 수 있다.대상 구직자를 신규 고용하고 6개월 이상 고용을 유지하면 우선지원대상기업과 중견기업에는 근로자 1명당 연 최대 720만원, 대규모기업에는 연 최대 360만원을 지원한다. 사업주가 실제 지급한 임금을 넘을 수 없고 감원방지와 고용보험 요건도 적용된다. 중장년내일센터는 40세 이상 재직자와 구직자에게 생애경력설계, 전직지원, 취업알선, 직업훈련 연계를 제공한다. 이는 직접적인 임금보조보다는 직무전환과 구인·구직 연결에 초점을 둔다.소상공인이 중장년을 채용하려면 단순 계산원보다 재고관리, 온라인 주문, 고객관리, 배달포장, 매장안전 업무를 묶은 직무로 설계할 필요가 있다. 기존 경력과 책임감을 활용할 수 있어야 장기근속 가능성도 높아진다.60세 이상 늘려 고용하면 최대 240만원‘고령자 고용지원금’은 사업장에서 1년 넘게 근무한 60세 이상 근로자 수가 과거보다 증가한 경우 증가 인원 1명당 분기 30만원을 최대 2년 동안 지원한다. 1명당 총액은 최대 240만원이다.지원인원은 해당 분기 피보험자 수 평균의 30%와 30명 가운데 작은 수가 한도다. 피보험자가 10명 이하인 기업은 최대 3명까지 지원할 수 있다. 정년을 운영하는 중소·중견기업이 정년 연장·폐지 또는 재고용제도를 도입하면 ‘고령자 계속고용장려금’을 받을 수 있다. 수도권 기업은 근로자 1명당 월 30만원씩 최대 3년, 총 1,080만원을 지원한다. 2026년부터 비수도권 기업은 월 40만원씩 최대 3년, 총 1,440만원으로 확대됐다. 보건복지부의 고령자친화기업으로 선정되면 사업모델과 고령자 고용계획 등에 대한 심사를 거쳐 최장 5년 동안 사업비를 최대 3억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60세 이상 근로자를 일정 규모 이상 고용하면서 신규 채용계획을 갖춘 기업 등이 대상이다. 공익활동 중심의 노인일자리와 민간기업의 근로계약은 구분해야 한다. 2026년 정부 노인일자리는 역대 최대인 115만2,000개로 확대됐지만 이 가운데 공익활동형이 70만9,000개다. 월 활동시간과 보수가 제한된 공공형 일자리를 민간의 안정적인 임금 일자리와 같은 숫자로 비교해서는 안 된다. 고용지원 제도가 현장에서 작동하지 않는 이유지원제도가 많은데도 영세점포가 무인화를 택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첫째, 지원금은 대부분 임금을 먼저 지급하고 일정 기간 고용을 유지한 뒤 받는 사후정산 방식이다. 현금흐름이 불안한 점포는 지원금이 나오기 전까지 인건비를 감당하기 어렵다.둘째, 대상자와 기업 요건이 복잡하다. 근로자의 연령만 맞는다고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취업애로 요건, 고용보험 가입, 정규직 여부, 주당 근로시간, 임금 수준, 기업 규모, 매출액, 기존 근로자 감원 여부를 모두 확인해야 한다.셋째, 여러 지원금을 같은 근로자에게 중복 지급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 신청 시점이나 서류가 잘못되면 지원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넷째, 지원기간이 끝난 뒤 인건비는 다시 전액 사업주 부담으로 돌아온다. 매출과 생산성이 개선되지 않으면 지원금이 고용을 앞당길 수는 있어도 일자리를 지속시키기는 어렵다.다섯째, 영세 자영업자는 노무·세무 행정에 투입할 시간이 부족하다. 복잡한 지원제도는 정보를 잘 아는 중견기업이 더 많이 이용하고 정작 지원이 절실한 골목상권은 놓치는 역진성을 만들 수 있다.“무인 대 유인” 아닌 하이브리드 전환 필요자동화를 금지한다고 양질의 일자리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적자를 내는 점포에 상시 인력을 의무화하면 폐업이 늘어날 수 있다. 반대로 무인화를 방치하면 골목의 초급 일자리와 소비자 안전, 고령층의 서비스 접근성이 약해진다.전문가적 대응은 자동화와 고용을 결합하는 방향이어야 한다.1. 5인 미만 ‘첫 고용’에 집중 지원현재 상당수 장려금은 5인 이상 기업을 중심으로 설계돼 있다. 소상공인이 첫 번째 또는 두 번째 직원을 채용할 때 사회보험료와 교육비, 인건비 일부를 2∼3년간 단계적으로 지원하는 별도 제도가 필요하다.첫해 지원액을 크게 하고 이후 매출과 고용유지에 따라 점차 줄이는 방식이 적절하다. 지원 종료와 동시에 해고하는 이른바 ‘보조금 일자리’를 막기 위해 지원 후 일정 기간의 고용유지 조건도 둬야 한다.2. 심야 무인·주간 유인 모델 확산모든 시간대에 직원을 두는 대신 고객이 많은 시간에는 사람이 근무하고 심야에는 무인으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인건비 부담을 줄이면서 상품 설명, 노약자 결제 지원, 청소년 보호, 재고관리, 방범 기능을 유지할 수 있다.지자체와 상인회가 공동 원격관제와 순회관리 인력을 운영하면 개별 점포의 비용도 줄일 수 있다. 이 순회인력을 지역 청년·중장년·고령자 일자리로 연결할 수 있다.3. 사람의 역할을 계산에서 서비스로 전환단순 바코드 계산은 기계가 빠르다. 그러나 상품 추천, 고령자 결제지원, 위생관리, 온라인 주문처리, 지역배송, 수선·상담은 사람이 더 잘할 수 있다.정부 지원도 ‘계산원 유지’가 아니라 디지털 장비와 사람을 결합해 매출을 높이는 직무전환에 집중해야 한다. 직원이 온라인 판매와 단골고객 관리까지 담당해 점포 매출을 늘린다면 지원금 종료 뒤에도 고용을 유지할 가능성이 커진다.4. 고용장려금 원스톱 자동 판정사업주가 근로자의 민감한 정보를 일일이 확인하는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고용24에서 사업자번호와 채용예정자의 동의를 바탕으로 적용 가능한 지원제도와 예상 지원액을 자동으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신청 전 승인, 채용 후 신고, 분기별 지급신청으로 나뉜 절차도 가능한 범위에서 통합해야 한다. 소상공인에게는 고용센터·소상공인지원센터·지자체가 공동으로 무료 노무행정을 제공할 수 있다.5. 생산성 향상분을 노동자와 나누는 제도키오스크가 업무량을 줄였다면 남은 직원의 근로시간 단축, 임금 인상, 교육훈련에 생산성 향상분을 배분할 수 있다. 자동화의 과실이 사업주와 플랫폼에만 집중되면 소비와 내수가 약해진다.근로자가 안정적인 소득을 얻어 지역에서 소비해야 골목상권의 매출도 유지된다. 고용과 소비는 서로 다른 정책이 아니라 같은 지역경제 순환구조다.6. 무인점포 최소 안전기준 마련완전 무인점포에는 출입구와 계산대의 사각지대 제거, 비상통화, 원격경고, 장애인·고령자용 결제지원, 개인정보 보호, 청소년 유해상품 판매 차단 기준이 필요하다.일정 규모 이상의 프랜차이즈 본사는 방범시설 비용과 절도위험을 가맹점주에게만 전가하지 못하도록 공동책임을 져야 한다. 반복되는 소액절도 수사비용까지 사회에 떠넘기는 구조도 개선해야 한다.기자의 시선 “자동화를 막을 것이 아니라 사람을 고용할 때 더 이익이 되는 구조 만들어야”최저임금이 오르면 영세 자영업자의 부담이 커진다는 말은 현실이다. 동시에 최저임금은 하루 종일 일하는 노동자가 최소한의 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사회적 하한선이다. 자영업자의 어려움과 노동자의 생계를 어느 한쪽의 희생으로 해결하려 해서는 답이 나오지 않는다.2026년 최저임금 인상률은 2.9%다. 무인점포가 3년 사이 두 배로 증가한 현상을 단 한 해의 최저임금 인상만으로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높은 임대료와 수수료, 과잉출점, 낮은 영업이익, 야간 구인난, 값싸진 자동화 기술을 함께 봐야 한다.정책의 목표도 ‘무인점포를 줄이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 생산성이 낮고 위험한 반복업무를 기계가 맡는 변화 자체는 피하기 어렵다. 중요한 것은 자동화로 절감한 비용과 늘어난 생산성이 누구에게 돌아가고, 사라진 초급 일자리를 대신할 통로를 누가 만들 것인가다.사람을 고용하는 점포가 무인점포보다 손해만 보는 구조라면 고용을 호소하는 캠페인은 오래가지 못한다. 반대로 첫 고용의 사회보험과 교육비를 낮추고, 사람이 제공하는 서비스로 매출을 높이며, 복잡한 지원금을 자동 연결한다면 자동화와 고용은 공존할 수 있다.골목에서 점원이 사라지는 것은 단순한 풍경의 변화가 아니다. 청년의 첫 직장, 중장년의 재취업, 노년의 소득과 사회관계가 함께 사라질 수 있는 노동시장의 변화다.경제활성화는 기계의 숫자나 점포 수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임금을 받는 사람, 물건을 사는 사람, 세금을 내는 사람의 순환이 이어져야 한다. 무인화 시대의 고용정책은 기술을 늦추는 정책이 아니라 사람을 다시 경제의 주체로 남겨 두는 정책이어야 한다.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많이 본 뉴스

  • 이슈

    2,236명이라던‘무적자’아동 ...미혼부가 출생신고한 아동 포함

    안상석 2023-06-30 12:43:04
  • 사회일반

    국토부, LH 주거취약계층 대상 신규사업 중단

    안상석 2023-06-27 06:55:56
  • Earth

    2025년 백두산 폭발? ... 기상청 공식 입장 확인해보니...

    김정희 2023-05-02 18:20:24
  • 사회일반

    현대제철, ‘H CORE’ 리론칭, 프리미엄 건설용 강재 브랜드로 재도약

    안상석 2023-06-30 17:00:35
  • Guide

    방치되는 홈트 용품 처리 방법? 대부분 일반 쓰레기로 분리 배출해야…정확한 가이드라인 必

    이동규 2022-02-15 21:10:59
  • 삼성전자
  • 유플러스
  • 희망브리지
  • 미래에셋증권
  • 이마트

최신기사

  • 서울시 투자심사 10건 중 3건 '재검토'… 사전검증 부실에 예산 낭비 우려
    정치

    서울시 투자심사 10건 중 3건 '재검토'… 사전검증 부실에 예산 낭비 우려

    113건 중 적정 판정 15건뿐… 동일 사업 반복 재검토에 사업계획 부실 논란
    이정윤 2026-11-03 22:31:17
  • 손정화 시의원, '역차별' 덫에 걸린 서울 재정…낡은 재정배분 잣대 손질해야
    정치

    손정화 시의원, '역차별' 덫에 걸린 서울 재정…낡은 재정배분 잣대 손질해야

    이정윤 2026-11-03 22:24:18
  • “하천 범람 걱정 던다”…이승환 한강유역환경청장·송석준 의원, 이천 청미천 일대 치수 안전 점검
    사회

    “하천 범람 걱정 던다”…이승환 한강유역환경청장·송석준 의원, 이천 청미천 일대 치수 안전 점검

    이정윤 2026-11-03 22:10:17
  • 64년 독점에 발묶인 남산… 100억 들인 곤돌라는 2년째 ‘올스톱’공정률 15%서 법적 공방
    정치

    64년 독점에 발묶인 남산… 100억 들인 곤돌라는 2년째 ‘올스톱’공정률 15%서 법적 공방

    이정윤 2026-11-03 16:59:09
  • 서울시 교통유발부담금 220억 깎아줬는데… 체납액은 1년 새 3.2배 급증
    정치

    서울시 교통유발부담금 220억 깎아줬는데… 체납액은 1년 새 3.2배 급증

    고찬양 시의원 “기업 혜택보다 교통혼잡 완화 성과가 우선… 경감·징수체계 전면 점검”
    이정윤 2026-11-03 16:39:38
  • 기업은행
  • 서울농수산식품공사
  • KB금융지주
  • 수자원공사

데일리기획

  •  뜨거운 친일파 논쟁 뒤 ... 제국의 시대, 침묵 대신 조선의 곁을 택한 일본인 다섯 명
    인물

    뜨거운 친일파 논쟁 뒤 ... 제국의 시대, 침묵 대신 조선의 곁을 택한 일본인 다섯 명

    - 아사카와 다쿠미·노리타카 형제와 야나기 무네요시, 후세 다쓰지, 소다 가이치 … 조선의 문화와 사람을 지키려 했던 일본인들
    정진욱 2026-09-10 07:18:40
  • 국경을 넘어 춤으로 겨루다 … 소년 브레이커 ‘Louis Shan’이 보여준 글로벌 성장기
    인물

    국경을 넘어 춤으로 겨루다 … 소년 브레이커 ‘Louis Shan’이 보여준 글로벌 성장기

    - 일본·한국·러시아 선수들과 맞붙은 국제 브레이킹 무대 … 이틀 연속 우승으로 증명한 가능성
    김미란 2026-09-10 07:18:19
  •  치료를 넘어 ‘한국에서의 삶’으로 … 의료관광의 다음 경쟁력을 주는 경험
    공연/전시

    치료를 넘어 ‘한국에서의 삶’으로 … 의료관광의 다음 경쟁력을 주는 경험

    - 김미란 | 관광칼럼니스트·한중 통역사
    김미란 칼럼니스트 2026-09-10 07:18:12
  •  9월 10일, 오늘의 환경 타로 ... ‘전차(The Chariot)’ 
    환경

    9월 10일, 오늘의 환경 타로 ... ‘전차(The Chariot)’ 

    정이든 청년기자 2026-09-10 07:17:49
  • 위생 위반해도 제재 끝나면 학교급식 납품…아이들 먹거리 관리 이대로 괜찮나
    노동

    위생 위반해도 제재 끝나면 학교급식 납품…아이들 먹거리 관리 이대로 괜찮나

    학교급식 계약액 95.3% 수의계약…급식전문가 “재진입 전 시정 여부 확인해야”
    이정윤 2026-09-09 14:49:08
  • 국민금융지주

데일리지구

  • 이헌승, 2040 탈석탄, 발전소는 닫는데 2만 숙련인력 어디로 가나
    국회/정당

    이헌승, 2040 탈석탄, 발전소는 닫는데 2만 숙련인력 어디로 가나

    에너지·노동시장 전문가 “폐쇄 일정과 함께 지역·직종별 고용전환 로드맵부터 제시해야”
    이정윤 2026-09-10 14:20:04
  • 강승규, 갈매기·쥐도 못 막는 산지위판장…수산물 유통 첫 관문부터 ‘위생 구멍’
    국회/정당

    강승규, 갈매기·쥐도 못 막는 산지위판장…수산물 유통 첫 관문부터 ‘위생 구멍’

    수산물 전문가 “위판 단계부터 저온유통·교차오염 차단체계 갖춰야”
    이정윤 2026-09-09 14:37:41
  • 16년 전 물재생 경험’으로 2,600억 공단 경영?…이사장 후보자 전문성 시험대
    행정

    16년 전 물재생 경험’으로 2,600억 공단 경영?…이사장 후보자 전문성 시험대

    물재생 전문가 “이사장은 기술자가 아니어도 기술·경제성 판단할 역량 갖춰야”
    이정윤 2026-09-09 14:04:35
  • 노연수 시의원, 남산서 국제정원박람회 추진…생태 보전과 대규모 행사 양립할 수 있나
    지역

    노연수 시의원, 남산서 국제정원박람회 추진…생태 보전과 대규모 행사 양립할 수 있나

    환경전문가 “행사 전 생태수용력 평가하고 핵심보전구역과 관람동선 분리해야”
    이정윤 2026-09-09 11:17:50
  • 김선교 의원, 5년간 560만 그루 감염…소나무재선충 방제에 4천억 쓰고도 확산, 산림청은 무엇을 했나
    국회/정당

    김선교 의원, 5년간 560만 그루 감염…소나무재선충 방제에 4천억 쓰고도 확산, 산림청은 무엇을 했나

    피해지역 135곳→166곳…‘극심·심’ 지역도 1곳서 27곳으로 급증
    이정윤 2026-09-08 15:27:00

Daily +

  •  세상에 쓸모없는 존재는 없다 … 그림책 ‘강아지똥’, 테이블인형극으로 피어나다
    공연/전시

    세상에 쓸모없는 존재는 없다 … 그림책 ‘강아지똥’, 테이블인형극으로 피어나다

    - 극단 북극곰예술여행 신작 ‘강아지똥’, 22일부터 대학로 북극곰소극장 공연 - 인형과 배우가 함께 그림책 속 따뜻한 세계를 무대 위에 구현 - 아이들에게 즐거운 상상력을, 어른들에게 잔잔한 위로와 감동
    정진욱 2026-09-10 14:20:24
  •  탱고가 흐르고 바차타가 춤춘다 … 성북에 펼쳐지는 ‘라틴의 뜨거운 하루’
    공연/전시

    탱고가 흐르고 바차타가 춤춘다 … 성북에 펼쳐지는 ‘라틴의 뜨거운 하루’

    - 9월 19일 성북구청 바람마당·잔디마당서 제13회 라틴아메리카축제 - 중남미 15개국 참여…전통음식·특산품·문화공연 한자리에 - 팔찌·마라카스·걱정인형 만들기 등 가족 문화체험도 풍성
    정진욱 2026-09-10 07:18:55
  •  치료를 넘어 ‘한국에서의 삶’으로 … 의료관광의 다음 경쟁력을 주는 경험
    공연/전시

    치료를 넘어 ‘한국에서의 삶’으로 … 의료관광의 다음 경쟁력을 주는 경험

    - 김미란 | 관광칼럼니스트·한중 통역사
    김미란 칼럼니스트 2026-09-10 07:18:12
  •  이불 속 작은 생각이 삶의 무대가 되기까지 … 이사라 "생각이 돈이 되는 순간"
    책

    이불 속 작은 생각이 삶의 무대가 되기까지 … 이사라 "생각이 돈이 되는 순간"

    - 평범한 전업주부에서 온라인 강사로 성장한 3년의 기록
    정진욱 2026-09-09 11:18:01
  •  기타 선율 따라 남쪽으로 가는 밤 … 사우스바운드, 9월 11일 월든삼거리에 서다
    공연/전시

    기타 선율 따라 남쪽으로 가는 밤 … 사우스바운드, 9월 11일 월든삼거리에 서다

    정진욱 2026-09-09 06:48:18

ESG

  • ‘제우스: 오만의 신’, PvP 문턱 낮춘 ‘콜로세움’… 경쟁의 재미와 대중성 다 잡을까
    IT/과학

    ‘제우스: 오만의 신’, PvP 문턱 낮춘 ‘콜로세움’… 경쟁의 재미와 대중성 다 잡을까

    이정윤 2026-09-09 21:25:40
  • 넷마블 ‘아스달 연대기’ 뉴월드 시즌2…‘결제보다 플레이로 성장’ 통할까
    IT/과학

    넷마블 ‘아스달 연대기’ 뉴월드 시즌2…‘결제보다 플레이로 성장’ 통할까

    게임전문가 “초기 혜택보다 장기적인 성장·과금 구조가 성패 좌우”
    이정윤 2026-09-09 20:56:41
  • 컴투스 ‘낚시의 신’, 지중해로 무대 확장…장수 모바일게임의 ‘이용자 붙잡기’
    IT/과학

    컴투스 ‘낚시의 신’, 지중해로 무대 확장…장수 모바일게임의 ‘이용자 붙잡기’

    게임업계 “장수 게임일수록 콘텐츠 추가보다 성장 부담·신규 이용자 진입장벽 관리 중요”
    이정윤 2026-09-03 15:59:04
  • 세븐나이츠 리버스, ‘하연’ 추가·대규모 개편…장기 흥행 승부수
    IT/과학

    세븐나이츠 리버스, ‘하연’ 추가·대규모 개편…장기 흥행 승부수

    반복 플레이 부담 낮추고 ‘모험가의 길’로 보상 체계 개편
    이정윤 2026-09-03 15:53:48
  • 넷마블 ‘신의 탑, 새로운 세계’ 선우 나래 출격…신규 캐릭터 경쟁력 통할까
    게임/리뷰

    넷마블 ‘신의 탑, 새로운 세계’ 선우 나래 출격…신규 캐릭터 경쟁력 통할까

    게임전문가 “신규 캐릭터 성능보다 기존 덱과의 조합·밸런스 관리 중요”
    이정윤 2026-09-02 14:00:53
  데일리환경
  • 매체소개서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용약관
  • 청소년보호정책
  • 기사제보
  • 제휴문의
  • 데일리환경
  • 서울특별시 용산구 원효로31길 17 (원효로3가) 2층
  • 대표전화 : 02-6012-1103
  • 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 : 정진욱 ,안영준
  • 발행인 : (주) 미디어안
  • 편집인 : 안상석
  • 등록번호 : 서울 아 03371
  • 등록일 : 2009-06-05
  • 제보메일 : dailyt@naver.com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데일리환경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Copyright ⓒ 데일리환경 All rights reserved.